◀ 앵커 ▶
작년에 행정안전부가 경찰국을 신설하려고 할 때 경찰 내부의 반발이 거셌고, 총경들이 나서서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었죠.
이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쿠데타에 빗대어가면서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어제 경찰청이 총경급 인사가 났는데, 교롭게도 이 경찰서장 회의에 참석했던 총경들이 대거 한직으로 밀려났습니다.
보복 인사 논란이 일고 있고, 경찰 조직이 완전히 굴복했다는 자조 섞인 비판도 경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어제 오후 경찰 내부망에 올라온 '상반기 총경급 정기인사 발령' 공지입니다.
하루 만에 200개 가까운 댓글이 달렸습니다.
'유치찬란하고 소인배적인 행태', '인사 보복 전쟁'이라는 비판이 대부분입니다.
'두렵고 공포스럽다', '실망을 넘어 처량하기까지 하다' 같은 반응들도 많습니다.
작년 여름,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었던 총경 상당수가 사실상 좌천됐다는 반발이 나온 겁니다.
일단 일선 경찰서장 또는 지방청에서 형사과장 등을 지낸 총경들이 대거 112 상황팀장으로 발령됐습니다.
보통 한 단계 아래인 경정급 또는 갓 승진한 총경이 맡던 직무입니다.
112 팀장으로 발령된 총경 중에서는 경정인 실장 밑으로 가게 된 경우도 있습니다.
[인사 대상 총경 ('총경 회의' 참석)]
"문책 인사죠. 100% 보복성 인사죠. 경정 밑에 총경이 있는 거예요. 과장 자리에 전부 다 승진 후보자를, 계장 자리에 아주 고참 총경들을 놨어요."
경찰국 반대는 물론 검-경수사권 조정에 의견을 냈던 총경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을 맡았던 이은애 총경은 경찰인재원 교육센터장으로,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과거 1인 시위를 했던 이지은 총경은 전남경찰청 112 팀장으로 가게 됐습니다.
수사구조개혁팀은 이번 인사로 폐지됐습니다.
[인사 대상 총경 ('총경 회의' 참석)]
"총경 모임 간 사람들 문책하려고 아마 (인사가) 늦어지는 것일 거다, 이런 얘기는 돌았거든요."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총경 복수직급제 시행에 따른 인사"였다면서 "능력과 자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정뿐 아니라 총경도 한 직위에 부임할 수 있게 된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앞서 회의 주도자인 류삼영 총경에 정직 3개월 중징계가 내려진 상황이어서, 보복 인사 논란은 거세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경찰서장 회의 당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쿠데타'에 빗대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편집: 박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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