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화천대유가 곽상도 전 의원 아들에게 지급한 퇴직금 50억원, '뇌물'이 아니었다는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 정치권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씨가 받은 장학금 600만원은 불법이고, 곽 전 의원의 아들이 받은 50억은 무죄냐면서, '유검무죄 무검유죄'라고 공격을 했죠. 관련 내용을 국회상황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곽병채/곽상도 전 의원 아들 (JTBC '뉴스룸' / 2021년 10월 1일) : 제가 몸이 많이 안 좋아서, 회사에 퇴사 의사를 밝히고. 그러고 나서 이제 그 성과급에 관련된 부분을 다시 변경할 게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먼저 요청하신 것도 아니고?} 네, 네. {회사가 먼저 그렇게 돈을 더 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거네요?} 네, 전 요청한 적이 없고요.]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 병채씨가 화천대유에서 받은 퇴직금 50억. 법원은 곽 전 의원에 대한 뇌물이 아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대장동 의혹의 첫 재판 결과였죠. 곽 전 의원은 아들의 퇴직금이 본인과는 무관하다고 다시 강조했습니다.
[곽상도/전 의원 (어제) : 그전에 제가 그 얘기를 못 들었기 때문에 저로서는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저한테 책임을 물어야 될 게 아니고 그 회사에서, 그 회사 경영하는 분들의 관점에서 이게 옳다, 그르다 하는 판단이 내려져야 되는 거 아니냐, 저하고는 전혀 무관한 상황입니다.]
곽 전 의원의 재판 결과, 다시 짚어봅니다. 먼저 법원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직원, 정확히는 6년 차 대리였던 아들 병채씨가 서로 '삼촌'과 '조카'로 호칭하는 친밀한 관계였다는 점, 인정했습니다. 보통은 사이에 아버지가 끼어있을 때 '삼촌-조카' 호칭이 성립하죠. '50억'이란 퇴직금 액수도, 병채씨의 '건강상실'을 고려해도 이례적으로 많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문제는 '대가성'인데요. 법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 당시 '성남의뜰' 컨소시엄 유지나 걸림돌이 됐던 '문화재 개발' 문제에 대해서는 김씨의 청탁이나 곽 전 의원의 도움이 없었다고 봤습니다. 다만 곽 전 의원이 '부동산 특위' 위원이었던 점은 '대장동 개발'과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봤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죄' 판정을 받은 이유, 병채씨는 결혼해 독립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그 돈이 아버지에게 가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야권에선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결혼한 자녀에게 주면 무죄고 결혼 안한 자녀에게 주면 유죄냐면서, '국정농단' 판결을 소환해 비판했습니다.
[안호영/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뇌물 받기 전에 자식 결혼부터 시켜야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유라에게 준 말을 뇌물로 보고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경제공동체로 엮으면서 왜 곽상도 부자간은 경제공동체가 안 되느냐'는…]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만약에 어제 법원이 내린 판단대로라면 앞으로 뇌물 주는 방법은 다 열렸습니다. 본인한테 안 주고 독립생계를 이루고 있는 사람을 찾아서 주면 아무 탈 안 납니다. 50억이고 100억이고요. 대한민국이 어떻게 이렇게 갑니까, 이게 나라입니까.]
민주당은 결국, 곽 전 의원이 검찰 출신이라 무죄 판결을 내린 거냐면서 "유검무죄 무검유죄"냐고 물었는데요. 최근 있었던 또다른 재판과의 형평성도 논란이 됐죠. 법원이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씨가 받은 장학금 600만원에 대해선 '청탁금지법 위반'이라고 봤는데, 이례적으로 많은 50억에 대해선 '퇴직금'이라고 인정했다는 겁니다.
[김의겸/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어제) : 며칠 전 조국 전 장관 딸의 '장학금 600만원'은 뇌물이라고 철퇴를 가한 사법부가 '퇴직금 50억원'에 대해서는 솜방망이입니다. 아니, 솜방망이로도 때리지 않은 꼴입니다. 법조계 엘리트라면 50억원쯤 받아도 뒤탈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해 보였습니다. '불멸의 신성가족'입니다.]
곽 전 의원은 무죄판결은 예상했던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50억 클럽'으로 지목된 곽 전 의원에 대한 수사,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정부에서부터 시작한 수사였죠. 문 전 대통령 자녀들에 대한 '저격수'로 통했던 곽 전 의원, 문재인 정부 들어서 다섯 건의 검찰 수사를 받았다며 '정치보복'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곽상도/전 의원 (어제) : 정치보복도 어느 정도껏 해야지, 제가 검찰 수사 지금 다섯 번째입니다. 이거 견딜 수 있는 사람도 잘 없을 거예요. 제가 이제는 끝이 좀 났으면 좋겠습니다. 2017년부터 정권 바뀌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고 제가 말씀드린 이 다섯개의 사건들이 계속해서 끊임없이 수사 받았습니다.]
곽 전 의원이 유죄를 인정받은 부분도 있습니다. 남욱 변호사에게 받은 5000만원에 대해선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보고 벌금 800만원과 추징금 500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곽 전 의원이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자 신분이어서 '정치자금법 위반' 이었다고 인정된 건데요. 곽 전 의원은 이 돈이 법률 상담을 해주고 받은 것이라고 했는데, 당시 남 변호사와 함께 곽 전 의원을 찾아갔다는 정영학 회계사는 "(대장동) 사업계획서도 설명할 겸 찾아갔다"고 법정에서 증언한 바 있습니다. 이번 판결이 중요한 이유, 대장동 의혹의 '스모킹건'으로 불렸던 '정영학 녹취록'이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정영학 녹취록엔, 곽 전 의원에게 줄 돈을 '병채에게 대신 준다'는 김만배씨의 언급이 담겨있는데요. 곽 전 의원이 뇌물 혐의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50억 클럽'으로 거론됐던 또다른 법조인과 정치인 등에 대한 수사가 더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어제(8일) JTBC 뉴스룸은 김만배씨가 '50억 클럽'의 이름을 여러번 읊으며 계산하는 '육성'을 입수해 보도해드렸죠.
[김만배 씨 (JTBC '뉴스룸' / 어제) : 아, 이거 잘못했네. 다시 처음부터. 최재경, 김수남, 곽상도, 권순일, 홍선근, 최재경, 곽상도, 김수남, 권순일, 박영수, 홍선근. 이게 현재 둘, 넷 여섯 60억이지?]
[정영학/회계사 (JTBC '뉴스룸' / 어제) : 300억이죠.]
[김만배 씨 (JTBC '뉴스룸' / 어제) : 320억이면, 응, 320억. 윤창근, 아니 다시 한 번, 박영수, 곽상도, 최재경, 권순일, 홍선근. 어, 왜 모자르지? 사람이? 써서 해 봐.]
이름이 언급된 인사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고, 대부분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죠. 김씨도 '허언'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김씨의 '허언'이란 주장에 무게를 실은 셈인데요. 곽 전 의원에 대한 '무죄' 판결, 앞으로 수사를 이어가야 할 검찰 입장에선 '암초'를 만난 셈입니다. 검찰은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역시 바탕은 '스모킹 건' 정영학 녹취록이었죠. 대장동 일당들이 일부 진술을 뒤집기도 했지만, 법원이 '정영학 녹취록'의 신빙성을 낮게 보면서 이 대표 관련 수사와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거란 주장이 나왔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정영학 녹취록을 근거로 해서 이때까지 되어 왔던 것들, 성인이고 결혼을 했고 완전히 딴살림 살고 있는데 그게 어떻게 아버지 보고 준 거냐라고 하는 건데. 그러면 김용, 정진상 이런 분들은 이 대표랑 어떻게 결부를 시키죠? 저는 훨씬 더 어렵다고 봅니다.]
이 대표는 내일 오전 11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두번째로 검찰에 출석합니다. 검찰은 지난번 수사보다 더 많은 2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걸로 알려지는데요. 이 대표는 지난 번 처럼 서면 답변서로 답변을 갈음하고, 심야 조사도 거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30일) : 결국 제가 부족해서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습니다.]
이 대표는 성남FC 의혹과 대장동 의혹 관련 1차 검찰 소환 때와 달리, 이번에는 정말로 혼자 다녀오겠다고 신신당부를 했죠. "출석에 동행하려는 마음은 감사하지만, 그것이 갈등의 소재가 되지 않길 바라는 진의를 헤아려 달라"고 다시 한번 국회의원들과 지지자들을 향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30일) : 정말로 간곡히 부탁드리는데, 아무리 마음 아프시더라도 절대로 오지 마십시오. 우리 지지자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엄동설한, 유난히 추운 그날 새벽부터, 아니 전날부터 밤새우고. 제가 조사가 끝나는 그 늦은 시간까지 그렇게 고통받는 것, 보기 너무 안타깝습니다.]
유동규 전 본부장은, 검찰 조사 일시를 먼저 정해서 말하는 이 대표를 향해서 "특권을 쓴다"고 비판했는데요. 유 전 본부장의 말을 그대로 옮겨와서 이 대표를 비판한 사람, 바로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이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국민들의 우려를 담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발언을 전달해 드립니다. '이재명 대표님 자꾸 특권을 너무 쓰시는 것 같습니다. 일반 사람들처럼 조사에 잘 응하셔서 성실히 받으시고 재판을 잘 받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내일은 또 김건희 여사가 연루돼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1심 선고도 있는데요. 권오수 전 회장의 혐의에 대한 판단이 나오는 겁니다. 권 전 회장이 주가조작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시기는 2009년부터 2012년 12월까진데요. 이 중 김 여사의 계좌가 연루된 건 2010~2011년이죠. 2009년부터 2019년 까지 범죄 혐의를 모두 하나의 범죄로 볼 거냐, 즉 포괄일죄로 볼 거냐 아니면 따로 따로 분리할 것이냐에 따라 김 여사에 대한 '공소시효' 적용 문제도 제기될 수 있습니다. 포괄일죄 적용이 되지 않으면, 김 여사의 혐의 자체가 공소시효 만료로 종료될 수 있는데요. '김건희 특검'을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 역시, 내일 판결에 따라 속도를 낼 수도, 아니면 명분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지난 3일) : 2월 10일이 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관련된 권오수 일당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온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공소시효를 면해보려고 하는 여러 가지 수작들을 벌이고 있는데, 제가 볼 때는 반드시 김건희 특검을 우리가 수용하게끔 요청하고…]
어제 공개된 SBS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이 필요하다는 여론은 66.4%로 추진하면 안 된다는 여론의 두 배가 넘었는데요. 여론에 힘입어서, 국회 본회의를 통한 '김건희 특검' 패스트트랙을 추진할 수도 있겠다는 게 민주당의 생각입니다.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 패스트트랙 카드를 다시 만지작 거리게 된 건, 어제 이상민 장관의 탄핵안에 야3당이 모두 동참하면서 찬성 179표가 나왔기 때문인데요. 김건희 특검법도, 이재명 대표의 검찰 수사도, 내일은 '운명의 날'이 될 듯 합니다. 내일도 다정회 꼭, 시청하셔야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곽상도 '50억 무죄' 후폭풍…민주 "조민은? 정유라는?" >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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