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 40년 넘게 몰랐다 >
내 배 아파 낳은 자식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내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그걸 40년 넘게 몰랐던 사건인데요.
사건은 지난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화면 보면서 설명해 드릴게요.
한 부부가 43년 전 경기 수원 한 산부인과에서 딸을 낳았습니다. 딸인 A씨인데요.
당연히 친자로 생각하고 40년 넘게 길렀습니다.
그러고는 지난해 A씨가 자신들 사이에서는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을 가졌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A씨는 이미 마흔이 넘은 나이였습니다.
[앵커]
40년을 넘게 가족으로 살았는데, 이게 무슨 청천벽력입니까.
[기자]
이 부부에게 갈등이 생겼습니다. 혼외자라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었겠죠.
남편도 아내도 모두 할 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가족 모두가 유전자 검사를 받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A씨는 부모로 알고 있던 두 사람 모두와 친자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앵커]
그럼 A씨의 친부모는 누구고 이 부부의 진짜 자식은 어디로 간 거예요?
[기자]
이 부부는 병원에서 아이가 바뀌었다고 보고 당시 병원 운영자 측에 자료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꽤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이미 모두 폐기됐다는 답변을 들었죠.
그래서 A씨의 부모가 누구인지, 진짜 아이는 어디로 갔는지, 모두 확인할 수 없게 된 상황입니다.
[캐스터]
이게 말이나 되는 상황입니까. 이 가족들은 무슨 잘못이에요.
[기자]
A씨와 부모 모두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습니다.
병원 잘못으로 아이가 바뀌어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니,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거였죠.
재판부도 A씨 가족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서울서부지법은 산부인과 의원 운영자인 B씨가 A씨 가족 세 사람에게 각각 5천만 원씩 지급해야 한다고 선고했습니다.
이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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