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70대 경비 노동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었습니다. 이곳 관리책임자가 갑질하는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을 저희가 입수했는데, 그 안에는 자신의 말을 따른 사람은 살아남을 것이고, 반발하면 걸러낼 것이라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윤정주 기자입니다.
[기자]
경비노동자 7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지난주, 이 아파트에서 일하다 숨진 70대 박모 씨의 동료들입니다.
[(관리책임자는) 유족에게 사죄하고 즉각 물러나라, 물러나라.]
갑질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을 입수했습니다.
특정 경비노동자를 해고하라고 지시하는데,
[관리책임자 (지난 1월) : 내가 오늘까지 해서 (경비노동자) 교체를 빨리 하라는 소리를…]
인사는 협의가 필요하다고 하자, 이렇게 반박합니다.
[관리책임자 (지난 1월) : (경비노동자들을) 긴장하게 하려고 강하게 하는 면이 있다고 그걸 알고 따라준 사람은 살아남을 것이고 반발하고 거기에 대해서 대적한 사람은 걸러내는 거야.]
숨진 박모 씨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관리책임자 (지난 1월) : (박씨가) 제가 부족했습니다. 제가 좀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강등을) 일단 보류시켰지.]
동료들은 박씨가 가까스로 강등을 면한 뒤 갑질에 더 취약해졌다고 말합니다.
[동료 경비노동자 : 아주 약자가 돼버렸어. 주눅이 드니까 목소리가 작잖아. (그러면 책임자가) 그것밖에 못해? 다시 해봐, 다시 해봐.]
해당 책임자는 아파트와 업체가 협의해 인력 조정을 할 수 있다는 계약 조항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권남표/노무사 : (관리책임자가) 해고를 전권으로 휘두를 수 있는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거로 보이거든요.]
윤정주 기자 , 정재우, 원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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