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2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항상 뭔가 불안할 때마다 가격이 좀 비싸지는 것 같습니다. 금값이 최근 들어서 다시 좀 빠르게 좀 오르는 분위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다시 국제 금값이 조금 떨어지긴 했는데요. 이번 주 초에는 온스당 2천 달러 선을 넘보기도 했습니다.
국제적으로 금을 셀 때 많이 쓰는 단위인 온스 트로이온스는 우리로 따지면 8.3돈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국제적으로 금값이 아기 돌반지 하나 정도 무게에 31만 3천 원 이상의 가치를 자꾸만 넘보고 있다는 겁니다.
1온스당 2천 달러는 금값 기록의 이정표 같은 느낌의 숫자입니다.
금값은 지난 2020년 8월에 사상 처음으로 선물가가 이 1온스당 2천 달러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적이 있습니다.
금값이 2천 달러 선까지 넘보는 건 대체로 각종 위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2020년 여름은 미국이 그해 봄부터 코로나 사태를 본격적으로 겪기 시작하면서 한꺼번에 금리를 빠르게 내린 후에 많은 돈을 풀던 때였습니다.
그 후에 또 2천 달러를 넘긴 게 1년 전 22년 3월인데요. 이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입니다. 국제적인 불안이 아주 컸을 때입니다.
환율까지 감안해서 국내 금값으로 보면, 월요일에 한국거래소의 금시장에서 1그램이 8만 3천490원을 기록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금 시장이 생긴 2014년 이후로 역대 최고가입니다. 국제 금값이 역대 최고가를 찍었던 2020년 여름보다도 더 비싼 겁니다.
그때보다 우리 돈 원의 가치가 달러에 비해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 돈으로 따지면 이번 주 초에 역대 최고가를 찍었습니다.
<앵커>
금값이 이렇게 갑자기 많이 오르는 건 아무래도 최근 들어 은행들의 파산 여파로 인한 금융 시장의 불안, 이런 것 때문인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주 시작하자마자 금값이 치솟다가 어제는 다소 다시 값이 꺾인 것도 미국과 유럽에서 지금 은행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좀 퍼진 영향이 큽니다.
한 마디로 은행 위기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 금으로 공포가 좀 가라앉으면 다시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가 요즘 시장에 형성되고 있습니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일단은 우리 시간으로 내일 새벽에 나올 미국의 금리결정이 영향을 미칠 겁니다.
만약에 이번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시키거나,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낮추거나, 한 마디로 그만큼 지금의 은행위기 가능성을 엄중하게 보고 돈줄 죄던 걸 풀어주겠다는 분위기로 가면요.
지금까지도 많이 오른 금값이 좀 더 오를 거라는 예측이 더 큽니다.
은행위기도 그만큼 불안하다는 얘기 같고, 돈줄 죄던 걸 좀 풀어준다면 돈이 다시 조금은 흔해질 수 있으니까 달러의 가치도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고요. 그러면 금값은 더 오른다는 거죠.
반대로 내일 금리를 크게 올리면 시중에 돈이 계속 귀해지겠죠. 달러의 가치가 오를 수 있기 때문에 금값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도 있을 겁니다.
이후로도 은행위기를 비롯한 지금의 여러 가지 불안들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금값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여기서 가장 궁금한 건 금값이 많이 올랐다는데 지금 사도 되나? 아니면 안 되나? 이게 좀 궁금할 것 같아요. 혹시 좀 정답을 내놓을 수는 없겠지만 좀 조언 좀 해 주시죠.
<기자>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서 제가 함부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요.
그래도 이미 금값이 많이 올라있으니까 지금 사면 손해다 생각하사는 분들도 있을 것 같고요.
또 은행위기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좀 더 불안할 수 있을 일들이 남았다고 생각하면 관심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결국 투자는 본인이 하고 본인이 책임을 지는 거니까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지만요.
다만 그래도 금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이런 점들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실물 금을 산다. 일단 이건 너무 비싸죠. 아기 돌반지 요만한 거 하나를 사도 30만 원이 넘는데 아무리 작은 금괴라도 보통 가격이 아닙니다.
그래서 특히 금을 살 때는 당장 세금만 10%를 내야 합니다. 그 얘기는 이후로도 금값이 10% 이상 오르지 않으면 실물 금 투자는 손해라는 겁니다.
그래서 조금씩 적립식으로 모을 수도 있고 부분적으로 팔 수도 있는 이른바 종이 금 투자를 많이 하시는데요.
이제 증권거래소의 금 현물 시장은 많이 아시죠. 주식처럼 증권사 통해서 금을 1그램씩 살 수 있습니다.
실물로 찾지만 않으면 이게 세금이 없습니다. 그리고 수수료도 증권사 온라인 수수료 정도만 비용이 들어 겁니다.
반면에 시중은행의 금 통장들 이건 그보다 훨씬 더 조금씩, 0.01그램씩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에 수수료랑 소득세가 있고요.
금 가격 추이를 따라가는 금 ETF는 금 펀드 중에서도 수수료가 적은 편이기도 해서 요새 많이 가입하시는데요. 이익에 대해서 역시 소득세 15.4%는 붙는다는 건 생각해야 합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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