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해 가을부터 남부지방에 이어진 가뭄으로 농업, 산업용수는 물론 마실 물조차 구하기 어렵다고 하는데요.
1년 넘게 제한 급수가 이어지고 있는 남해안 섬 지역을 박종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전남 해남 땅끝에서 배로 50분 거리에 있는 보길도.
식당 주인이 선창가에 앉아 생선 배를 가르고 바닷물에 헹구기 시작합니다.
조금이라도 민물을 아끼기 위해 생각해낸 고육지책입니다.
[김영록/완도군 보길도 (식당 운영)]
"(생선을) 손질하면 물이 많이 소요되거든요. 그걸 좀 줄이기 위해서 1차 바닷가에서 손질하고 난 다음에 집에서 다시 헹구죠."
하지만 이달부턴 2일 급수, 6일 단수가 시작되면서 이젠 손님 받기도 버거울 지경입니다.
지난해 봄부터 시작된 제한 급수 이후, 보길도 주민들은 집집마다 물탱크를 설치했습니다.
설거지와 빨래는 급수 기간에만 하고, 화장실도 2~3번 사용한 뒤에 물을 내리는 게 당연한 일상이 됐습니다.
보길도의 식수원인 부황제는 저수율이 14%까지 떨어졌는데, 섬 주민들이 30일 정도 쓸 수 있는 양입니다.
역시 부황제를 식수원으로 쓰고 있는 노화도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수돗물이 끊기다 보니, 섬마을 세탁소는 답답할 노릇입니다.
일일이 물을 옮겨 담아 대형 세탁기 수조에 채워넣어야 겨우 기계를 돌릴 수 있습니다.
"노화와 보길의 유일한 공중 목욕장이 제한급수로 인해 4개월째 문을 닫고 있습니다."
한 달에 47만여 리터의 물이 필요한데 물이 부족하다 보니 결국 운영을 포기했습니다.
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수도꼭지에서도 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대로 단수 기간이 길어지면 학교 급식 메뉴를 빵, 우유 같은 간편식으로 바꿔서라도 물을 아껴야 할 형편입니다.
설상가상, 물이 부족하단 소문이 퍼지면서 관광객들의 발길도 뚝 끊겼습니다.
이대로 가뭄이 계속된다면, 전남 남해안 섬들은 당장 다음 달부터 2일 급수, 8일 단수에 들어가게 됩니다.
MBC뉴스 박종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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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호 기자(jonghopark@mokp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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