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장동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대표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 대표직을 유지하는 게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민주당 당헌 80조는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되면 직무를 정지하도록 했는데요.
'정치 탄압'이라면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 예외로 한다, 이 규정을 적용한 겁니다.
[김의겸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당무위원회에서) 검찰의 정치적 탄압임이 너무나 명백하고 이러한 탄압 의도에 대해서 당이 단결하고 단합한 모습을 신속하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비명계는 이런 당의 결정을 비판하며 이재명 대표가 방탄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직자 한두 명 바꾸는 걸로는 안 된다며 압박하기도 했는데요.
[김종민 / 더불어민주당 의원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 : 이렇게 그냥 두세 시간 만에 두드리고 졸속으로 요식행위 하면 국민이 저건 그냥 이재명 당 대표가 사람들 시켜서 자기 사법보호하려고 방탄하려고 동원한 거야, 민주당은 방탄정당이라고 문제 제기하는 사람들, 비판하는 사람들한테 빌미를 주는 거 아닙니까?]
민주당 권리당원 일부는 이재명 대표의 직무를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한다고 나섰습니다.
당헌 80조는 민주당의 도덕적 우위를 위해 만든 조항인데 이 대표가 당 대표직을 유지하는 건 당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행위라는 겁니다.
소송에 참여하는 민주당 권리당원이 천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이 대표 거취 표명 요구 등 내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런데 바로 이날 미국에 있는 이낙연 전 대표가 오랜만에 입을 열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일정상회담이 양국관계의 새로운 위기를 조성했다며 정부 비판에 나섰는데요.
지난 설 이후 첫 발언인데, 정치 재개를 위한 몸풀기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민주당 결정에 국민의힘 공세도 거센데요.
기소 당일 바로 당 대표직 유지 결정을 내린 걸 두고 국민의힘은 '당직 정지 예외' 적용이라는 웃지 못할 희극의 첫 수혜자가 이 대표 본인이 됐다"며 비판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재명 대표, 본인 반응도 궁금한데요.
이 대표는 검찰이 자신을 재판에 넘긴 데 대해 "답정기소,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검찰의 시간이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될 겁니다. 대장동에서 이익을 본 것은 다 전직 검사들입니다. 정해진 기소였지만,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될 거다, 자신만만한 태도로 보이는데요.
검찰이 일방적으로 피의 사실을 흘리던 국면을 지나 양측이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대등하게 다툴 때가 왔다는 의미다, 이런 해석이 나왔습니다.
민주당은 이 대표 발언처럼 대장동 사건의 본질은 검찰 게이트라며 제 식구 감싸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50억 클럽 특검'으로 비리를 밝히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전직 검사들이 관여한 사건을 현직 검사들이 제대로 수사할 것이라고 이제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습니다. 특검을 방해하는 자가 공범입니다.]
국민의힘은 법 위에 누구도 군림할 수 없다, 정당한 기소라는 입장인데, 이렇게 며칠 전 이재명 대표를 만나 여야 협치를 강조했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 대표가 더 이상 당 대표를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공세를 폈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 이재명 대표가 더 이상 민주당의 대표를 수행할 수 없는 것이 아니냐, 저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거 말고도 앞으로도 계속해서 조사될 사안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백현동 같은 것도….]
[유상범 /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이제는 대한민국 법치주의가 반격에 나섰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피하고자 했던 진실은 이제 법정에서 증거와 법리로 가려지게 될 것입니다.]
[장동혁 /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 그간의 행태로 보면 법정에 가서는 '법원의 오판이다. 법관 게이트다'라며 또다시 남 탓을 하지는 않을지 우려가 됩니다.]
이렇게 자신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정부 대일외교 공세에 집중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피해자가 진심으로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구나 라고 생각해야 진짜 사과인 겁니다. 사과는 피해자가 그만 이제 그 정도면 됐습니다 라고 할 때까지 하는 것입니다.]
민주당은 한일정상회담 의혹과 책임을 따지겠다며 국정조사는 물론 청문회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국회 차원의 조사가 불가피합니다. 유관 상임위가 참여하는 합동 청문회를 국정조사와 함께 빠른 시일 안에 실시할 것을 각 정당에 제안하며….]
여기에 더해 민주당에서는 대통령 탄핵 발언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성준 /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 (국정조사 결과 민주당이 봤을 때 헌법 위반이 명확한데? 라고 보면 탄핵을 추진할 수 있다는 말씀이신 거지요?) "그런 가능성을 배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가령 이번 일제 강제동원에 대한 배상 책임을 대법원이 분명하게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 대법원의 판결과 전혀 배치되게 우리 기업들이 배상하도록 하는 안을 내놓았어요. 대법원의 판결을 부정한 것인데 3권 분립을 규정해 놓고 있는 우리 헌법의 체계를 명백하게 부정한 것 아닙니까?]
국민의힘은 이 정도면 국폭이다, 이러면서 민주당을 비판하는데, 국폭, 학폭에 빗댄 말인가요? 들어보시죠.
[장동혁 /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 국정조사나 탄핵까지 멋대로 휘두르겠다고 덤비는 것은 국회의 권한을 넘어선 헌법질서 파괴행위이자 국회현장 폭력 행위, 한마디로 '국폭'에 해당합니다.]
국민의힘은 또 한일 관계 개선은 미래를 위한 거라며 정부와 대통령실에 힘을 더했습니다.
민주당을 향해 민생에 집중하라고 충고하기도 했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 민주당은 구한말 시대에 쇄국정책 고집하면서 내부 권력 투쟁에만 전념하던 사람들 모습을 그대로 연상시킵니다. 민생은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내부 권력투쟁에만 골몰하면서….]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 : 민주당이 한일관계를 파탄에 몰아넣은 걸 수습하는 그런 과정이고 이웃인 일본과 우리가 언제까지나 지금 상태처럼 외면하고 지낼 순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방일 당시 기시다 일본 총리가 독도, 위안부 문제를 언급했다는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엔 멍게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윤 대통령이 일한의원연맹을 만났을 때 일본산 멍게 수입 재개를 요청받았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온 겁니다.
일한의원연맹 누카가 회장의 일본산 멍게 수입 재개 요청에 윤 대통령이 "지난 정부는 정면 대처를 피한 경향이 있다", "국제원자력기구 절차에 따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렇게 답했다는 겁니다.
일본 측 요청에 답변을 피한 거냐, 수입 재개하겠다는 거냐 논란이 일었습니다.
대통령실은 이 칼럼을 쓴 사람은 현장에 없었다며 멍게라는 단어는 나온 적이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야당은 일본 수산물 수입 재개에 힘쓸 테니 기다려달라는 말이냐며 공세에 나섰습니다.
윤 대통령의 과거 논란이 됐던 부정식품 발언까지 다시 끄집어 냈습니다.
[2021년 7월 '매일경제' 인터뷰 : 프리드먼은 그거보다 더 아래도 완전히 정말 먹으면 사람이 막 병 걸리고 죽는 거면 몰라도 부정식품이라면 없는 사람은 그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오영환 / 민주당 원내대변인 : 이런 인식을 가진 대통령이니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을 막을 이유가 있겠습니까? 대통령실은 '멍게란 말은 없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멍게란 말은 없었고 수산물이란 말은 있었습니까? 이 이상 말장난하지 말고 대통령이 무슨 말을 들었고 또 무슨 말을 했는지 분명히 답하기 바랍니다.]
민주당은 어제 대일외교 공세의 하나로 국회에서 대국민 태극기 달기 운동도 벌였습니다.
어제 현장으로 가볼까요?
민주당이 어제 국회에서 진행한 '대일 굴종외교 규탄 태극기 달기 행사' 현장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차량에 태극기 스티커를 붙이고 있네요.
민주당 의원들, 얼마 전에는 태극기 배지를 달고 태극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죠.
언제부턴가 태극기는 극렬보수의 상징으로 여겨졌는데요.
대일외교 공방전 속에 이제는 민주당이 태극기를 들고 여론전에 나선 상황입니다.
그러자 국민의힘도 지지 않고 태극기를 내세웠습니다.
21일 국회 외통위에서는 여야 의원 모두 노트북에 태극기를 붙인 겁니다.
민주당은 반일 감정을 자극하며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태극기를 내세웠다면 국민의힘은 제3자 배상안 등은 윤 대통령이 애국적 결단을 내린 거라며 맞선 겁니다.
20일 문체위에서도 여야 의원들이 앞다퉈 태극기 피켓을 내거는 등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태극기가 여의도 정치권 중심에 섰습니다.
어제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소식이 동시에 전해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먼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사면·복권된 이후 첫 공식일정에 나섰는데요.
어제 현장 화면 볼까요?
이 전 대통령은 어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용사들과 고 한준호 준위 묘역, 연평도 포격 도발 희생자 묘역과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을 참배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희생자들의 묘비를 쓰다듬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참배에는 이명박 정부 인사 24명이 동행했다고 합니다.
어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박 전 대통령 측근 유영하 변호사는 영남일보와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이른 시일 안에 국민과 소통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건강도 많이 호전됐다며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치매설 등 유언비어를 퍼뜨리는데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은 시민들을 하루라도 빨리 만나고 싶어한다며 대구에 있는 전통시장에 다니는 등 시민과 자연스럽게 접촉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에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 외 대안이 없다는 발언을 했느냐, 안 했냐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죠.
총선을 1년 앞둔 만큼 여야를 막론하고 전직 대통령들의 행보에 더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치브리핑이었습니다.
YTN 김대근 (kimdaege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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