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인천에서 계모의 학대를 받던 12살 어린이가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사건이 있었죠.
계모가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검찰 수사 결과 학대는 1년 동안 이어졌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봅니다. 박정현 기자!
검찰 공소장에 계모의 악행이 낱낱이 담겼다고요?
[기자]
네, YTN이 입수한 공소장에는 A 군이 어떤 학대를 당하다 지난달 7일 사망에 이르렀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학대가 시작된 시점은 1년 전쯤인데요.
당시 계모는 유산을 했는데, 모든 것이 의붓아들인 A 군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은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계모는 A 군을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미워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는데요.
학대 정도는 1년에 걸쳐 점점 심해졌습니다.
우선, 한 달에 1~2번 정도였던 학대 횟수가 지난해 11월엔 7차례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A 군의 집중력을 높인다며, 계모는 지난해 9월부터는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게 해 2시간 동안 성경을 베껴 쓰라고 지시했는데, 시간 안에 끝내지 못하면 방 안에 가두거나 때리기 일쑤였습니다.
숨지기 사흘 전부터 학대 수위는 급격히 올라갔습니다.
A 군이 물건을 훔쳤다며 알루미늄 봉과 플라스틱 옷걸이 등으로 온몸을 때렸고, A 군의 눈을 가린 채 커튼 끈으로 의자에 손발을 묶어서, 방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고 CCTV로 감시했습니다.
A 군은 숨지기 이틀 전까지 이런 자세로 16시간 동안 묶여 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렇게 계모의 학대에 시달리는 동안 A 군은 한창 성장기였음에도 1년 사이 몸무게가 오히려 10kg 가까이 줄었습니다.
사망 당일 12살 A 군의 키는 148cm, 몸무게는 29.5kg였는데, 또래 평균보다 키는 5㎝가 더 크지만, 몸무게는 평균에 15㎏이나 미달한 수준입니다.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였던 A 군은 사망 당일에도 침대에 누워 있던 계모의 팔을 붙잡으며 잘못했다고 빌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다 계모가 A 군의 가슴을 밀쳤고 뒤로 넘어진 A 군은 그대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모든 건 계모가 했다며 학대 사실을 부인하고 책임을 떠넘긴 친부 역시 A 군 문제로 부부싸움이 잦아지자 아들을 원망하며 학대에 가담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 부부의 첫 공판은 다음 달 13일 열립니다.
지금까지 사회1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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