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쌀이 남아돌아 처치 곤란인 요즘, 정부가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신품종 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가루로 가공하기 쉬운 분질미, 이른바 가루 쌀인데, 쌀 과잉 생산과 밀 자급률 향상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대체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윤해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매년 남아도는 쌀은 농민들에게도 골치입니다.
생산량은 그대로인데, 소비는 줄다 보니 쌀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빵이나 라면과 같은 밀 소비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자급률은 여전히 1%대에 머물러있습니다.
쌀 공급 과잉과 밀 자급률 향상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신품종, 바로 가루 쌀입니다.
[전한영 /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 : 쌀 수급 문제도 해결해보고 수입에 의존하는 밀을 대체해보자는 방향을 제시했고요.]
가루 쌀은 일반 쌀과 달리 전분 구조가 밀처럼 둥글고 성글어 물에 불리지 않아도 쉽게 빻아집니다.
단단한 멥쌀을 불려서 가루를 내는 것보다 제분 비용이 최소 두 세배는 더 저렴한 데다 폐수가 발생하지 않아 환경친화적입니다.
국내에서는 이미 여러 업체가 이런 가루 쌀 대량 제분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가루 쌀이 여러 차례 롤러로 분쇄되는 작업을 거치면 이렇게 고운 입자 형태로 바뀌게 됩니다.
곱게 갈린 쌀가루는 빵과 과자, 면류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수분을 빨아들이는 특성상 더 촉촉하고 쫄깃한 식감이 특징입니다.
[이주형 / 대전 대흥동 : 쫄깃하고 처음 먹어보는 맛이긴 한데 건강해지는 맛인 것 같습니다.]
농민들에게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입니다.
가루 쌀을 재배하면 헥타르당 100만 원, 밀이나 조사료까지 함께 심으면 최대 25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가루 쌀 생산량을 20만 톤으로 확대해 연간 밀가루 수요 10%를 대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가루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농심과 삼양 등 식품업체 10여 곳을 선정해 신제품 개발에 25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정황근 /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식품업계에서는 케이크나 카스텔라, 과자류 등 비 발효 빵류, 그리고 밀가루 함량이 낮은 어묵, 소시지 등 얼마든지 쌀 전용 품목이 가능하다고 현장에서 보고 있고요.]
다만, 밀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가루 쌀이 또다시 시장에서 남아돌지 않으려면 무작정 생산량을 늘리기 보다, 충분한 수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윤해리입니다.
YTN 윤해리 (yunhr09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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