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년 동안 많게는 수억 원의 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맡기고 집을 빌리는 전세는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선 찾아보기 힘든 제도입니다.
월세로만 임대 계약이 이뤄지는 미국은 어떻게 다른지 현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최기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미국 부동산 중개인에게 전세 제도에 대해 물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없는 것이라며 개인 간에 큰돈을 맡기고 계약하는 일이 낯설다고 답합니다.
[제이슨 포코비츠 / 미국 부동산 중개인 : 이전에는 몰랐습니다. 최근에 알게 됐습니다. 미국에 이런 제도를 도입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하는 건 신뢰 문제입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큰돈을 건네는 것은 대부분 미국인에게 매우 어려운 개념입니다.]
미국의 임대는 보통 보증금으로 한 달 월세를 내는 만큼 기간이나 금액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계약을 맺을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에릭 민 / 미국 부동산 중개인 : 적은 디포짓(보증금)으로 집에 살 수 있다는 거고, 그다음에 이제 계약 기간이 6개월~1년 계약할 수도 있고…. ]
하지만 단점도 분명합니다.
LA의 평균 월 임대료가 390만 원 정도로 한국의 월세와 비교해 비싼 편입니다.
여기에 임대료가 계속 올라 세입자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구조입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 명이 함께 사는 게 흔한 일입니다.
[티파니 황 / 미국 부동산 중개인 : 방 하나짜리 아파트에서 두 명이 산다거나, 방 두 개짜리 아파트에서 세 명이 산다거나 뭐 이런 식으로….]
월 소득의 30% 정도만 임대료로 내는 게 이상적이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제이 장 / 미국 남가주 한인부동산협회장 : 거의 뭐 (소득의) 50% 넘는 경우도 많고…. 교과서적인 답변은 30%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가 못하고 훨씬 더 렌트비에 대한 부담이 많은 게 현실입니다.]
아파트 70가구를 가진 임대사업자는 미국이 한국보다 세입자 보호 조치가 엄격하다고 말합니다.
[이진백 / 미국 LA 부동산 임대사업자 : 임차 계약이나 퇴거 소송에 있어서도 (세입자를) 많이 보호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정이) 어렵다는 게 판단이 되면 쉽게 내쫓지 못하는 부분이 있고요.]
임대 방식이 다른 이유는 부동산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 때문입니다.
미국은 소득 기반으로 임대료를 내면서 집에 거주하는 문화이지만, 한국은 부동산을 자산으로 인식합니다.
한해 전세 계약 보증금 총액이 수백조 원에 달하는 한국에선 전세 비중이 줄어들 순 있어도, 미국처럼 월세 100% 시장으로 바뀌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YTN 최기성입니다.
YTN 최기성 (choiks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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