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7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최근 들어서 단기간에 연봉이 크게 오른 회사들이 꽤 있다고요?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오히려 임금이 크게 오른 대기업들이 좀 있습니다.
그러면서 직장인 연봉에 있어서 일종의 상징 같은 숫자인 연봉 1억 원을 평균적으로 훌쩍 넘은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요즘 상장사들이 지난해 운영에 대한 보고서를 속속 올리고 있는 공시 시즌이죠.
이 보고서들을 보면 일단 LG전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직원 평균 연봉이 1억 1천200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처음 1억 원을 돌파한 겁니다. 2021년보다 15.5%가 한꺼번에 올랐습니다.
대기업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회사 중에 하나인 삼성전자는 평균 1억 3천500만 원입니다.
사실 삼성전자는 재작년보다 오히려 약간 줄어든 거기는 한데요.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반도체 쌍두마차인 SK하이닉스는 16.2% 늘어서 1억 3천385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원래 급여 수준이 높기로 유명한 정유업계 대기업들도 지난해 연봉이 크게 올랐습니다.
S오일은 전년보다 무려 49%가 오른 1억 7천100만 원, SK에너지도 45.9%나 올라서 1억 5천700만 원이 평균입니다.
GS칼텍스는 19.8% 올라서 1억 5천400만 원이었습니다.
재작년까지 금융업이 아닌 상장사 중에 평균 연봉 1억 원 넘는 기업이 21곳으로 집계된 적이 있으니까, 지난해 기준으론 훨씬 늘어난 걸로 추산됩니다.
<앵커>
그런데 이 연봉이라는 게 평균 연봉이잖아요? 그러니까 예를 또 들어보면 임원이 예를 들어서 100억을 받는 회사가 있다. 그러면 이 임원의 임금까지 이 평균에 다 포함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평균의 함정이리는 이야기를 하는 거죠.
보통 회사들이 공시에 직원 급여를 표시할 때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직원뿐만 아니라 미등기 임원까지 포함시킵니다.
미등기 임원이란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 임원입니다.
보통 CEO급은 이사회에 참여하는 등기임원이어서 아예 연봉을 따로 표시해야 되는데요. 이것도 항상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이를테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미등기 임원입니다.
삼성전자 직원들 평균 연봉 계산에 이재용 회장 연봉까지 녹아들어 가 있다는 겁니다.
아무튼 흔히 생각하는 임원 전무, 상무 이런 임원들은 거의 다 미등기 임원이라서 직원 연봉에 포함시켜서 공시합니다.
그래서 고액 연봉 관련 뉴스 나올 때마다 연봉이 많이 오르지 않은 회사 다니는 분들도 속상하지만 크게 올랐다고 지금처럼 뉴스에 이름 오르내리는 회사 다니는 분들도 불만이 있습니다.
나는 그렇게 못 받는다고 많이 말씀하시죠. 그래도 기본적인 흐름으로는 고액 연봉으로 언급되는 회사들의 월급이 좋은 편인 건 맞고요.
또 지난해 특기할 점이 앞서 말씀드린 회사들처럼 두 자릿수 이상의 임금 인상률을 보인 곳들이 꽤 있었다는 겁니다.
대체로 대기업들의 연봉 인상폭이 괜찮았습니다. 경영자총협회 분석으로는 지난해 300인 이상 사업장의 연봉 인상률 평균이 6.4%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중소기업들은 어땠습니까?
<기자>
대기업보다 확실히 덜 올랐습니다. 300인 미만 사업장의 평균적인 연봉 인상률은 4.6%였습니다.
지난해 전체적으로 상용근로자들의 연평균 임금총액은 4천650만 원입니다.
이것도 추이가 중요한데요. 코로나 원년인 2020년에는 거의 제자리에서 맴돈 연봉 인상률이 상당히 호전되기는 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타격이 컸던 여행업이나 사설 학원 같은 곳들이 포함된 교육서비스업을 제외하면 특히 최근에 실적이 좋았던 금융업을 비롯해서 2021년부터 좋아진 실적이 반영된 지난해 연봉이 크게 뛴 회사들이 등장한 겁니다.
다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본급보다는 실적에 따른 성과급으로 많이 올린 연봉입니다.
다시 말해서 요즘 같은 경기 침체 상황에는 줄어들 여지가 존재하는 상승이었단 거죠.
그리고 억대 연봉 회사들 이야기가 쏟아지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임원들 보수까지 녹아 있는 숫자이고 대기업 위주였습니다.
월급 오른 사람들 많다는데 나만 소외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 1천500만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훨씬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 정작 지난해 기록적으로 오른 물가를 감안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임금은 지난해 전체적으로 사실상 줄어들었습니다.
물가를 반영한 월평균 실질임금 2021년보다 0.2% 줄어든 걸로 집계됩니다.
그런데 올해는 예고됐던 대로 실제 수출 상황도 좋지 않은데, 물가는 여전히 지난해 못지않게 오르고 있죠.
그나마 명목 숫자만이라도 임금이 꽤 올랐다는 기분을 느끼는 사람들이 나왔던 지난해 같은 분위기도 올해에는 어려울 걸로 보인다는 겁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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