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지난 27일 새벽 경기 안산시의 한 빌라 주택 화재로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 4남매가 숨진 것과 관련해 아이들의 아버지는 "먼저 탈출해 창문을 깨 아이들을 탈출시키려 했으나 실패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산 빌라 화재로 나이지리아 어린 남매 4명 숨져
(안산=연합뉴스) 27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3층짜리 빌라 2층에서 불이 나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 남매 4명이 숨졌다. 사진은 불이 난 빌라. 2023.3.27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top@yna.co.kr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숨진 남매들의 아버지인 50대 A씨를 전날 대면조사한 결과,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잠결에 보니 현관문 근처 멀티탭에서 스파크가 나면서 불이 붙었고, 집 안에 연기가 가득 찬 상태였다"며 "안방 문을 두드려 이 사실을 알린 뒤 밖으로 나와 주먹으로 창문을 깨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실제로 창문을 일부 깨긴 했으나, 불길이 치솟는 상황에다가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이 A씨를 만류하면서 아이들을 구조하진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당시 A씨는 거실에서, 아내인 40대 B씨는 아이 5명과 안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막내인 2살 딸만을 데리고 겨우 대피했고, 11세·4세 딸과 7세·6세 아들은 집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안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부부는 대피 과정에서 화상 등을 입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B씨의 경우 허리 등에 큰 부상을 입은 데다 자녀들을 잃은 슬픔에 공황 증세를 보이는 등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A씨의 진술만 확보했고, B씨는 건강과 마음을 좀 더 추스른 뒤에 조사할 예정"이라며 "이들이 탈출한 경로가 달라 정확한 경위는 B씨 진술을 확인해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7일 오전 3시 28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3층짜리 빌라 1층 A씨의 집에서 불이 났다.
불은 40여분 만에 진화됐으며, 집 안에서 A씨 부부의 자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숨진 아이들의 사인은 '화재로 인한 질식사'인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불이 난 곳은 1994년 사용 승인된 다세대 주택으로, 총 11세대 41명이 거주하고 있다. 거주자는 주로 외국인이다.
이 건물에는 반지하가 1층으로 분류돼 있어서 사실상 4층 규모이다.
A씨 가족이 살고 있었던 주택은 21㎡ 넓이에 작은 방 2개와 화장실, 거실이 있는 구조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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