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감귤나무를 갈아야 할 때가 된 농가에서는 지금이 묘목을 심는 골든 타임입니다. 인기가 있는 품종은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 한 농가에서는 묘목 300그루가 통째로 도난당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 소식은 이효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서귀포시의 한 감귤농가입니다.
원래대로라면 교체한 감귤나무 묘목이 빼곡히 차 있어야 하지만 텅 비어있습니다.
누가 하룻밤 사이에 묘목 300그루를 통째로 훔쳐가 버린 겁니다.
묘목 도난 사건이 일어난 밭입니다.
바닥은 군데군데 파헤쳐져 묘목이 송두리째 파헤쳐 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 농가에서는 최근 수천만 원을 들여 밭을 갈아 나무를 바꾸고 매일 같이 밭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그런데 집안일로 딱 하루 자리를 비운 사이 일이 터진 겁니다.
70대 피해 농민은 30년 감귤농사를 지으며 온갖 일을 겪어봤지만 묘목 수백 그루를 도둑맞기는 처음이라고 분통을 터트립니다.
[피해 농민 : 오다 보니까 길가에 나무들이 있었어요. (도난은) 생각도 안 하고 들어와 보니 나무가 다 없어져 있었어요. 너무 어이없으니 말도 안 나오고 머리도 쥐나고 다리도 덜덜 떨리고…]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묘목을 심어야 하는 시기도 이제 막바지라 이제와서 다시 심는다고 해도 뿌리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게다가 심은 묘목은 일반 조생보다 빨리 출하되고 품질도 좋아 인기가 많은 유라조생이라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묘목 식재에서부터 수확까지 2~3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눈앞이 깜깜하기만 합니다.
[피해 농민 : 나무 구입도 굉장히 힘듭니다. 유라조생이. 빨리 안 심으면 시기가 넘으니까, 도둑질은 문제가 아니고 나무 구하는 게 더 힘들어서….]
경찰은 주변 사설 CCTV까지 최대한 확인하는 등 묘목을 훔쳐간 범인을 쫒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일령 JIBS)
JIBS 이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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