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번 사면에 대해서 축구 팬들은, '월드컵 16강 진출이 사면이랑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냐'면서 분노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사면 대상자 중에 절반이, 승부 조작 가담자들이라는 점에 대해서 공분이 일고 있는데요.
과거의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더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와는 동떨어진, '시대에 역행하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박주린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1년 프로축구를 강타한 승부조작 사건.
범행 가담 선수들이 하나 둘 드러나자 프로연맹은 사상 초유의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K리그 선수 전원을 소집했습니다.
[최성국/2011년]
"제가 하나라도 부끄러운 게 있다면 이렇게 여기 있지도 않았겠고..."
하지만 거짓말이었습니다.
국가대표 출신 스타였던 최성국은 한 달 만에 승부조작 가담 사실을 시인했고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무려 53명의 선수를 기소했습니다.
프로연맹도 관련자 50명을 영구 제명했습니다.
[곽영철/2011년 당시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장]
"승부조작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결정을 했습니다."
당시 프로축구연맹 총재였던 정몽규 현 축구협회장은 이들을 '암적인 존재'로 표현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정몽규/2011년 당시 프로축구연맹 총재]
"제 살을 깎는듯한 아픔이 있더라도 축구의 기본 정신을 저해하는 모든 암적인 존재는 도려내야 합니다."
관련 선수 한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아시아 축구연맹이 승부조작 사건을 이유로 K리그의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축소하는 등 계속해서 후폭풍이 이어지자 프로연맹은 승부 조작 가담자 명단을 국제축구연맹에까지 넘겨 전세계 어디에서도 뛸 수 없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강력했던 조치는 이번 기습적인 사면 결정으로 무색해졌습니다.
승부 조작 가담자들이 지도자로 활동할 수 있게 된 겁니다.
특히 정몽규 회장의 의지가 안건 상정에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축구협회 SNS엔 팬들의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지훈/축구팬]
"이런 나쁜 일들은 최대한 만들지 말아야 하는 부분인데 사면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스러운 부분입니다."
야구와 농구 등 다른 국내 프로 종목에서는 승부 조작 적발로 제명된 사례는 있지만 사면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MBC뉴스 박주린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우/영상편집 :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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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린 기자(lovepark@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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