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프로축구 승부 조작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을 대거 사면한 대한축구협회가 반대 여론에 부딪혀 사면 결정을 사흘 만에 철회했습니다.
선수들은 앞으로 잘 성장하고 있지만, 행정은 뒤로만 가는 것 같습니다.
김동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서울 축구회관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지난 28일 발표한 사면 조치를 전면 철회하기로 했습니다.
각종 비위로 징계를 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을 사면하기로 한 결정을 사흘 만에 철회한 것입니다.
월드컵 본선 10회 연속 진출과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을 축하하고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한 명분이라고 했지만 설득력은 얻지 못했습니다.
특히 지난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제명된 선수 48명도 포함돼 있어 월드컵 16강과 승부조작 사면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정몽규 / 대한축구협회장 :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 축구인과 팬들이 받았던 엄청난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한층 엄격해진 도덕의 기준과 함께 공명정대한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높아진 눈높이도 감안하지 못했습니다.]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1시간 앞두고 사면을 전격 발표한 '꼼수' 행정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 등은 "사면을 강행할 경우 향후 A매치를 보이콧하겠다"고 반발했습니다.
다급하게 사면 조치를 없던 일로 하면서 파문을 일단락시켰지만, 팬들의 상처가 쉽게 아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축구 선수들만 앞으로 성장해가고, 축구 행정은 계속 뒤로만 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면할 수 없어 보입니다.
YTN 김동민입니다.
YTN 김동민 (k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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