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로가 새로 생기면, 야생동물 서식지가 갈라지면서, 동물들이 지나던 길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생태통로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오히려 이게 동물 뿐 아니라 사람까지 위험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인건지, 현장 추적, 차순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다친 동물을 보살피는 야생동물구조센터. 도로를 건너다 차와 부딪힌 고라니들이 보입니다.
"뇌진탕 증상 때문에…"
인근 대전-당진 고속도로에서만 매년 야생동물 약 200마리가 차에 치여 죽습니다. 동물들이 차도로 뛰어드는 건 인간의 도로가 자연 이동로를 막아버렸기 때문.
이준석 / 충남야생동물보호센터
"(동물이) 어디로 가도 다 도로를 마주하게 돼 있어서..."
대안으로 등장한 게 생태통로입니다. 생태 통로는 끊어진 서식지와 서식지를 연결해 주는 동물들의 이동 경로가 됩니다.
하지만 상당수가 잘 못 만들어져 야생동물 차량 사고가 끊이지 않습니다. 19번 국도 위에 설치된 폭 10m 생태통로는 끝까지 가면 절벽이고...
"사람이 못 가면 동물도 못 가는 거 아닌가?"
세종시의 한 생태통로는 민가에서 시작돼 공사장으로 통합니다.
"생태통로인데, 여기를 다 깎아서 공사를 하고 있네요."
생태통로 옆에 등산로가 만들어지고... 한가운데 정자가 세워진 곳도 있습니다.
시민
"(생태 통로인지 아셨는지?) 여기가요? 난 몰랐는데요."
생태통로는 동물이 벗어나지 못하게 울타리를 쳐야 하지만.. 그마저 부실해 동물 발자국은 도로 쪽으로 이어집니다.
이런 생태통로는 야생동물 로드킬로 이어지는데 2012년 5000여 건에서 2017년 1만7000여 건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전국의 생태통로는 모두 483곳으로,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습니다.
하지만 상당수가 엉터리로 설치-관리돼 제 역할을 못합니다. 도로별 생태통로 설치-관리 주무부서는 제각각이고, 환경영향평가용으로 지어져 내팽겨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