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뉴스야 시작합니다. 정치부 이채림 기자 나왔습니다. 첫 번째 물음표 볼까요?
[기자]
네, 첫 번째 물음표는 "尹, 역대급 돌직구?"입니다.
[앵커]
어제 프로야구 개막식에서 윤 대통령이시구를 했어요. 이 이야기 해보자는 거죠?
[기자]
네, 어제 대구를 찾은 윤 대통령은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개막전에서 깜짝 시구에 나섰는데요. 윤 대통령의 안정적인 시구 자세가 특히 화제를 모았습니다. 야구 명문 충암고 출신이기도 한 윤 대통령은 열렬한 야구팬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학교 시절에도 법대 야구부에서 활동했다고 합니다. 옆에서 시구를 지켜본 허구연 KBO 총재는 '역대급 돌직구'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어제 윤 대통령의 시구 영상 다시 보시죠.
허구연 / KBO 총재
"와인드업 신경 쓰지 마시고 아까 처음 할 때 그 정도, 편하시게…"
윤석열 대통령
"게임할 땐 이렇게 서잖아요. 도루하는..."
[앵커]
그런데 대통령이 프로야구에서 시구한 게 처음은 아니죠?
[기자]
네, 한국 프로야구 출범 이후 역대 9명 대통령 가운데 6명이 시구를 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재임 시절 시구를 3번 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시구를 계획했다가 일정이 알려지며 취소됐습니다. 대신 2011년 야구경기 관람에 나섰는데 키스타임 행사에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전광판에 모습이 잡히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대선후보 시절 '투표 인증을 많이 한 팀의 연고지에 가서 시구를 하겠다'고 공약했다가 대통령이 된 뒤 광주에 가서 시구를 하며 공약을 지키기도 했습니다.
[앵커]
야구가 다른 스포츠에 비해서 유독 대통령과 인연이 많은 거 같아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인기 스포츠인 야구의 시구자로 나서면 관중 개개인의 정치 성향을 떠나서 큰 환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클 겁니다. 또 관중으로 온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다는 점도 좋은 기회죠. 어제 윤 대통령이 찾은 대구 야구장의 경우 2만 4천석이 모두 매진이었는데 윤 대통령이 나타나자 시민들이 몰려들었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과 시민들이 일일이 인사를 나누다보니 행사 자체가 30분 정도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도 현직 대통령의 메이저리그 개막전 시구가 100여 년째 관행처럼 굳어져 있는데요. 2017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구를 거절하자, 미국 언론들은 '군중의 야유를 받을까 거절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이 야구장에서 여론을 가늠한단 것은 만국공통인듯 합니다.
[앵커]
첫 번째 물음표 정리해보죠.
[기자]
네, 첫 번째 물음표 '尹, 역대급 돌직구?'의 느낌표는 ‘국정운영도 스트라이크!’로 하겠습니다. 어제 인상을 쓰고 공을 던지는 윤 대통령의 모습에서 한국 야구의 전설 선동열 전 국가대표 감독의 모습이 겹쳐보였단 얘기도 나왔는데요. 이제 야구장에서 모은 민심으로 산적한 현안에서 핵심만 정확히 내려 꽂는 스트라이크 같은 국정운영 실력을 보여야할 때인 듯합니다.
[앵커]
두 번째 물음표 넘어가보죠.
[기자]
두 번째 물음표는 ‘박원순이 민주열사?’입니다.
[앵커]
어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소가 모란공원으로 이장하면서 이런 논란이 일었죠. 실제로 모란공원엔 민주열사만 이장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모란공원은 사설 묘역이어서 별도의 자격이나 절차는 필요 없습니다. 다만 모란공원에 민주, 노동운동가들이 많이 안장돼 있다보니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는 건데요. 노동운동가로 활동하다 분신한 전태일 열사를 비롯해 서울대학생으로 경찰의 고문을 받다 사망한 박종철 열사, 재야운동가 백기완 선생 등 200여명의 민주열사묘역이 별도로 조성돼있습니다. 이런 상징성 때문에 전태일 열사 추도식이나 6.10 민주항쟁 기념식 등이 이곳에서 열립니다. 특히 박 전 시장의 묘역은 민주열사묘역 중에서도 가장 중심부로 꼽히는 전태일 열사와 백기완 선생의 묘역 인근에 안장됐습니다. 박 전 시장 측이 이장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하루 전날 언론 보도로 알려지며 비판이 나오자 유족 측은 비판을 의식한 듯 예정보다 이른 어제 새벽에 이장을 마쳤습니다.
[앵커]
그런데 박 전 시장이 숨진 게 채 3년도 안됐잖아요. 왜 이장을 한 겁니까?
[기자]
네, 유족 측은 계속되는 묘소 훼손 사건 때문에 이장을 결심했다고 했는데요. 2021년 한 남성이 삽으로 묘소를 훼손했다가 처벌받은 일이 있었는데, 이외에도 훼손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유족들이 직위를 이용한 성범죄 혐의가 드러난 박 전 시장의 명예를 회복하기위해 상징성 있는 모란공원으로 이장을 추진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창인 / 청년정의당 대표 (지난달 30일)
"오늘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故 박원순 시장 묘소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 이장, 유감입니다."
김민수 / 국민의힘 대변인 (어제)
"민주당은 이번 이장을 통해서 성범죄자 박원순의 이름을 민주열사 박원순으로 덧칠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기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민주당은 침묵하고 있습니다.
[앵커]
박 전 시장 유족 측은 법적으로도 박 전 시장 명예회복을 위한 소송을 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부인 강난희 씨는 '남편의 명예를 법의 이름으로 지켜달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성희롱에 대한 개선절차를 권고했던 결정을 취소하라며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강씨는 법정에서 '역사는 남편의 무죄를 기록할 것'이라며 '일방 주장만으로 남편을 범죄자로 낙인찍었다'고 했는데 지난해 1심에서 패소하고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입니다.
[앵커]
두 번째 물음표 정리해보죠.
[기자]
네, 두 번째 물음표 ‘박원순이 민주열사?’의 느낌표는 ‘피해는 현재진행형!’으로 하겠습니다. 박 전 시장 사망 이후 민주당이 파장을 축소하려 '피해호소인'이라는 표현까지 만들면서 피해자는 2차 가해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개명과 성형수술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강씨가 계속해서 박 전 시장의 억울함과 피해를 호소하는 것 자체가 피해자에게는 계속되는 가해행위라는 점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채림 기자(cr9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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