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의 차세대 한인들이 한데 모인 자리.
조금은 어설픈 발음이지만 크고 우렁차게 발표를 시작합니다.
군인이 되어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차세대 연사에게 열렬한 박수와 환호가 이어집니다.
차세대 동포들의 우리말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시작한 한인 차세대 웅변대회.
올해로 벌써 열 번째를 맞았습니다.
[유제헌 / 유럽한인총연합회장 : 우리 아이들이 한국을 알아가고 우리말을 배우면서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의지로 그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배워나갈 수 있는 길은 우리 말, 우리글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대회는 초등부, 중고등부, 다문화 가정부로 나뉘어, 부문별로 한 명씩, 한 나라에서 세 명까지 출전할 수 있는데요.
독일,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에서는 1차 예선전을 통과한 학생들만 이번 대회 참가 자격을 얻었습니다.
올해는 최연소 7살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섯 나라의 학생 연사 열여덟 명이 참여했습니다.
유럽 한인의 역사나 자랑스러운 한국, 혹은 한반도 통일과 미래, 우리말 우리글, 나의 꿈 중 하나의 주제를 골라 각자의 이야기를 펼쳐 나갑니다.
빈 한글학교에서 치러진 예선전에서 대상을 타 오스트리아 대표로 선발된 전시은 양은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차로 7시간을 달려왔습니다.
한국어 말하기 실력과 함께 6살 때부터 갈고 닦은 태권도 실력도 함께 뽐내봅니다.
3주 동안 매일 같이 연습하며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다른 친구들의 발표를 보는 것까지 대회를 통해 한국어 실력이 크게 늘었습니다.
[전시은 / 오스트리아, 초등부 출전 : 친구들의 웅변도 볼 수 있고, 그다음에 친구들이 사용하는 새로운 단어도 알 수 있어요.]
'우리 말, 우리 글'을 주제로 발표한 고등학생 송준영 군은 이번이 웅변대회 첫 참가인데요.
어릴 때 3~4년 정도 한글학교를 다닌 것 외엔 따로 한국어 공부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 케이팝을 선두로 한국 문화가 확산하자 우리말과 문화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다시 한국어 공부를 시작하고, 웅변대회까지 나오게 된 거죠.
[송준영 / 프랑스, 중고등부 출전 : 하루에 2, 3시간씩 2주 동안 연습했습니다. 연습하면서 한글에 대한 많은 것을 배웠고, 대단한 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한글 배워서 다른 한국 사람과 더 잘 통할 수 있고 우리 문화를 더 잘 알고 이해할 수 있으니까 우리 한글 잘 배우고 있습니다.]
다른 참가자들 역시 웅변대회를 위해 한국어 공부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대회에 앞서 2주에서 한 달씩 매일 맹연습을 해왔다는데요.
[김성훈 / 폴란드, 학부모 : 아무래도 해외에서 오랫동안 살다 보면 한글에 대해서 더 생각하고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많이 느끼게 되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서 참 유익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은지 / 폴란드, 학부모 : 제가 봤을 때는 제가 아이들이 한국말로 글을 쓸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런데 이번 기회로 어휘력도 많이 늘어난 거 같고 말하기도 많이 는 거 같아서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웅변대회는 내용과 표현력, 발음, 태도, 청중의 호응도 등 총 다섯 가지 항목으로 심사가 이루어집니다.
많은 이들 앞에서 한국어로 말해볼 기회가 없었을 아이들.
잔뜩 긴장한 채 청중 앞에 나섰지만, 관중의 큰 호응 덕분인지 다들 준비해 온 발표를 무난히 마쳤습니다.
[정 다니엘 / 폴란드, 중등부 출전 : 기분이 처음에 많이 긴장해서 지금 이제 긴장 안 해도 되니까 기분이 좋아요.]
[노승준 / 폴란드, 초등부 출전 : 너무 긴장해서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얘기를 못 했거든요. 그래서 좀 너무 아쉬웠어요. 내년에는 꼭 대상을 타서 아빠한테서 컴퓨터를 꼭 받을 거예요.]
대상 수상자는 스페인에서 온 한지안 학생.
'나의 꿈'을 주제로 한 발표로, 최우수상과 단 1점 차이로 대상을 받았습니다.
[한지안 / 스페인, 중고등부 출전 대상 수상 : 한반도 통일할 때 가이드가 되고 싶다는 꿈을 담아서 한반도 통일됐을 때 딱 첫 번째 여행 가이드가 되겠다는 꿈이 웅변대회에 딱 맞는 거예요.]
차세대를 중심으로 전 세대를 아우르며 재미와 감동이 함께한 웅변대회.
무엇보다, 우리 말과 글을 열심히 익히고 발표하며 한국인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이 됐습니다.
[이홍민 / 폴란드 한인연합회장 : 이런 행사를 꼭 유럽 한인총회에서만 개최할 게 아니라 폴란드 한인회에서도 매년 한 번씩 개최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게 같이 모여서 같이 손뼉 치고 같이 응원하는 그런 모습들이 더 정감 있고 하나가 되는 교민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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