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40주년 기획] 오월, 그날 그사람들
⑦북한군으로 조작된 시민군 곽희성씨
공수부대 입대 대기 중 ‘5월 학살’ 목격
손수레 실린 주검 본 뒤 시민군에 가세
5월23일 YMCA서 힌츠페터 영상 촬영
“도청서 들려온 ‘애국가’ 부르며 울컥”
항쟁중 거리 헤매던 어머니 보고 고민
진압작전 전날 빠져나온 것에 ‘부채감’
택시노동자로 집시법 구속 등 노조활동
지만원 지칭 ‘광수 184번’…진실규명운동
1980년 5월 광주와이엠시에이(YMCA) 옥상에서 19살 시민군 곽희성씨가 애국가를 따라 부르다가 환하게 웃고 있다. 5·18기념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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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속에서 거뭇한 수염의 한 청년이 철모를 쓴 채 애국가를 따라 부른다. 청년의 눈길은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 광장 집회로 향한다. 1980년 5·18 당시 19살의 나이로 시민군이 된 곽희성(59)씨는 광주와이엠시에이(YMCA) 옥상에서 총을 들고 서 있었다. 독일 공영방송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1937~2016)가 촬영한 당시 영상 속에 젊은 날 곽씨의 모습이 나온다. 힌츠페터 기자는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이다.
힌츠페터를 만난 것은 80년 5월23일께였다. 통역 1명과 동행한 힌츠페터는 광주와이엠시에이 옥상으로 올라와 전남도청 앞 집회 장면을 촬영하게 해달라고 했다. 곽씨는 처음엔 거절했다고 한다. “(항쟁 지휘부에서) 훗날 살아남았을 때 큰일난다고 사진 촬영에 응하지 말라고 했거든요.”
힌츠페터가 시민군들에게 양담배 한갑씩을 건넸다. 담배가 궁했던 때, 젊은 시민군들은 술렁였다. 그때였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시민들의 애국가 제창이 시작됐다. “그땐 애국가만 나오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거여. 상무관에 시신들도 있었고. 그런데 집회 장면을 찍던 외국인 기자가 애국가를 부르고 있던 나한테 갑자기 카메라를 돌려부렀어요. 나는 찍힌지도 몰랐제.”
1980년 5월 영화 의 실존 인물 고 위르겐 힌츠페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