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이슈] 합법인듯 불법인 불꽃놀이…해수욕장은 '탄피밭'

2023.05.27 방영 조회수 12
정보 더보기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본격적인 더위에 활기를 찾은 해수욕장. 피서객으로 북적이는 모래사장 곳곳에 회색 파편이 널려있습니다. 정체는 바로 폭죽 탄피. 지난 20일 인천 을왕리해수욕장에서 이 폭죽 탄피를 줍는 자원봉사가 진행됐습니다. 얼마나 많길래 단체로 봉사까지 나왔는지 직접 주워봤는데요. 쪼그려 앉아 모래사장을 들여다보자 수많은 탄피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무릎 펼 새 없이 한참 모래를 헤집고 다녔는데요. 봉사자 20여명이 2시간 동안 수거한 탄피는 무려 1만1천489개. 폭죽 한 발당 하나씩 떨어지는 탄피, 연속 8발이 나가는 폭죽을 터뜨리면 탄피가 8개 나오는 셈입니다. 잘게 찢기거나 뾰족하게 부서진 형태로, 손이나 발에 찔릴 위험이 있습니다. 이 탄피는 조각조각 분해되면서 미세 플라스틱이 되는데요. 함께 탄피를 주운 박용화(32) 시셰퍼드 코리아 활동가는 "찢어진 탄피들이 더 잘게 부서지고, 그렇게 바다로 흘러 나간 것들이 결국엔 물고기나 우리 인간들에게 돌아온다"고 지적했습니다. 바다에 위협이 되는 폭죽 탄피, 해수욕장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건 애초에 불법입니다. 2014년 제정된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해수욕장법)은 허가받지 않은 해수욕장 불꽃놀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위반 시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죠. 그런데 이 불꽃놀이, 하는 건 불법이지만 파는 건 불법이 아닙니다. 해수욕장 인근 상권에서는 버젓이 폭죽 제품을 판매, 판촉도 하고 있는데요. 폭죽 판매점을 운영하는 김종남(53) 씨는 "저녁에 젊은 층이 폭죽을 많이 사 간다"며 "우리도 생계가 달린 문제"라고 호소했습니다. 법 규정과 엇박자인 현장 상황. 시민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쉽지 않죠. 해수욕장에서 만난 나재민(20) 씨와 이수민(20) 씨는 "불법인지 몰랐다"며 "알았다면 (불꽃놀이를) 안 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해양수산부는 해수욕장 내 폭죽 판매는 금지했지만, 인근 상권까지 규제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하는데요. 관리 인력 부족, 피서객과의 마찰로 불꽃놀이를 막기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실제 법이 시행된 이래 과태료를 물린 사례는 고작 700여건. 실효성이 떨어지는 조항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에 해수부는 일괄적인 규제를 풀고, 지자체가 여건에 따라 관리하도록 법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런데 소음·민원을 이유로 생겼던 금지 조항이 이렇게 없어져도 괜찮을까요? 여러 논란이 예상되는데, 우선 안전관리에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올해 초 브라질에서 폭죽에 맞은 30대 여성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2016년 부산 송도해수욕장에서는 행인이 폭죽에 맞아 각막을 다쳤고, 2013년 을왕리해수욕장에서는 16연발 폭죽이 터지면서 8명이 화상을 입었습니다. 지난 1월 광주에서는 폭죽 불티가 옮겨붙으면서 근린공원 잔디밭에 불이 났고요. 일부 해수욕장에서 불꽃놀이가 전면 허용되면 사고가 생길 위험도도 커지죠. 또 모래사장에 떨어지는 탄피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데요. 환경단체는 "단속을 강화하려는 노력 없이 불꽃놀이를 합법화하는 결정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강력히 반발하는 입장입니다. 해수부는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개정을 추진하면 여러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일부 지자체가 해수욕장 관광 육성과 실질적인 불꽃놀이 단속 어려움 등을 이유로 불꽃놀이 규제 완화에 대해 건의했다"면서 "올여름 상황을 지켜보면서 내년도 규제 제한을 염두에 두고 신중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기획·구성: 한지은 | 촬영: 손힘찬 | 편집·그래픽: 오유빈 > writer@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연합뉴스 20230527 9

  • 성경책 들고 22년 만에 모습 드러낸 르완다 학살 주범 02:32
    성경책 들고 22년 만에 모습 드러낸 르완다 학살 주범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영상] 음주운전 방지 장치, 기자가 직접 시험해보니 03:09
    [영상] 음주운전 방지 장치, 기자가 직접 시험해보니
    조회수 26
    본문 링크 이동
  • [포켓이슈] 합법인듯 불법인 불꽃놀이…해수욕장은 '탄피밭' 03:14
    [포켓이슈] 합법인듯 불법인 불꽃놀이…해수욕장은 '탄피밭'
    조회수 12
    본문 링크 이동
  • 03:09
    "황금연휴 사고 조심하세요…8명 중 1명은 '숙취 운전'"
    조회수 3
    본문 링크 이동
  • 홍수를 무기로…러, 미사일로 우크라 댐까지 폭파 01:37
    홍수를 무기로…러, 미사일로 우크라 댐까지 폭파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공포의 착륙' 일으킨 30대 02:33
    '공포의 착륙' 일으킨 30대 "답답해 내리고 싶어 문 열었다"
    조회수 57
    본문 링크 이동
  • '공포의 착륙' 순간 30대 범인 제압한 옆자리 빨간바지 승객 00:57
    '공포의 착륙' 순간 30대 범인 제압한 옆자리 빨간바지 승객
    조회수 572
    본문 링크 이동
  • [영상] 화물칸 열리고 활주로에 뛰어내리고…외국 비행문 개방 사고들 02:33
    [영상] 화물칸 열리고 활주로에 뛰어내리고…외국 비행문 개방 사고들
    조회수 86
    본문 링크 이동
  • [영상] 홍수를 무기로…러, 미사일로 우크라 댐까지 폭파 01:37
    [영상] 홍수를 무기로…러, 미사일로 우크라 댐까지 폭파
    조회수 349
    본문 링크 이동
  • 1 [사반 제보 후] '두개골 골절에 뇌출혈' 산후조리원 낙상사고… 16:33
    [사반 제보 후] '두개골 골절에 뇌출혈' 산후조리원 낙상사고…"재수사중"
    조회수 3
    본문 링크 이동
  • 2 열번 째 맞는 '슬픔의 봄'...눈물의 선상 추모식 02:05
    열번 째 맞는 '슬픔의 봄'...눈물의 선상 추모식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3 [날씨톡톡] 비구름 뒤 황사 유입…낮 한때 공기 질 '매우나쁨' 01:34
    [날씨톡톡] 비구름 뒤 황사 유입…낮 한때 공기 질 '매우나쁨'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4 오리 가족에 누군가 돌팔매질… 01:49
    오리 가족에 누군가 돌팔매질…"다리 퉁퉁 붓고, 실명 위기"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5 [자막뉴스] '택시비 먹튀' 붙잡히자 택시기사 목 조른 남성...시민 도움으로 검거 01:05
    [자막뉴스] '택시비 먹튀' 붙잡히자 택시기사 목 조른 남성...시민 도움으로 검거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6 '임대아파트 롤스로이스' 결말… 03:12
    '임대아파트 롤스로이스' 결말…"중고차 딜러가 무단 주차했다"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7 오늘 세월호 10주기…전국 곳곳 추모 행사 02:02
    오늘 세월호 10주기…전국 곳곳 추모 행사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8 [날씨] 봄비 그치자 황사 유입...중부 미세먼지 ↑ 01:38
    [날씨] 봄비 그치자 황사 유입...중부 미세먼지 ↑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9 광주-이탈리아 토리노 우호 협력...자동차·문화 예술 등 교류 확대 03:00
    광주-이탈리아 토리노 우호 협력...자동차·문화 예술 등 교류 확대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0 15개월 딸 김치통 유기 비정한 친모...대법 징역 8년6개월 확정 01:40
    15개월 딸 김치통 유기 비정한 친모...대법 징역 8년6개월 확정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1 [영상] 도심 출근길서 여학생 노린 '몰카범'...사흘 잠복 끝 검거 00:56
    [영상] 도심 출근길서 여학생 노린 '몰카범'...사흘 잠복 끝 검거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2 '교과서 무단 수정' 교육부 직원 대법서 무죄 확정 00:43
    '교과서 무단 수정' 교육부 직원 대법서 무죄 확정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3 요금 안 낸 취객이 택시기사 폭행...시민 도움으로 검거 01:23
    요금 안 낸 취객이 택시기사 폭행...시민 도움으로 검거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4 편의점 알바생, 취객에 폭행당하던 택시기사 구해 00:50
    편의점 알바생, 취객에 폭행당하던 택시기사 구해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5 01:05
    "왜 자꾸 가라고 하시죠?"…알고 보니 6억 사기 수배범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6 [자막뉴스] 01:14
    [자막뉴스] "어? 저 승객 이상하네"...숨 멎은 80대, 버스기사가 살렸다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7 [이시각헤드라인] 4월 16일 뉴스센터13 01:24
    [이시각헤드라인] 4월 16일 뉴스센터13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8 이재명 00:44
    이재명 "술판 진술, CCTV 확인하면 간단"...檢 "허위 변명"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19 [날씨] 낮까지 비 조금…차츰 황사 유입, 탁한 공기질 01:19
    [날씨] 낮까지 비 조금…차츰 황사 유입, 탁한 공기질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0 취객에 폭행 당하던 택시기사…편의점 알바생이 구했다 00:33
    취객에 폭행 당하던 택시기사…편의점 알바생이 구했다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1 [인터뷰] 약속 지킨 '모두의 삼촌'이 '세월호 지겹다'는 의견에 10:34
    [인터뷰] 약속 지킨 '모두의 삼촌'이 '세월호 지겹다'는 의견에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2 보석 석방 후 도주한 사기범 검거…보석금 국고 귀속 00:39
    보석 석방 후 도주한 사기범 검거…보석금 국고 귀속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3 여학생 따라간 몰카범…경찰 잠복 끝에 검거 00:47
    여학생 따라간 몰카범…경찰 잠복 끝에 검거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4 경북대·전북대 등 20곳 글로컬대 예비지정 00:34
    경북대·전북대 등 20곳 글로컬대 예비지정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5 세월호 참사 10주기‥전국 곳곳 추모행사 01:38
    세월호 참사 10주기‥전국 곳곳 추모행사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6 [12뉴스] 오늘의 주요뉴스 00:50
    [12뉴스] 오늘의 주요뉴스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7 [사반 제보 후] 과속방지턱에 '전치 2주' 모녀… 07:28
    [사반 제보 후] 과속방지턱에 '전치 2주' 모녀…"버스공제조합에 치료비 청구"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28 '세월호 특조위 조사방해' 전 해수부 차관 집유 확정 00:41
    '세월호 특조위 조사방해' 전 해수부 차관 집유 확정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29 검붉고 찢긴 선체…10년 지나도 아물지 않은 세월호 상흔 02:18
    검붉고 찢긴 선체…10년 지나도 아물지 않은 세월호 상흔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30 [이시각헤드라인] 4월 16일 뉴스센터12 01:23
    [이시각헤드라인] 4월 16일 뉴스센터12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맨 위로

공유하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