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천만다행이긴 합니다만 우리 관광객 3천4백여 명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곳곳에 단전과 단수 조치가 계속되면서 일상적인 생활이 힘들고 무엇보다 음식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며칠째 제대로 먹지도, 잠을 편하게 잘 수도 없는 형편인데 하루 빨리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황정민 기자가 현지에 있는 관광객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부러진 나무 잔해가 도로에 널부러져 있습니다. 신호등이 멈추고, 뿌리째 뽑힌 나무기둥에 아예 통행이 어려운 곳도 많습니다.
모두 슈퍼 태풍 마와르가 괌에 남기고 간 상처입니다. 공항이 침수되면서 현지에 발이 묶인 한국인 관광객 3400여명은 닷새째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습니다.
임시로 머무르고 있는 호텔 전기가 끊겨 엘리베이터 운행이 중단됐고, 객실 에어컨이 나오지 않아 아기를 로비 쇼파에 눕혔습니다.
권 모 씨 / 한국인 관광객
"발전기 디젤이 다 떨어져서 반나절은 정전됐어요. 물도 안나오고. 000나, 그런 데에는 아직 전기도 안 나오고 물도 안나와요"
무엇보다 음식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기름이 동난 대부분 식당과 마트가 문을 닫았기 때문인데 먹을 것 뿐 아니라 생필품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권 모 씨 / 한국인 관광객
"아이들 먹일 게 없어서 튀김우동 그런 거 사서 햇반 사서 말아 먹이고 겨우 그렇게, 며칠째 그렇게 먹이고 있으니까.."
당장 의약품이 필요한 노약자와 임산부는 더 불안합니다.
임준혁 / 한국인 관광객
"혈압약, 당뇨약 이런 게 떨어져서... 처방전이 있어야만 구할 수 있는 약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이 사실 제일 급하죠"
이재민과 다를 게 없는 처지가 된 수천명의 한국인 관광객들은 하루 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습니다.
TV조선 황정민입니다.
황정민 기자(hj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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