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희는 지난 사흘간, 마르지 않을 줄 알았던 지하수가 고갈되면서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된 현실을 전해드렸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세계 곳곳을 돌며 쓸 물이 사라지고, 땅이 무너져 내리는 현실을 보여드렸는데 오늘은 물이 마르며 물을 가진 게 곧 돈과 권력이 된 미국 서부 상황을 생생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이해선 기자입니다.
[기자]
한 때 이 길은 풍요를 상징했습니다.
캘리포니아와 8개 주에 물을 공급하는 미드호수로 가는 길입니다.
60대 크리머 교수.
여기 처음 왔던 30년 전 기억과 지금 풍경은 많이 다릅니다.
[데이비드 크리머/네바다 라스베이거스대 수문학 교수 : 2000년대에 수위가 이 정도였다는 표시예요. 최근 22년 동안 가물었는데, 그만큼 물을 꺼내 쓰니 수위가 떨어진 거죠.]
수위가 얼마나 낮아졌는지 살펴봤습니다.
물이 빠지면서 암벽 곳곳에는 흰색 테가 남았습니다.
지금 제 뒤로 보이는 암벽의 흰띠를 '욕조링'이라고 부릅니다. 욕조에 물때가 낀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요. 가장 위에 있는 흰띠를 보면 과거 물이 얼마나 차 있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지난 20년 사이 수위는 55미터가 낮아졌습니다.
[데이비드 크리머/네바다 라스베이거스대 수문학 교수 : 50미터가 더 떨어지면 캘리포니아도 결국 물이 없는 상태, '데드풀'이 되는 거예요. 미드 호수가 말라붙으면 캘리포니아는 오롯이 지하수에 의존해야 할 겁니다.]
지하수 사용에 제한이 걸린 상황 지표수까지 확연히 줄면서 위기감은 커졌습니다.
그러면서 물을 가진 지역과 아닌 지역 차이는 극명하게 벌어졌습니다.
100년 전 인근 지표수 사용 권리를 계약했던 이 마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호황을 누리게 됐습니다.
[로버트 프로보스/모데스토 수자원공사 총책임자 : 이 마을은 농부들이 댐과 같은 시설을 만들기 위해 땅을 내놓으면서 만들어졌어요. 마을에서 그 시설을 정부 간섭 없이 쓸 수 있는 거죠.]
이제 물은 그 자체로 돈입니다.
지하수가 모자라고 지표수는 없는 지역에 돈을 받고 물을 공급합니다.
지하수가 고갈되면서 이제 남은 물이 빈부를 결정하는 세상이 오고 있습니다.
※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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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선 기자 , 정철원, 박수민, 홍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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