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피해 원생 어머니: 아빠가 씻으러 들어가거나 제가 씻으러 들어가면 화장실 문을 닫고 불을 꺼요. 그리고 문에 매달려서 문을 열지 못하게….]
인천 서구 국공립어린이집 학대 피해 원생 어머니의 호소에 전문가는 오랜 시간 ′정서학대′로 학습된 행동이라고 봤는데
최근 경기 인천 내 모욕, 위협, 감금 등 정서적 학대 문제가 심각합니다.
[정윤경 / 경기도의회 의원: 초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교사가 학생을 수업에서 배제하고 친구들 앞에서 수차례 공개적 모욕을….]
거짓말쟁이에 나쁜 어린이인 넌 우리 반 학생이 아니다 등의 말을 한 광명 모 교사, 정서적 학대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고
정신 나갔냐, 너 때문에 돌겠다 등의 폭언을 한 모 중학교 교사에 대해 연수구. 정서학대를 인정했고
화장실에서 물장난했다는 이유로 다섯 살 아이, 변기 칸에 내버려 두고 나오지 못하게 한 보육교사는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아동학대 건수, 지난해에만 3만여 건.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수치는 정서학대 건수입니다.
전체 학대가 다섯 배 늘 때 열 배 가까이. 증가세 가파릅니다.
폭력에 대한 민감성 높아지면서 신고 많아진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게 무슨 학대냐는 인식에 이유 있습니다.
아이에게 욕을 하거나 아이가 아플 때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것도 학대라 단정할 수 없다고 답한 부모가 상당.
[장화정 / 아동권리보장원 본부장: 정서학대나 방임 같은 경우는 객관적인 자료나 증거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수사를 하거나 사건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정서학대는 외상이 없는 만큼 공식 통계 그 이상의 충격적 실태가 있을 것이다.
이 짐작, 지나치지 않습니다.
[3살 딸 학대치사 혐의 친모: (예전에도 아이를 방치한 채 집을 비운 적이 있습니까?)]
[2살 딸 학대 살해 혐의 양부: 너무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아이가 그때 그 사건으로 사망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떻게 됐을까.
죽어야 학대냐는 말이 나오는데 죽어도 학대가 아닐 수 있습니다.
[10살 조카 학대 살해 혐의 이모: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하는데 얘기하고 싶은 게 많아요.]
열 살 조카 물고문 끝 숨지게 한 이모 부부에 대해 1심 재판부.
살인 혐의는 인정하되 정서 학대는 인정하지 않았고
정인이 양부, 온종일 굶겨보라며 학대 부추겼지만 최근 항소심에서 정서적 학대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고
교재 집어던지고 수업 끝날 때까지 책상에 엎드려 있게 한 교사들도 무죄 판단을 받았습니다.
정서적 학대는 아이의 영혼을 죽이는 행위다.
몸에 난 상처는 나아지기도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그렇지 않고 신체학대의 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너 좀 맞아야겠다.]
[어우 꼴 보기 싫어. 나가 나가 나가. 어우 답답해. 어우 내가 진짜 못 살어.]
영국에는 신데렐라의 이름을 딴 법이 있습니다.
아동학대가 신체적 학대에만 초점 맞춰져 있는 데 대한 보완이자 신데렐라, 더는 동화책 속 소녀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엄중한 처벌 기준 만들어야 상처와 고통 속에 숨죽인 우리 주변 신데렐라를 구할 수 있다.
정서적 학대 위중함에 대한 공감대 확산이 시급, 또 절실합니다.
앵커 포커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