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4일 오전 9시 50분쯤 경기도 고양시 한강 변에서 갑작스러운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고양시 일산동구 한강하구 장항습지 입구 부근이었다. 굉음의 원인은 지뢰 폭발. 이 사고로 50대 남성 A씨가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고양시에 따르면 당시 사고는 한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장항습지의 외래식물 제거와 환경정화 작업을 진행하던 중 지뢰를 밟아 발생했다. 사고 발생 지점은 이전에는 민간인 출입 통제지역이었으나 2018년부터 민간에 개방됐다. 생태 탐방로를 조성 중인 지역이었다.
지난해 6월 4일 경기도 고양시 장항습지 입구 부근에서 지뢰 폭발 사고가 나 소방 당국이 구조 중이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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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변 낚시객 안전사고 예방 위한 고육지책
고양시가 25일 고양시 한강 변 22km 전 구간을 낚시통제구역으로 지정한 것도 지뢰의 위험성 때문이다. 유실 지뢰로 인한 한강 변 낚시객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고육지책을 마련한 것이다.
M14 대인지뢰. 합동참모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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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 동안 두 차례 유실 폭발물 폭발사고
고양시 관계자는 “고양시 한강 변에서는 최근 2년 동안 두 차례 유실 폭발물 폭발사고가 발생하는 등 한강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2020년 7월에는 70대 남성이 김포대교 하단 수변 지역에서 자리를 찾던 중 지뢰 폭발로 크게 다친 바 있다.
시는 앞으로 단속반을 편성해 불법 낚시객을 불시에 적발해 처벌한다. 이후 데크를 비롯한 안전장치를 충분히 확보한 구간에는 통제조치를 점차 해제할 방침이다. 다만, 내수면어업법에 따라 어업권을 허가받은 어민들의 낚시는 허용한다.
[합동참모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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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14 지뢰는 금속탐지기로 찾기 어려워
고양시 등에 따르면 고양시 한강 변은 폭우로 강물이 불어날 때마다 M14 지뢰 등이 유입될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M14 지뢰는 작고 가벼워 강물에 휩쓸려 수백 km까지 떠내려갈 수 있고 신관을 뺀 나머지는 플라스틱으로 제작돼 금속탐지기로도 찾기 힘들다.
한강 하구에서는 지난 2020년 7월 지뢰 폭발사고 이후 군이 대대적 지뢰 탐색작업에 나서면서 같은 해 9월 17일과 28일 폭발사고 현장 인근의 대덕생태공원과 행주산성역사공원 일대에서 우리 군의 M14 대인지뢰를 잇달아 발견한 바 있다. 발견된 지뢰는 홍수와 강물 범람으로 떠내려오거나 떠밀려 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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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 지뢰, 바닷물에 밀려 돌 틈 등에 끼이기도”
특히 유실 지뢰는 만조기에 바닷물에 밀려 한강 변 장항습지 일대에서 돌 틈이나 나무 사이에 끼었다가 물이 빠지면 그대로 남게 돼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고양시 한강 변 전 구간을 낚시통제구역으로 지정함으로써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한강 공원 이용객들이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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