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는 없었다…스크린골프장 불, 윗층 투석환자 덮쳤다

2022.08.05 방영 조회수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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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에 열린 창문으로 계속 시커먼 연기가 나오더라고요.” 5일 오전 발생한 화재로 5명이 숨진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학산빌딩. 4층의 깨진 창문에는 이불이 덧대있었다. 건물 주변엔 깨진 유리 파편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병원의 환자들을 신속하게 대피시키기 위해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깬 것이라고 했다. 인근에서 만난 한 상인은 “‘불이 났다’는 말에 밖으로 나와 보니 소방차가 오고 난리가 났더라”라며 “불이 금방 꺼졌다고 해서 ‘괜찮겠지’ 했는데 사망자가 5명이나 나왔다니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다. 5일 오전 10시 20분께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의 한 병원 건물에서 불이 났다. 소방대원들이 건물에서 구조한 환자를 들것으로 이송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3층에서 난 불, 연기 올라가면서 사상자 다수 이날 화재는 오전 10시 17분 발생했다. 불은 1시간 10분 뒤인 오전 11시 29분쯤 모두 꺼졌다. 그러나 5명이 사망했다. 부상자 42명 중 3명이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망자는 모두 4층에 있는 투석전문병원인 이천열린의원에서 나왔다. 사망자 4명은 60~80대로 이 병원의 투석 환자고, 1명은 간호사이다. 부상자들도 대부분 병원 관계자와 환자, 보호자 등이라고 한다. 이 병원은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을 제외하고 관고동에서 유일하게 혈액투석을 할 수 있는 병원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오전부터 병원 안에는 투석을 받으려는 환자들로 가득했다. 당시 병원 안엔 환자 33명과 의료진 13명 등 46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현장에서 만난 이 병원 관계자는 “혈액투석실의 경우 연기가 가득 차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며 “(거동이 가능한) 환자와 보호자들은 계단으로 이동하고 누워있는 환자들은 침대로 소방 사다리차를 타고 대피했는데 안쪽에 있던 분들이 대피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5일 오후 환자와 간호사 등 5명이 사망한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병원 화재 현장에서 소방 등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소방 당국은 3층에 있는 스크린 골프연습장 첫 번째 호실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방만 전소했다고 한다. 이 스크린 골프연습장은 폐업을 앞두고 있어서 며칠째 운영을 하지 않는 곳이었다. 불은 내부 집기들을 태우며 확산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다량의 연기가 건물 내 배관을 타고 4층에 있는 병원으로 흘러 들어갔다. 병원 안이 칸막이가 없는 개방된 구조라 연기가 전체 공간으로 순식간에 확산했다. 당시 스크린 골프연습장에선 작업자 3명에 의해 시설 철거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작업자들은 천장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보고 자체 진화를 해 보려다가 실패하자 119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작업자들은 소방 당국에 “당시 첫 번째 호실에선 작업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경찰, 70명 규모 전담 수사팀 구성 5일 오후 환자와 간호사 등 5명이 사망한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병원 건물 화재 현장에서 소방과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불이 난 3층엔 스프링클러는 없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불이 나면서 발생한 연기가 위로 올라오면서 4층 병원에서 주로 사상자가 나왔다는 것이다. 이 건물에서 당구장을 운영했었다는 이모(63)씨는 “건물 끝에 3층과 4층을 연결하는 사용하지 않는 비상계단이 있는데 거기로 연기가 올라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건물에는 건물 전체를 감지하는 자동화재탐지설비, 옥내소화전 등은 마련돼 있으나 스프링클러는 1·2층에만 설치돼 있었다. 최배준 경기 이천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2019년 보호자시설법이 개정되면서 입원시설에 대해서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 것으로 소급 적용됐는데 이 병원은 투석전문 병원이라 입원시설이 갖춰지지 않았기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해도 위법 사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노규호 수사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전담 수사팀을 편성했다. 강력범죄수사대와 이천경찰서 직원 등 총 70명이 참여한다. 경찰은 발화지점과 원인은 물론 안전관리 전반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하고, 유족 심리 치료를 병행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본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합동 감식에 나섰다. 한편 이날 화재 현장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동연 경기지사도 찾아와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사고 예방과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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