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편의점 두 동강 났다...석회암 적은 한국땅에 '싱크홀' 왜

2022.08.07 방영 조회수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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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강원도 양양군 낙산해수욕장 인근에서 가로 12m, 세로 8m, 깊이 5m짜리 대형 싱크홀(땅꺼짐)이 발생했다. 싱크홀은 일정 규모 이상의 땅이 가라앉는 지반침하 현상을 일컫는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싱크홀 주변 편의점 건물 절반가량이 땅속으로 주저앉으며 두 동강 났다. 지난해 12월 3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에 위치한 7층 규모 상가건물에서 발생한 싱크홀.[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강원 지역에선 2018년부터 84건의 크고 작은 지반 침하 사고가 발생했다. 부피로 따지면 3051㎥ 크기다. 올림픽 규격 크기의 50m짜리 수영장 1.5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양양 싱크홀은 최근 5년간 강원 지역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사고 중 가장 크다. 국토교통부는 4일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정확한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 화강암·편무암 지대 많은데 ‘싱크홀’ 왜 싱크홀은 주로 물(지하수)에 잘 녹는 석회암 토양에서 발생한다. 강원의 경우 석회암층이 넓게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 전체로 보면, 3분의 2 이상이 화강암·편마암으로 이뤄져 싱크홀 발생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한국도 더는 싱크홀 안전지대가 아니란 분석이다. 실제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 1월 발표한 ‘도심지 지반침하의 원인과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2017~2021년)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지반침하는 1176건에 달했다. 사흘에 두 번 이상 발생한 건데 최근에는 서울과 부산·광주 등 여러 대도시에서 지반침하 현상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구가 밀집한 도심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싱크홀의 구체적 원인으론 ①땅이 충분히 다져지지 않거나 ②지하수의 흐름이 바뀌어서 또는 ③상·하수관 손상으로 누수가 발생한 경우가 상당수다. ①의 경우는 주로 ‘매립지’를 조성한 신도시에서 확인된다. 매립지 조성 때 사용한 흙이 단단히 굳지 않으면 서서히 가라앉는데, 이때 시설물 하중이 더해지며 침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다. 2014년 송파구 석촌 지하차도 싱크홀 현장을 방문해 대책을 보고 받고 있는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와 의원들. [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바뀐 지하수 흐름이 땅 꺼지게 해 지하수 흐름이 바뀌어 생기는 땅 꺼짐은 주로 전철과 도로·상가·주차장 등 대규모 시설물을 지하에 지을 때 나타나곤 한다. 특히 대도시일수록 지상 공간이 부족해 지하에 다수의 시설물을 건설하는데 지하수의 흐름이 바뀌게 되면, 공간 즉 ‘지하 공동(空洞) 현상’이 생길 수 있다. 공동 현상을 적절히 대비하지 못할 경우 지반 균형이 무너져 내리는 싱크홀이 된다. 문제는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땅 꺼짐에 비해 사전 징후를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더욱이 침하가 급격히, 깊게 발생해 심각하다. 이밖에 도심지 지하에 설치된 상·하수관로에서 누수가 발생할 경우엔 오히려 지하수가 엉뚱한 곳에서 흘러 지반침하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노후 관로의 누수는 장기간에 걸쳐 관로를 따라 여러 곳에서 발생하고 주택·상가·공장 등과 인접해 있는 경우가 많아 피해가 크다. 서울시 도로관리과 직원들이 동대문구 답십리동에서 싱크홀을 탐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자체들은 싱크홀 예방사업에 나서고 있다. 과거 송파구 제2롯데월드 인근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한 서울시가 대표적이다. 타 지자체보다 비교적 실효성 있는 지반 침하 자료를 축적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단 평가다. 서울시는 2015년 국내 최초로 ‘지하레이더(GPR·Ground Penetrating Radar) 탐사 전단팀’을 구성해 전수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2015년부터 올 1월까지 총 5192개의 지하 공동을 발견해 복구했다. 지반침하 발생 건수도 2016년 57건에서 지난해 11건으로 줄었다. ━ 전문가들 “지하 공간·지하수 기초자료 확보해야” 전문가들은 싱크홀을 보다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선 ‘지하 공간 기초자료’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측은 “국내 GPR 기술은 충분하지만 방대한 자료 해석과 지하 공동을 판별할 수 있는 전문적 경험이 부족해 기초적 연구부터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15년 시작한 ‘지하공간 통합지도 구축사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하정보활용지원센터에 따르면 지하공간 구축사업은 지하에 매설된 가스관·상하수도관·통신선 등 15가지 정보를 3차원 입체지도로 구현하는 사업이다. 2015년부터 5년간 290억 원을 투입했으나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실에 따르면 지하시설물 데이터 9800만건 가운데 288만 건은 오류 데이터로 추정돼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지하수에 대한 기초자료 확보 역시 지반침하 예방에 필수적이다. 정부는 1990년 지하수 기초조사를 시작한 뒤 30년 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아직 전국 조사를 완료하지 못했다. 2021년 말까지 전국 167개 지역 중 151개 지역만이 조사가 완료됐다. 이마저도 조사 완료 후 10년이 지난 76개 지역(50.3%)은 대규모 지하개발 사업 등이 추진돼 ‘보완 조사’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보완조사가 실시된 지역은 11개에 불과하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도심에서 일어나는 지반침하는 무분별한 지하공간 개발로 인한 ‘인재’가 대부분”이라며 “연약지반·지하수 깊이, 토양 성질에 관한 정보 등을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손 교수는 “큰 비용을 들여 지하공간을 탐사하기보다 건물을 지을 때마다 수행하는 지반 조사에서 얻은 정보를 민간기업이 의무적으로 정부에 제출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접근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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