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건의안 정면돌파 나선 박진 "정치 어쩌다 이 지경 왔나"

2022.09.30 방영 조회수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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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은 30일 본인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처리된 데 대해 "외교가 정쟁의 대상이 되면 국익이 손상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야당의 공세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사실상 해임 거부 의사를 밝힌 가운데 박 장관도 정면 돌파를 선언한 셈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기자실을 방문해 전날 자신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 대해 입장을 밝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외교로 정쟁 말아야"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실을 찾아 전날 국회의 해임건의안 가결에 대해 "우리 정치가 어쩌다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 참 착잡한 심정이고 며칠 사이 밤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춘 뒤 "외교는 국익을 지키는 마지노선"이라며 "외교가 정쟁의 대상이 되면 국익이 손상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외교 만큼은 초당적으로 국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면서다. 박 장관은 이어 "야당에서는 대통령의 순방을 외교 참사라고 폄하하지만 동의할 수 없다"며 지난 18일부터 5박 7일간 윤 대통령의 영국ㆍ미국ㆍ캐나다 순방에서 불거진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 관련 논란엔 "대통령 부부가 정중하게 조문했고, 유엔 총회에서는 정부의 글로벌 비전에 대해 전 세계 각국 대표단 앞에서 천명하고 박수를 받았다"고 했고, 미·일 정상과의 회담에 대해선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를 비롯한 세계 주요 지도자들과 의미 있는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성공적인 조문 외교, 유엔 외교, 세일즈 외교가 아니고 무엇이겠냐"고 반문했다. 그간 대통령실과 외교부가 조문 불발, 48초 한ㆍ미 정상의 환담, 한ㆍ일 정상회담 관련 저자세 외교 논란에 대해 "전 세계 정상이 모이는 자리나 긴박한 다자 회의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안 처리를 앞두고 손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尹과 통화…"새 출발 계기" 박 장관은 야당 단독으로 처리한 해임건의안에 대해 "야당의 질책은 국익 외교를 더 잘 해달라는 차원에서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여러가지 소회가 있고, 마음이 괴롭고 속이 상하지만, 비온 뒤 땅이 굳는다고 이번 일을 하나의 새로운 출발의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사실상 자신의 해임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기정사실화한 발언이란 분석이다. 박 장관은 "전날 해임건의안이 처리된 뒤 윤 대통령과 따로 통화했다"고도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출근길 도어스테핑에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고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전 세계로 동분서주하는 분"이라며 해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29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박진 외교부장관 해임 건의안 상정에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 원들 앞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이 본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해임건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받아들일 의무는 없다. 그러나 역대 7번째 국무위원 해임 건의를 무시했다는 정치적 부담은 감수해야 한다. 특히 다음달 4일엔 외교부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어 야당의 반발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 "장관 교체는 선 넘었다" 의견도 외교가에선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과 관련한 일부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이를 정치권이 주도한 박 장관의 해임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해선 신중한 반응이 나온다. 전직 외교부 고위 당국자들은 이날 중앙일보 통화에서 "이번 윤 대통령의 순방이 매끄럽지 않은 면이 있었고, 의전 등 다방면으로 아쉬운 부분도 보였다"면서도 "그러나 영국, 미국 등 상대국에서 문제 삼지 않는데 한국 정치권에서 논란을 키워 외교 장관의 해임을 주도하는 모습이 대외적으로 어떻게 비칠지 우려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한 전직 당국자는 "박 장관이 취임한지 네 달 밖에 안 됐고 이제 막 외교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데 본인 주도의 잘못이 아닌 일로 책임을 떠안고 물러나는 모양새가 과연 적절하냐"고 말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외교부 내에서도 "굳이 책임 소재를 따지면 순방 관련 사전 브리핑에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한ㆍ미, 한ㆍ일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못박아 발표한 게 논란의 시작인데 왜 외교부가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하나"는 반문이 나온다. 한 외교부 인사는 본지에 "국회 차원에서 대통령실 참모에 대한 해임 건의가 불가능하니 외교장관에게 화력을 집중시키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지 회의적"이라고 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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