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업무개시명령…윤 대통령 “타협 없다”

2022.11.30 방영 조회수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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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 엿새째인 29일 경기도 광명시 기아차 소하리공장을 출발한 완성 차량이 인천항으로 개별 탁송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운송을 거부하고 있는 벌크시멘트수송차량(BCT) 운송사업자와 차주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됐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도입된 화물차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이 시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건설현장·수출입 등 경제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하자 정부가 총력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30일 파업에 들어가기로 함에 따라 정부와 노조의 ‘강 대 강’ 충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불법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며 BCT 운송사업자와 차주에 대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근거해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이날 용산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윤 대통령은 먼저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 사태를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를 볼모로 삼는 것”이라며 “어떠한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다른 운송 차량의 진·출입을 막고, 운송 거부에 동참하지 않는 동료에게 쇠구슬을 쏴서 공격하는 것”을 예로 들면서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번 업무개시명령이 “법과 원칙 바로세우기”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제 임기 중에 노사 법치주의를 확고하게 세울 것”이라며 “불법행위의 책임은 끝까지 엄정하게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법 파업의 악순환을 끊어 국민의 부담을 막고자 하는 것인 만큼 국민께서 많은 불편과 고통을 받게 되실 것이지만 이를 감내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오후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한 윤 대통령의 추가 발언은 강도가 더 높았다. 윤 대통령은 업무개시명령을 의결한 뒤 “화물연대가 집단 운송 거부를 빨리 중단하고 현장에 복귀한다면 정부가 어려움을 잘 살펴 풀어줄 수 있지만, 명분 없는 요구를 계속한다면 모든 방안을 강구해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시멘트 다음으로 탱크로리와 철강 순으로 업무개시명령 대상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이날 국토교통부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제14조에 따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화물연대 조합원 중 시멘트업계의 집단 운송 거부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오늘 국무회의에서 국가 경제에 초래될 심각한 위기를 막고 불법 집단 행동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시멘트 분야의 운송 거부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 뒤 가진 브리핑에서 “집단 운송 거부로 인해 국가 경제가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며 “업무개시명령은 피해 규모·파급효과 등을 종합 감안해 물류 정상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시멘트 분야 2500명을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 정부 “다음은 탱크로리·철강”…업무개시명령 확대 예고 같은 날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 줄을 선 차량.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운송 거부 중인 시멘트 수송차량의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에게 업무개시명령이 송달될 예정이며, 이들은 명령서를 받은 다음 날 24시까지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이에 불응하면 운행정지(30일), 자격 취소 등의 행정처분이 내려지며 고발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수단인 만큼 2004년 노무현 정부 때 제도가 도입된 이후 화물업계 관련 업무개시명령이 이뤄진 건 한 차례도 없었다. 화물차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은 2003년 화물연대의 연이은 파업으로 인해 철강과 시멘트업계는 물론 수출입 등 산업계 전반에 큰 피해가 발생하면서 이듬해 비상대응책으로 마련됐다. 공정위도 이날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 행위와 관련해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 위반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법 위반 검토를 시작으로 사실상 화물연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사업자단체는 구성원이나 다른 사업자의 활동을 부당하게 강요하거나 제한해선 안 된다. 이를 어길 경우 검찰 고발이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화물연대가 집단 운송 거부에 들어가면서 동참하지 않는 조합원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참여를 강제했다면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공정위는 운송 거부 자체보다 운송 거부 강제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법 위반 혐의가 발견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조합을 사업자단체로 볼 수 있는지가 향후 위법성 판단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화물연대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조직이지만, 덤프·레미콘 등 운송기사 대부분은 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정부의 강력한 대처에 대해 일각에선 본격화하는 노동계의 ‘동투(冬鬪·겨울 투쟁)’에 정면승부를 걸어 윤석열식 법치주의를 부각하는 전략이란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업무개시명령을 계기로 노동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게 윤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화물연대는 즉각 반발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성명에서 업무개시명령을 계엄령에 견주면서 “정부의 반(反)헌법적 명령에 응하지 않을 것이며 탄압 수위가 높아질수록 강력한 투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이날 전국 16개 지역 거점에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고, 잇따라 지도부 삭발 투쟁에도 나섰다. 화물연대는 업무개시명령에 대한 명령 무효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 등 경영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한상의는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해 나가고자 했음에도 산업현장 셧다운 등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멘트 분야 업무개시명령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했고, 경총은 “시멘트 분야 이외에도 국민 생활과 직결된 철강·자동차·정유·화학 분야 등도 한계에 다다른 만큼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업무개시명령 확대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한편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30일 파업에 돌입한다. 양대 노조(서울교통공사노조·통합노조)로 구성된 연합교섭단은 29일 오후 10시쯤 사측과의 최종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파업은 1~8호선 기준으로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현일훈 기자, 세종=정진호 기자 kkskk@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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