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에 3만5000원…벌교 참꼬막이 ‘갯벌 진주’ 된 이유

2023.01.31 방영 조회수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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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군 벌교읍 꼬막정식집에서 내온 꼬막정식. 삶은 꼬막은 참고막을 쓰며, 꼬막무침과 전 등에는 새꼬막을 주로 쓴다. 프리랜서 장정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예전엔 아짐(아주머니) 한 분이 1t도 넘게 잡았제. 키로(㎏)에 1000원 하던 꼬막이 지금은 3만 원도 넘어븐께.” 지난 11일 오후 전남 보성군 벌교읍 ‘뻘배전시관’. 장동범(68) 하장마을 어촌계장이 뻘배를 타고 꼬막을 캐는 옛 사진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 활황이던 꼬막산업이 위기 상황에 몰린 탓이다. 그는 “시절 좋을 때는 한 사람이 20㎏짜리 74포대(1.5t)까지 캤는데 2004년부터 작황이 확 나빠졌다”고 했다. 그는 꼬막이 줄어든 원인으로 수온상승과 고령화, 수출에 따른 남획 등을 꼽았다. 1996년 시작된 중국 수출을 위해 대량 채취를 한 후 개체 수가 급감했다. 그는 “20년 전 40명이 넘던 하장마을 뻘배 조업자가 이제는 7명도 남지 않을 만큼 고령화가 된 것도 문제”라고 했다. 보성군에 따르면 90년대 한 해 1만t 넘게 생산된 벌교 참꼬막은 2005년 8000t까지 줄었다. 수출물량 생산에 수온 상승 등이 겹치면서 꼬막 개체 수가 감소했다. 2012년 4000t대로 줄어든 참꼬막 생산량은 2016년 200t, 지난해엔 64t까지 떨어졌다. 꼬막류 3종류. [사진 식품의약품안전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생산량이 줄자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기 시작했다. 설 대목을 앞둔 이날 벌교시장에서는 참꼬막 1㎏이 3만5000원 선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8000원 선보다 25%가량 가격이 올랐다. “꼬막값이 너무 비싸다”는 말에 어민들은 냉랭한 반응이다. 90년대 ㎏당 1000원 선이던 꼬막값이 35배 오르는 사이 채취량은 150분의 1 이하로 떨어져서다. 벌교시장 상인 최미옥(60·여)씨는 “뻘배로 잡는 참꼬막은 겨울철 최고의 별미인데도 명절 대목엔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라고 했다. 꼬막은 찬바람이 부는 11월 이후부터 이듬해 설날 전후까지가 가장 찰지고 맛이 좋다. 전라도에선 겨울철이면 홍어와 참꼬막이 있어야 “걸게(푸짐하게) 준비한 잔칫상”이라는 말을 들었다. 벌교 꼬막은 국내 수산물지리적표시 제1호인 향토 특산품이다. 꼬막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필수 아미노산이 골고루 함유돼 있다. 비타민A·비타민B군이 풍부하고, 칼슘이 많아 성장기 어린이의 건강에 좋다. 철분이 많아 빈혈을 막고 간을 해독하는 타우린과 베타인이 풍부해 숙취해소에 효과가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정래는 소설 『태백산맥』에서 ‘간간하고, 졸깃졸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그 맛은 술안주로 제격’이라고 했다. 벌교는 『태백산맥』의 주무대라는 점에서 꼬막과도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현재도 벌교읍내에는 꼬막정식집과 함께 『태백산맥』 속 남도여관인 보성여관과 태백산맥문학관 등이 있다. 참꼬막은 벌교 일대 득량만과 여자만에서 생산되는 것을 최고로 친다. 통상 어린 치패(稚貝)에서 3~5년이 지났을 때가 가장 맛이 좋다. 꼬막의 붉은색 피에는 적혈구 안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 성분도 풍부하다. 국내 꼬막류는 크게 참꼬막·새꼬막·피꼬막(피조개) 등 3종으로 나뉜다. 모두 돌조개과에 속하지만, 맛과 크기·모양이 다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2월 꼬막류의 구별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꼬막류는 둥근 부채꼴 모양이며, 크기는 참꼬막이 가장 작고 새꼬막, 피조개 순이다. 참꼬막은 패각 표면에 털이 없고, 깊은 주름골이 17~18개로 적은 게 특징이다. 쫄깃한 식감과 해산물의 풍미가 깊어 임금 수라상이나 제사상·차례상 등에 올랐다. 새꼬막은 껍질에 솜털이 있고, 참꼬막보다 얕은 주름골이 30~34개로 많다. 시중에 가장 많이 유통되며, 양념을 얹어 반찬으로 먹기에 좋다. 참꼬막과 달리 양식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생산량이 2016년 4993t에서 2020년 7432t까지 늘었다. 피조개로도 불리는 피꼬막은 참꼬막보다 배가량 크며, 주름골도 39~44개로 가장 많다. 내장액 내 헤모글로빈이 많아 조갯살이 붉다. 주로 양식으로 생산되며 일본 수출에 이어 국내 소비도 증가하는 추세다. 참꼬막 가격이 높은 것은 양식과 채취 자체가 힘들어서다. 깨알보다 작은 치패를 뿌린 뒤 3~4년이 흐르는 동안 폐사하거나 천적에게 잡혀먹히기 일쑤다. 갯벌에서 길이 2m, 폭 50㎝의 뻘배를 타고 꼬막을 캐내는 것 또한 고된 노동이다. 벌교 꼬막을 채취하는 뻘배어업은 국가중요어업유산 제2호로 지정돼 있다. 보성군은 2014년부터 종묘배양장을 건립해 참꼬막 치패를 생산·보급하고 있다. 사업 후 총 1.3t이 넘는 인공치패를 공급했으나 양식 성공률은 여전히 낮다. 치패를 받은 어가 대부분이 체계적인 관리기술이나 경제적 여건이 취약한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인공 치패·종패 보급을 지속해서 늘리면서도 갯벌복원과 자연정화를 통한 어족자원 회복을 추진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약전은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꼬막 모양은 조개, 형상은 기와지붕의 골에 비유했다. ‘고막(庫莫)은 살집이 노랗고 맛이 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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