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혈압약 있나요" 괌 태풍 강타에 韓여행객 수천명 발동동

2023.05.25 방영 조회수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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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호 태풍 ‘마와르’가 괌을 강타하면서 한국인 관광객 3000여명(외교부 추산)의 발이 묶였다. 태풍의 직격탄을 맞은 괌의 관문 안토니오 B. 원 팻 국제공항이 폐쇄되면서 인천과 괌을 오가는 모든 비행편이 결항됐기 때문이다. 공항의 피해상황은 정확히 알려지고 있지 않지만 괌 정부는 공항 정상화 시점을 다음달 1일로 보고 있다. 말레이시아어로 ‘장미’를 뜻하는 마와르는 중심기압이 925hPa(헥토파스칼)에 달하는 매우 강한 태풍이다. 미국 기상청은 마와르를 최대 지속 풍속이 시속 241km를 넘는 4등급 태풍으로 분류했다. 4등급 태풍이 괌에 접근하는 건 2002년 ‘퐁사나’ 이후 처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괌에 대한 비상선언을 승인했다. 루 레온 게레로 괌 주지사는 저지대·해안 거주 주민 15만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한국인 관광객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서로 생필품·음식을 나누면서 고립 생활을 견디고 있다. ━ "혈압약·기저귀 찾아요"…단전·단수로 식량도 부족 일부 호텔은 단전·단수 등으로 식사 제공이 불가하다고 밝히면서 투숙객들은 문을 연 마트를 찾아 컵라면·과자 등을 사 와서 끼니를 때우고 있다. 독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가족여행을 온 김모(45)씨는 25일 “어제 오후부터 걸어다니지 못할 정도로 바람이 불고 창문으로 물과 바람이 들이쳤다. 호텔 내부에 있었는데도 배를 탄 것처럼 서 있으면 흔들리는 게 느껴졌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전날보단 비바람은 약해졌지만 아직도 바람이 많이 불고 있다고 한다. 단전·단수로 식당이나 마트가 문을 닫으면서 부족한 식량과 생필품은 서로 나누며 버티고 있다. 가족여행지로 인기가 높아 노약자나 임산부·영유아가 많은 만큼 특히 약이나 분유 등이 급한 상황이다. 김씨는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들은 기저귀도 없고 분유도 없어서 서로 있는 걸 나눠쓰고 있다. 저도 오전에 잠깐 연 마트들을 찾아서 생수는 샀지만, 라면은 다 동난 상태였다”고 했다. 80대 어머니를 모시고 세 자매가 함께 괌 여행을 온 손수연(51)씨는 “엄마가 당뇨약·혈압약·무릎 약 등을 매일 드셔야 하는데 처방이 필요한 약이라 구할 수가 없다”며 “열이 나는 아기들도 많고 아픈 사람이 계속 나온다. 밤에 다 로비에 내려와있었는데 코로나19가 확산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25일 오후, 태풍 '마와르'로 할퀴고 간 괌 시내에 가로수와 건물 파편이 흩어져 있다. 독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호텔마다 투숙객들이 연장 투숙을 하게 되면서 방이 부족해 노숙에 가까운 상황에 몰리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다. 김씨는 “방을 못 구한 사람들은 호텔에서 회의실을 제공해서 간이침대를 놓고서 자기도 하고, 로비나 소파에서 자기도 했다”고 했다. 한 관광객은 “이 호텔 저 호텔을 돌아다니며 방을 찾으러다니고 있다. 체크인을 못 해 로비에서 기다리는 인원만 나를 포함해 30명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음식과 물도 부족하다. 홀을 열고 무료 식사를 제공한 호텔도 있지만, 일부 호텔은 식사를 제공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투숙객들은 라면·과자 등을 구하기 위해 열려 있는 마트를 수소문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단수된 호텔도 있어 투숙객들은 화장실 이용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장에 휴가를 내고 온 회사원들은 “이러다 직장에서 잘릴 것 같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자영업자 김모(30)씨는 “토요일부터 예약이 차 있었는데 손님들에게 하나하나 전화드려서 일정을 미루고 있다. 함께 여행 온 친구들도 회사에 상황을 설명하거나 대신 일할 사람을 구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김모(41)씨는 “우선 가지고 있는 연차를 전부 소진하고 아이들 학교에도 사정을 설명했다. 완전히 갇혔다. 귀국편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6월 1일까지 공항 복구…연이어 결항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항 정상화 시점이 계속 미뤄지면서 관광객들은 항공권을 새로 끊었다가 취소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우선 이틀 결항 공지를 냈고, 공항 복구에 시일이 걸리면서 하루이틀씩 더 길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처님오신날 연휴 괌 여행 상품들도 순차적으로 취소되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당장 오늘내일 출발하는 상품들은 취소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태풍으로 결항이 되더라도 하루이틀 정도였는데, 이렇게 긴 기간 영향을 미친 건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여행사들은 “내부 논의를 거쳐 현지 체류객들에게 보상할 예정”이라고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 하갓냐 출장소의 공관 직원 3명 전원이 비상근무 중”이라며 “태풍에 따른 단전·단수와 비행기 결항으로 불편한 점이 있긴 하나, 우리 국민 안전에 큰 어려움이나 지장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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