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인근에 집결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 대표에 대한 영장심사를 진행중이다.
2023년 9월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구속 심사를 받으러 가기 위해 서울 중랑구 면목동 녹색병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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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팡이 짚은 채 병원 나서…휘청거리기도
이 대표는 이날 오전 8시 30분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 중랑구 면목동 녹색병원을 나섰다. 노타이 정장 차림에 지팡이를 짚은 채 천천히 걸어 나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단식에 들어갔고 24일 만에 중단한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미리 모인 민주당 지도부 10여 명(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 등)이 한 줄로 도열해 이 대표를 배웅했다. 이 대표는 한 명 한 명에게 악수했다. 이 대표는 오른손잡이인데, 오른손으로 지팡이를 짚은 탓에 왼손으로 악수를 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한 때 이 대표 몸이 휘청거렸고, 지켜보던 고민정 의원이 울먹이는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 대표는 멀리 보이는 지지자 수 명을 향해 손을 든 뒤 검은색 SUV를 타고 법원으로 이동했다. 한 지지자는 “대표님 힘내십시오. 우리가 함께하겠습니다”라고 소리쳤다.
2023년 9월 26일 오전 10시 4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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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가 차 안에 있던 오전 9시 서울중앙지법 정문 인근에선 지지자 50명 가량(더민주전국현신회 등 주최)이 ‘청렴하다 이재명’ ‘결백하다 이재명’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집회를 열었다. 차량에 달린 스크린에는 ‘우리가 이재명이다’ ‘이재명은 죄가 없다’ ‘구속영장 기각하라’ 문구가 나타났다.
이 자리에서 이재강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윤석열이 대통령 되면 온 국민이 고통받는다고 예언했는데 현실이 됐다”며 “검찰 세력이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걸 끊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재직할 당시 함께 일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부 송지윤(52)씨는 “정상적인 법원이라면 구속영장을 기각할 것이다. 이따 영장 심사가 끝난 후 이 대표가 대기하러 구치소(서울구치소)에 갈 때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 도착 시각이 가까워지면서 참가자 수는 100명 이상으로 불었다. 초조함에 다리를 떨거나 얼굴을 감싸는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지지자들은 이날 오후 6시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도 집회를 열 예정이다.
주변에선 이 대표 구속을 촉구하는 집회(신자유연대 주최)가 개최됐다. 참가자 30명가량은 ‘이재명 구속으로 조용히 살고 싶다’ 등의 현수막을 들었다. 한 참가자는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평화를 위해 필요한 건 이재명 구속”이라며 “개딸들(이 대표 지지자들)도 구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피커에선 ‘이재명 구속’ 음성이 반복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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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질문에 이재명 묵묵부답한 채 심사장 들어가
서울중앙지법 서관 앞에는 200명 안팎의 취재진이 포토라인을 만들고 기다렸다. 이 대표가 탄 차량은 예정된 영장심사 시작 시각을 넘긴 10시 4분 도착했다. 교통혼잡 때문에 늦었다. 이 대표는 차량에서 내린 뒤 우산을 직접 들고 지팡이를 짚으며 천천히 법원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법원에서 휠체어를 준비했으나, 이 대표는 마다했다. 기자들이 “한 말씀 해주시죠”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해 어떻게 방어하실 건가요” “김인섭(브로커)과 마지막 연락이 언제인가요” 등의 질문을 했지만, 이 대표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영장청구는 황당무계하다”고 밝힌 걸 마지막으로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영장 심사 결과는 이르면 이날 밤 나올 전망이다.
김민중·김철웅·신혜연·이찬규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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