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산의 한 전문대가 교수들을 다른 학과로 무더기 발령내 논란이란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대학측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이라 주장하지만,
사실상 급여가 많은 정년교수들의 퇴직을 종용하는 대학의 횡포가 아니냐는 의심을 낳고 있습니다.
김건형 기자입니다.
<기자>
법학박사가 반려동물보건과 학생들을가르치고, 언론학박사가 부동산과, 관광학박사가 경찰경호탐정과 강의를 하는 대학이 있습니다.
부산의 한 전문대는 지난 3월 하순 교수 17명의 학과를 바꾸는 발령을 냈습니다.
학과의 벽을 넘는 융합교육으로 전문대 위기를 대처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학사유연화를 강조하는 교육부 정책과도 맞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일부 교수들과 학생들은 강하게 반발합니다.
융합교육에 대한 사전협의나 제대로 된 준비도 없는 일방적인 조치에 교수와 학생 모두 피해를 입게 됐는다는 겁니다.
{:B모 씨/OO전문대 재학생/"이제 다중 소속이라면서 (교수님들이) 일단 소속은 (다른과로) 옮겨가셔서 이제 저희과 학생 정보는 열람도 못하시거든요."}
{A 교수/비전공 학과 발령/"전공 교수들이 상담도 하고 학습의 동기 부여도 좀 해주고 상담이 이뤄져야 되는데 지금 아예 그냥 학생들과 이제 관계가 단절된 상태니까.."}
학교측은 발령을 낸 지 열흘도 안되는 교수 2명을 다시 다른 학과로 발령내기도 했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각 학과의 필수전임교원확보율도 제대로 챙기지 않았던 탓입니다.
얼마나 무턱댄 인사였는지를 짐작할만한 대목입니다.
때문에 사실상 정년교수들의 퇴직을 강요하는 학교측의 갑질이란 주장까지 제기됩니다.
해당 대학 교수 가운데 연봉 4천만원이 넘는 옛 호봉제 전환 정년 교수는 모두 10명!
그 가운데 8명이 이번 발령명단에 포함됐습니다.
실제 명단에 오른 교수 2명은 곧바로 명예퇴직을 신청했습니다.
{채명진/전국교수노조 00대 지회장/"누가 봐도 나가라는 소리거든요. 돈 많이 받으니까 돈 적게 드는 계약직 교수들 많이 뽑을 수 있으니까 너희들 나가라 그 소리로 밖에 안들리니까.."}
해당 대학의 전임교수는 크게 줄었습니다.
3년전 85명에 달하던 교수가 이젠 고작 48명 뿐입니다.
대신 겸임이나 초빙교수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인사는 지난 2019년 교육부 감사 결과 입시비리 등으로 파면됐던 학교설립자 2세인 전임 총장이 행정소송 등을 통해 다시 취임한 직후 이뤄졌습니다.
KNN 김건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