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시 잃으면 하마스는 끝"…최후 격전지 부상한 칸 유니스

2023.12.06 방영 조회수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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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화염이 치솟는 칸유니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마지막 보루로 알려진 가자지구 남부 중심도시 칸 유니스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칸 유니스 바로 북쪽에는 이스라엘군 진지가 세워지고 있으며, 외곽 일부 지역에는 이미 이스라엘 탱크와 병력이 진입했다고 한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가자지구 최대도시인 가자시티가 거의 점령된 상황에서 제2 도시인 칸 유니스마저 빼앗기면 하마스는 더는 조직적 저항이 힘든 처지에 놓일 수 있다고 5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주요 본거지를 모두 잃고 가자지구 중부 곳곳의 작은 거점들과 이집트 접경 등지로 세력이 산산이 흩어진 채 이스라엘군에 둘러싸여 각개 격파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코비 마이클 선임 연구원은 "칸 유니스를 잃으면 하마스는 끝이다. 가자지구 내에 일부 영역들이 남아 있을 수 있지만 중심을 상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칸 유니스는 이스라엘의 제거 대상 목록 1순위에 올라 있는 하마스 최고위 인사 야히야 신와르의 고향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7일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1천200여명을 살해하고 240명을 납치한 사건의 배후로 알려진 신와르는 현재 다른 지도부와 함께 칸 유니스 아래 땅굴에 은신 중이라고 한다. 가자지구내 하마스 최고위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당시 공격에 가담했던 하마스 무장대원 다수가 칸 유니스 출신이고 이스라엘 본토에서 테러를 벌인 뒤 칸 유니스로 돌아간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칸 유니스 일대에만 하마스 4개 대대가 활동 중이라면서 이 부대들은 가자시티의 병력과 함께 하마스 주력을 구성하는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10월 말부터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을 벌여온 이스라엘군은 북부 대부분을 점령하고 약 5천명의 하마스 대원을 사살했다. 그러나 전쟁 전 하마스 전체 병력은 3만명으로 추산됐으며, 신와르를 비롯한 최고위급 인사는 아직 붙잡히거나 사살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와 함께 핵심 전력을 남부로 빼돌렸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칸 유니스 아래로는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만큼 이들 대다수는 배수진을 친 채 이스라엘군과의 결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4일부터 7일간 이어진 일시 휴전 기간에 석방되지 못한 나머지 인질 140여명도 대부분 칸 유니스 모처에 억류돼 있다고 본다. 문제는 칸 유니스에 있는 수많은 민간인이다. 전쟁 이전 40만명이 사는 도시였던 칸 유니스의 인구는 북부에서 밀려온 피란민들로 인해 현재 100만명이 훌쩍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구가 밀집한 상황에서 좁은 골목길을 누비며 시가전을 벌인다면 엄청난 규모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 하마스 군사시설 상당수가 주택가나 병원 등 민간 시설 아래 숨겨져 있다는 점도 민간인 피해 우려를 키우는 배경이다. 전쟁 전 알마와시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하마스 무장대원의 모습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마스는 칸 유니스 지하에 거미줄같이 뻗어있는 땅굴에 언제든 몸을 숨길 수 있기에 폭격 등을 가했다간 자칫 민간인만 숨지는 결과가 초래할 수도 있다. 실제, 가자지구에선 이번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 대원 1명당 민간인 2명꼴로 목숨을 잃고 있다고 한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현재까지 약 1만5천900여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밝힌 상태다. 이스라엘군은 4일 칸 유니스 일대에 피란을 권고하는 유인물(삐라)을 살포한 데 이어 5일에는 칸 유니스 동부와 북부 일대 주민들에게 전화와 소셜미디어 등으로 이 지역에서의 작전이 임박했다며 즉시 대피하라고 권고했다. 긴장이 고조되면서 칸 유니스에는 국제사회의 구호물자 전달이 중단됐다. 현지 주민 나세르 카셈은 "밤 내내 포탄과 로켓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면서 "혼란 그 자체다. 사람들이 학교에 침입해 강제로 구호물자를 빼앗는 등 끔찍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 동쪽에선 시가전이 시작되고 피란민을 수용 중인 유엔 학교에서조차 주변에 가해진 공습에 사망자가 나오면서 주민들은 가자지구 남쪽 끝단 도시 라파로 속속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지중해 연안 알마와시 지역을 '안전지대'로 지정했으나 생존에 필요한 기반시설이 부족한 황무지인 까닭에 이집트를 통해 국제사회의 구호물자가 반입되는 라파를 택한 피란민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칸 유니스에서 라파로 피란한 어린이들을 위해 임시피란처를 만드는 어른들 [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유엔은 전쟁 전 28만명이었던 라파의 인구가 일시적으로 100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칸 유니스에서 수만명의 피란민이 일시에 몰려오면서 라파 곳곳에는 텐트가 늘어섰고 인도에서 잠을 청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방값은 10배 이상으로 올랐고 식량과 식수, 조리용 연료 가격도 급등세다. 칸 유니스에서 피란해 왔다는 마라 자말라는 "너무나 혼잡하다. 모든 이가 앞다퉈 칸 유니스에서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안보·위험관리 컨설팅업체 르벡의 정보 부문장 마이클 호로비츠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점령전에서와 마찬가지로 여러 방면에서 도시를 둘러싼 채 출입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칸 유니스 주변에서 가자지구 중부와 남부 어디로든 공격을 가할 수 있는 확고한 거점을 구축하는 듯 보인다면서 국제사회의 압박이 커지면서 장기간의 저강도 분쟁에 들어갈 상황에 대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걸 느끼고 입지를 확보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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