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가 파트너를 이뤄 자유롭게 추는 라틴 댄스의 일종 '바차타'. 열정적이고 관능적인 움직임이 특징입니다. 그런데 이 춤을 가르치던 강사가 수강생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제보가 어제(23일) JTBC '사건반장'에 보도됐습니다.
수강생인 제보자들은 “신체접촉이 불가피한 춤이긴 하지만 강사가 했던 신체접촉은 춤을 배우는 데 필요한 정도의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춤을 배웠다는 제보자는 “강사가 '섹시한 의상을 입고 와달라'고 주문하는가 하면, 상의 단추를 다 풀고 속옷도 다 안 입은 상태에서 춤을 추게 시켰다”고 전했습니다. 이 상태에서 춤을 추면 자신의 몸을 밀착하거나 신체에 손을 넣는 등의 행위를 이어갔다는 겁니다. 이 강사는 의상을 정해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매일 전화해서 일상을 확인하고, 친구도 만나지 못하게 하는 등 모든 걸 관리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3월부터 수업을 받은 또 다른 제보자의 주장 역시 비슷했습니다. 이 제보자는 강사에게 “하지 말라”고 진지하게 얘기한 적도 있다는데요. 이때 강사는 제보자에게 “인생을 즐길 줄 모른다”, “왜 이렇게 고리타분하냐”라며 무안을 줬다고 합니다.
제보자들은 “수업이 지하실 같은 연습 공간에서 일대일로 이뤄졌기 때문에 거부하면 더한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또 이 강사가 라틴 댄스계에서 유명한 인물이라 “내가 너무 예민하고 보수적인가”하는 생각에 참아왔던 것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제보자들 외에 다른 피해자들도 모여 이 강사를 경찰에 고소했다고 합니다. 강사는 사건반장 제작진에게 “신체접촉은 있었으나 강제로 하지 않았다”며 “제보자들이 제보한 이유는 수업료를 환불받기 위해서다”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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