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처음부터 코스 설계 잘못"…골프장 실명 사고 재수사

2024.04.21 방영 조회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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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년 전 강원도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카트에 앉아 있던 30대가 날아온 골프공에 맞아 한쪽 눈을 실명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당시 공을 치라고 했던 캐디만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골프장이 애초에 잘못 설계된 탓도 있기 때문에 골프장 측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피해자가 항고했고, 검찰이 사건을 다시 수사하라고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이윤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원주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골프장입니다. [골프장 홍보 음성 : 해발 400m 천혜의 청정지역 힐링 골프장 45홀 OOO컨트리클럽입니다.] 30대 여성 A씨는 지난 2021년 10월, 지인들과 골프장을 찾았습니다. 끔찍한 사고는 4번 홀에서 일어났습니다. 이곳은 처음 공을 치는 드라이버 티샷 위치보다 10미터 앞 왼쪽 방향에 카트를 세우는 구조였습니다. 안전을 위해 옆이나 뒤에 주차하는 일반적인 골프 코스와 달랐습니다. 당시 A씨는 캐디 안내에 따라 다른 여성 지인과 함께 카트 뒷자리 구석에 앉아서 대기했습니다. 해당 코스 왼쪽엔 높은 산이, 오른쪽엔 낭떠러지가 있어, 보통 카트가 있는 왼쪽 방향으로 공을 치는 곳입니다. 남성 B씨는 캐디 안내에 따라 공을 쳤습니다. 처음 친 공이 코스 밖으로 나가자, 캐디는 "한 번 더 치라"고 권유했습니다. 이때 친 공이 강하게 왼쪽으로 휘었고, 카트 어딘가에 부딪히고 튕겨 A씨 눈에 맞았습니다. A씨는 안구 적출을 해야 할 정도로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사고 이후 A씨는 골프장 대표 등 경영진과 캐디, 그리고 B씨를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검찰 판단은 달랐습니다. 캐디만 기소한 겁니다. B씨는 캐디 안내에 따라 공을 쳤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고 봤습니다. 골프장 경영진의 경우 캐디들에게 수시로 안전교육을 했고, 해당 코스에 대해 강원도 승인을 받았다는 이유 등으로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최근 법원은 유일하게 기소된 캐디에 대해 금고 6개월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피해자 측은 골프장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서울고등검찰청 춘천지부에 항고했습니다. 처음부터 골프장 코스 설계가 잘못돼 언젠가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깁니다. [김영미/피해자 측 변호사 : 사람들을 모두 내리게 해서 뒤로 오도록 교육만 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일단 카트가 앞에 세워져 있으면, 그 카트가 쇠로 되어 있잖아요. 쇠에 맞고 공이 사방팔방으로 튈 수 있는 건데, 그게 튀어서 뒤로 올 수도 있는 거잖아요.] 골프장 측이 카트 주차 공간에 안전망 설치 등 최소한의 조치를 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강원도청 관계자는 취재진에 골프카트 주차 위치 등은 허가 내용과 무관하다며, 검찰 판단과 다른 설명을 했습니다. [강원도청 관계자 : 최소한의 시설 기준을 갖췄으면 그냥 인허가를 해주는 거예요. (골프카트를) 거기다 세우라고 승인해 준 게 아니죠. 우리한테 사업계획서 갖고 올 때 그런 내용 자체가 없는데요.] 오히려 골프장 측에 여러 차례 경고했다고 했습니다. [강원도청 관계자 : 저희가 매번 점검 갈 때마다 항상 얘기하는데 플레이어보다 사람이 앞에 있으면 안 되거든요. 본인들이 카트를 그렇게 세웠잖아요. 본인들 운영상의 과실인 거죠.] 골프카트는 반드시 골프를 치는 사람 뒤에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강원도청 관계자 : 이런 사고는 아니지만, 카트에 있던 핸드폰이 파손되거나 그런 경우들이 있는데 골프장에서 보험 처리 안 해주면 그건 저희가 골프장에 전화하거든요.] 고검은 현장 검증 등을 거쳐 재기수사를 명령했습니다. 다시 수사하라는 겁니다. 골프장 측은 취재진에 "코스 자체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캐디 및 골프장 측 관계자 : 기준을 맞춰서 설계해 허가받은 거고, 20년간 사고가 안 났으니까요. 골프장도 거기서 사고 날 거라고 예측할 수는 없었던 것 같아요.] 타구자가 문제란 취지의 주장도 했습니다. [캐디 및 골프장 측 관계자 : 왼쪽으로 과연 그렇게 칠 수 있을까? {초보자는 당겨치면 그렇게 될 수도 있죠.} 당겨쳐서 정상적으로 날아가는 공으로는 이게 생크가 나거나 어디 다른 쪽에 맞았을 텐데…{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사고가 안 나죠. 항상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사고가 나니까요.} 비정상적으로 쳤을 때도 그 정도 각도를 칠 수가 있을까? 저는 그게 좀 의아스럽더라고요.] 코스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던 골프장 측은 사고 이후 카트를 뒤편에 주차하도록 코스를 변경했습니다. 피해자 측은 "사고 이후 공사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위험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영미/피해자 측 변호사 : (피해자는)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한다는 거로 인해서 엄청난 트라우마와 대인관계에서도 장애를 겪고 있고, 엄청난 트라우마로 인해서 정신과 치료를 계속 받고 있어요.] 취재진은 최초 수사 검사와 타구자 측에도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VJ 한재혁 / 영상디자인 조승우] 이윤석 기자 , 강경아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JTBC 2024042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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