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과 불법도박, 범죄의 공생] ①불법도박 사이트 구조는
16살 ‘태평양’ 취재팀에 메시지 보내
타 사이트 운영자 제거위한 정보 넘겨
박사방에서도 유별난 홍보 행태
“수익 규모 매력적이었을 것”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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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 홍보 사이트 두 개랑 야동방 운영자 정보 땄는데, 경찰에 넘겨주실 수 있나요.’
지난해 12월22일 <한겨레>가 성착취 관련 제보를 받기 위해 개설한 텔레그램 계정에 뜬금없이 이런 메시지가 떴다. 보낸 사람을 확인해보니, ‘박사’ 조주빈(24)씨와 함께 ‘박사방’을 운영하던 ‘태평양’ 이아무개(16)군이었다. 이군은 회원이 수천명에 달하는 ‘태평양원정대’ 방 등을 운영하며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을 유포하다가 지난 3월 경찰에 체포됐다. 그런 그가 해킹 코드를 심어 누군가의 아이피(IP) 주소와 ‘브라우저 지문’(웹페이지 이동이나 아이디 로그 기록 등 접속 정보)을 확보한 뒤 <한겨레>에 경찰 신고를 부탁한 건, 본인이 일하는 불법도박 사이트 ‘영업’에 방해가 되는 다른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자를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이군은 왜 갑자기 불법도박 사이트 관련 활동을 한 걸까. 애초 이군은 박사방에서 불법도박 사이트 ‘c○○p’를 여러 차례 홍보하는 등 성착취 텔레그램 방에서도 유별난 행태를 보였다. <한겨레>와 함께 이군의 홍보 메시지들을 분석한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자 박정우(가명)씨는 “이군의 행태는 전형적인 불법도박 사이트 ‘총판’의 행태”라고 지적했다.
총판은 기업 형태로 운영되는 불법도박 사이트의 한 직책이다. 복수의 투자자로 구성된 ‘사장’들이 있고, 이들에게 지원금을 받으며 활동하는 ‘대총판’들이 있다. 대총판 밑에서 총판들이 홍보와 모객을 책임지고 회원을 모은 뒤 가입자 수에 따라 수익을 배분받는다. 대총판과 총판은 월급제 홍보팀원들을 따로 쓰기도 한다. 회원들의 충전 금액을 환전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사무직원들도 있다.
이군은 텔레그램 방에서 불법도박 사이트와 성착취물을 연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