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부터 강원 영동과 산지에 '양간지풍'이 붑니다. 해마다 봄철에 부는 이 지역 특유의 바람입니다. 태풍급 강풍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내일까지 산지에 순간 최대 시속 90km, 해안가에도 시속 70km 이상 강풍이 쌩쌩 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럴 때 불이 나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습니다. 다행히 올봄에는 대형 산불이 없었는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산 가까운 곳에서 담배꽁초 함부로 버리거나 쓰레기 태우는 등의 행동은 절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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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쓰러졌고 신호등은 위태롭습니다.
미시령 고갯길 표지판은 아래위로 흔들립니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은 앞으로 나아가기도 힘듭니다.
해마다 봄이면 강원도에 불어오는 강한 바람, 이른바 '양간지풍'입니다.
오늘 밤부터 다시 이 양간지풍이 예고됐습니다.
기상청은 강원 영동과 모든 산지에 강풍 예비특보를 내렸습니다.
내일까지 순간풍속 시속 90km 넘는 바람이 불어옵니다.
봄철 우리나라 남쪽에 고기압, 북쪽에 저기압 배치가 만들어지면 서에서 동으로 바람이 붑니다.
이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빨라지고 고온 건조해집니다./
봄이면 반복되는 대형 산불 주범입니다.
[황서현/ 강원도소방본부 예방안전과]
"나지 않을 불도 나게 하고 금방 꺼질 불도 대형 화재로 만들어주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오늘내일을 잘 넘기면 큰 산불 위험은 확연히 줄어듭니다.
공기가 건조하지 않은 상태고, 산에 새잎이 자라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사람입니다.
지난해까지 최근 3년 강원 지역 화재 절반 가까이는 '부주의' 때문에 났습니다.
[황서현/ 강원도소방본부 예방안전과]
"불이 활활 타는 걸 어디에다가 버려서 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이걸로 불이 날까?' 아무 생각을 안 하던 그런 것으로 인해서…"
특히 조심할 건 담배꽁초입니다.
500도가 넘는 담뱃불과 바람, 그리고 낙엽이 만나면 쉽게 불꽃이 일어납니다.
소방이 실험했더니 1분 40초면 연기가 났고, 8분이 지나면 걷잡을 수 없었습니다.
바람이 빠르고 강할수록 불은 더 빨리, 더 멀리 번졌습니다.
올봄 대형 산불 없이 지나가려면 오늘내일 우리가 조심해야 합니다.
(취재기자 조승현, 영상취재 박용길)
조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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