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CEO보험'과 '금수저' 설계사 - 탈세 비즈니스의 탄생

2024.05.19 방영 조회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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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속세 "자식이 한 명 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상속 증여 절세 강의. 수백 명이 몰려들어 대형 강의실이 순식간에 꽉 찼고, 바닥에 앉아 내용을 받아 적는 사람도 있습니다. 2022년 한 해 상속·증여 재산은 188조4천억원. 5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습니다. 1인당 상속 재산은 평균 40억원, 증여 재산도 36억원에 이릅니다. [☏ 금융사 개인자산관리 담당자] "근래에는 부동산 가격의 단기간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서 기본적으로 상속·증여에 대한 상담이나 세미나, 이런 니즈(요구)들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산 가격이 상승하며 상속세를 내야 할 사람이 늘어나자 관련 행사나 강의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겁니다. [절세 특강 참석자] "나의 자산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이제 상속을 하게 되거나 이렇게 됐을 때 이게 줄어드는 게 크니까. 그런 말도 있긴 있더라고요. 이제 자식이 한 명 더 있다. 국가. 국가한테 세금을 내야 되기 때문에 이제 가져가는 자식이 또 한 명 더 있다." 그러면서 편법과 탈법의 경계선에서 세금을 줄이는 걸 도와주는 사업 모델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해외 보험 상담사] "불법으로 진행하는 게 절대 아니라는 거예요. 모든 건 서류로 다 검증이 되는 건데. 그렇게 되면 저는 감옥 가겠죠." [정세은/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소득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탈세를 하려고 하고 그래서 실제로는 탈세를 하기도 하고, 구멍을 찾아서. 가만히 내버려두면 그게 정상인 줄 알고 더 해요. 그리고 더 신종 기법이 발생하고. 지금 위험한 수위까지 갔어요. 저는 그거를 국가가 방치했다." ■ "안 걸립니다!" ◀ 이휘준 ▶ 안녕하십니까. 이휘준입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이른바 '탈세 비즈니스'의 실태를 추적합니다. 정동훈 기자 나와있습니다. 정 기자, 세금을 덜 낸다고 무조건 탈세는 아니잖아요? ◀ 정동훈 ▶ 네, 맞습니다. 공제 요건을 갖춰 세금을 감면받는 건 절세입니다. ◀ 이휘준 ▶ 그럼 어떻게 이 문제를 취재하게 된 겁니까? ◀ 정동훈 ▶ 요즘 세수 부족 문제가 심각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과세망에 구멍이 없는지 살펴보게 됐는데요. 세금을 덜 내고 싶은 자산가들의 욕구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시장을 발견했습니다. ◀ V C R ▶ 한 금융사에서 열린 절세 전략 세미나입니다. 그런데 미술품 대여업체 대표가 강사로 나왔습니다. 미술품을 빌려 회사 안에 걸어두면서 비용처리를 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미술품 대여 업체 대표] "미술품 렌탈로 내가 비용 처리를 한번 해보겠다 하시는 분들이 최근에 굉장히 많고. 결국에는 세율을 낮추는 게 목적인 거죠. 한도는 매출의 3~5% 정도. 예를 들어서 매출이 100억(원)이다. 그러면은 3~5억(원) 정도 미술품 렌탈에 적당합니다." 그러다가, 아리송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미술품 대여 업체 대표] "법인 입장에서 좋은 거는 법인 자금을 좀 활용하실 수 있다. 이렇게까지만 좀 말씀을 드리고. 궁금하신 부분들 좀 따로 좀 풀어드리고." 따로 풀겠다는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미술품 대여업체를 찾아가봤습니다. 진짜 작품의 복사본인 '포스터' 이야기를 꺼냅니다. [미술품 대여 업체 대표] "이제 렌탈이 나갈 때 5천만 원짜리 진짜 작품이랑 포스터가 같이 나가요. 계약이 끝났을 때 작품을 반납을 하는데 반납을 포스터로 반납을 하는 거예요. 그러면 진짜 작품은 이제 대표님이 가져가시는 거고. 그걸 이제 시장에 판매를 하셔도 되고, 이제 갤러리로 리세일(재판매)하셔도 되는 거죠. 그거는 이제 대표님한테 드리는 거예요. 네네네." 5천만 원짜리 그림이 있다고 하면, 회사가 이상하게도 작품 가격에 맞먹는 5천만 원을 임대료로 냅니다. 그러면 대여업체는 진짜와 복사품 2개를 빌려줍니다. 회사에는 보통 복사품이 걸리고 진짜 작품은 법인 대표가 보관합니다. 임대 기간이 끝나면 대여업체는 복사품만 가져갑니다. 진짜 작품은 은근슬쩍 법인 대표가 소유합니다. 회사는 미술품 대여 명목으로 비싸게 비용 처리를 하면서 법인세를 덜 내고, 법인 대표는 회삿돈으로 추적이 힘든 재산인 미술 작품을 소유하게 되는 겁니다. [미술품 대여 업체 대표] "선물 받았다고 하면 되는 거예요. 왜냐면 이게 작품이기 때문에 등기를 하지 않아서. 그런 부분들이 조금은 자유롭죠. 기록이 없잖아요. 현금을 받았다는 기록이 없기 때문에. 아니죠. 그래서 저희가 리세일(재판매)하는 거에 대한 자료를 남기지 않는 거예요. 계약 서류는 렌탈 계약만 관련된 것만 있죠." '걸리지 않는다'고 유혹하는 탈세 컨설팅은 또 있습니다. K-OTCBB. 우리나라 비상장 법인들의 주식 호가를 볼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10년 전, 금융투자협회가 비상장 기업들의 주식 거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인터넷에서 K-OTCBB를 검색해 봤습니다. 한 법인 경영 컨설팅업체가 올려놓은 "기업 상속세 절감 솔루션"이라는 게시글이 나옵니다. "K-OTCBB로 기업의 상속세를 상당비율로 낮출 수 있다"고 해놨습니다. 전화를 걸어 중소기업 상속 문제를 상담받고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경영 컨설팅 업체 직원] "비상장 주식이라는 거는 사실 거래가 이루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거래를 발생시켜서 시가를 만드는 거예요. 주식 가치를 좀 낮춰서 그래서 이제 증여를 하는 방식이에요." 매도자와 매수자가 미리 짠 가격에 주식을 사고팔아 주가를 떨어뜨려 상속세를 낮출 수 있다는 겁니다. 속칭 통정매매이지만, 문제 될 일이 없다고 안심시킵니다. [☏ 경영 컨설팅 업체 직원] "저희가 이미 여러 건들을 하고 있어서 문제 되지 않습니다. 합법적인 걸로 인정이 된 거라서 저희가 하는 거예요. 안 걸리니까 괜찮죠." 약속을 잡고 실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대표와 함께 이 컨설팅 업체 임원을 직접 만났습니다.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되는 상속세나 증여세의 성격을 이용하기 위해 주식 가격을 1/10까지 떨어뜨린다고 합니다. 부모가 운영하는 법인의 실제 가치는 변한 게 없어도, 자녀에게 물려주는 이 법인의 주식 시가는 떨어지면 그만큼 상속세나 증여세가 줄어듭니다. [경영 컨설팅 업체 직원] "대략 한 10분의 1 정도는 떨어뜨립니다. 100억(원)을 증여하려면 세금 한 30~40억(원) 나와요. 그거를 이제 10분의 1로 떨어뜨리면 3억(원)입니다. 그럼 충분히 내고 증여하실 만하죠. 그렇지 않을까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주식 거래는 컨설팅 업체 직원들끼리 1년여에 걸쳐 차근차근, 여러 차례에 나눠 진행한다고 합니다. [경영컨설팅 업체 임원] "적어도 (전체 주식의) 5% 이상은 일어나야 됩니다. 저희를 이용하셔서 저희 두 사람이나 아니면 또 다른 한 사람 저희 회사에 집어넣어서, 네 사람에서 거래가 일어나면 1%씩 주고, 주고, 주고 하면 4%가 일어나죠. 한 달에 4%씩 하면 1년이면 48%의 거래가 그러면 거래가 끝나죠." 컨설팅 비용은 줄여준 세금의 10%. [경영컨설팅 업체 임원] "2억(원) 정도 들어갑니다. 그 이유가 있어요. 지금 제가 일반적인 기준으로 이제 100억(원) 이상 되시는데. 증여를 하셨다고 치면은 한 30억(원) 이상의 세금이 발생되겠죠. 근데 이거를 하게 되면 10분의 1로 줄게 되니까 3억(원)으로 줄어듭니다. 그러면 한 27억(원)의 차액이 발생했죠? 거기에 10%라고 생각을 하시면 맞습니다."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자, 또 다른 방법을 알려줍니다. 보험을 이용해도 된다는 겁니다. [경영컨설팅 업체 임원] "단독으로 처리하기에는 세금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이 보험사의 금융상품도 이용을 합니다. 이를테면 회사의 이익잉여금이 많아요. 근데 그 돈 내가 가져오려면 급여, 상여금, 배당금 세율이 한 30~40% 무조건 나와. 근데 금융사를 통해서 하시면요, 세율이 달라집니다." ■ 'CEO 보험'의 비밀 ◀ 이휘준 ▶ 보험을 이용한다고요? 보통 예상하지 못한 사고, 이런 일에 대비하려고 보험에 가입하는 거잖아요. 선뜻 이해가 잘 되지는 않습니다. ◀ 정동훈 ▶ 저도 그 부분이 의문이었는데요. 그래서 물려줄 거액의 재산이 있는 기업가들을 수소문해서 탈세에 악용되는 보험의 실체를 따라가 봤습니다. ◀ V C R ▶ "기업경영인의 세금해결사" 한 보험 판매 대리점이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돌린 제안서입니다. 첫 장부터 "대표가 회사로부터 자금을 가져오는 방법"이라고 돼 있습니다. "설계사 코드, 자격 취득"이 "핵심"이라며, "3년마다 1억 원을 공짜로 가져오는 획기적인 방법"이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 A 보험 대리점 직원(중소기업 대표와 통화)] "비자금 만들려고 하시는 회사들도 많아요. 그거는 이제 직원분들이 하시는 경우들도 있으시고요. 상속을 생각하시고 아니면 그냥 생활비 쪽으로 생각하시면 사모님이 하실 수도 있고 대표님 자녀분이 하실 수도 있고." 이게 무슨 말일까? 20대 아들을 둔 중소기업 대표 박 모 씨(가명)는 아들의 결혼 자금 마련을 고민하던 중에, 보험 대리점 직원으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박OO (가명)/중소기업 대표] "이런 상품이 있는데 이거 하면 회사에도 도움이 되고 또 (아들이) 그 수당도 챙길 수 있고 하니까 일석이조로 좋다. 이제 솔깃하게 제안하니까 거절하기가 쉽지는 않더라고요." 복지 차원에서 회사가 임직원들을 보험에 가입시켜주는 제도를 활용해 고액 보험에 가입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회삿돈으로 월 보험료 750만 원짜리 법인 대표 생명보험에 가입했다가 3년만 기다려 중도해지를 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이러면 보통 납입한 보험료의 절반 가까이 돌려받지 못하게 되지만, 이 돌려받지 못하는 손실금 만큼을, 아들한테 보험 모집 수당으로 챙겨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아들이 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일까. 아들을 보험 설계사로 등록하는 작업을 진행한 겁니다. [박OO(가명)/중소기업 대표 아들] "(보험 설계사 자격증) 따야지 진행이 되는 거니까 꼭 따야 한다고 했죠. 한 달에 두 번인가 시험 날짜가 있는데 이번 거에 못 따면 또 날짜가 2주 뒤로 미뤄지니까 한 번에 따야지 저희가 계획한 날짜대로 진행할 수 있으니까 꼭 따라고." 대리점 직원은 교재와 시험 일정까지 챙겨줬습니다. [박OO (가명)/중소기업 대표] "그 직원이 뭘 공부해야 한다는 그 책까지 주고 시험 장소까지 다 안내해 줘서 한 1주일인가 공부하고 그냥 바로 합격하더라고요." 아들이 시험에 합격한 후, 회사는 곧바로 CEO정기보험을 가입했습니다. 실제로 보험 증권에 명시된 보험 담당자가 박 대표의 아들 박 모 씨로 돼 있었습니다. 보험 모집 대가로 아들이 대리점에서 받게 될 수수료가 명시된 약정서도 체결했습니다. 3년간 총 1억1천3백여만원. 얼마 뒤, 박 대표 아들 통장에는 1차 분 수당, 6천4백여만원이 들어왔습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이 모 씨도 다른 보험 대리점 직원으로부터 비슷한 제안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 대리점 직원은 회사의 이익을 자녀한테 배당하면 20% 넘는 세금을 내야 하지만, 자녀를 설계사로 끼고 보험을 들어 모집 수당을 받으면 개인사업자 소득세 3.3%만 내면 되기 때문에 세금을 확 줄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OO (가명)/중소기업 대표] "설득을 하려고 몇 번 왔어요. 그 짧은 시간에 계약하려고 온다 온다 해서 바로 온 게 한 서너 번 왔을 거예요." 결국 이 대표도 월 보험료 1천만 원짜리 '경영인 정기 보험'을 들기로 했습니다. 보험 모집인은 아들, 3년간 수당으로 총 1억4천1백만원을 돌려받는 조건이었습니다. [이OO (가명)/중소기업 대표 아들] "설계사 자격증이 있냐 없냐는데 그거 따는 거 안 어렵단 말이에요. 그게 시간이 걸려도 어쨌든 1년이 걸리든 2년이 걸리든 하면 되는 거잖아요. 그럼, 다 받을 수 있는 건데." 결국 문제가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 두 대표는 몇 달 뒤 보험을 해지하고 아들이 받은 수당도 돌려줬습니다. 이 방식은 몇 해 전부터 보험업계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일명 '가족 계약'입니다. [조연행/금융소비자연맹 회장]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회사에서 보험 가지고 그런 편법적인 증여세 탈루 설계를 하는 거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기업은 경비로써 처리를 해서 이익을 줄이고 개인적으로는 리베이트를 자식들한테 상속이나 증여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합법적인 형태의 가장 불법적인 영업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이런 방식으로 CEO보험을 든 업체는 얼마나 될까요? [B 보험대리점 직원-중소기업 대표] "저희가 이 지금 가족 플랜을 하는 회사의 개수만 솔직히 7천 개가 넘어요. 대표님, 전국적으로 저희가 하고 있는 업체만요." [C 보험대리점 직원-중소기업 대표] "며칠 전에 계약한 데도 한 매출 3천억 되는 데였거든요. 큰 업체들을 많이 해드립니다. 상장사들도 다 자회사 두고 있는 데들은 상장사급의 관리를 다 하고 있어요. ***가구 아시죠? *** 가구가 제 회원사입니다." 스트레이트가 일부 보험 대리점 등을 통해 파악한 업체만 31곳. 월 납입료 1억 원짜리 상품을 계약한 업체도 있습니다. 아들이 보험 설계사 시험에 떨어지자, 급한 대로 다른 설계사를 끼고 계약을 했다가 아들이 시험에 합격하는 걸 기다려 설계사를 아들로 바꾼 경우도 있었습니다. [☏ 강 OO(가명)/중소기업 대표 아들] "제가 시험을 한 번 떨어졌어요. 그러다 보니까 가입 진행을 먼저 하게 되고 제가 시험 한 번에 붙을 줄 알았나 보시더라고요. 가입을 먼저 시켜놨어가지고 그거를 다른 사람 명의로 먼저 돌린다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자녀에게 수당을 더 챙겨주려고 대표도 아닌 일반 직원을 피보험자로 CEO 보험을 든 업체도 있었습니다. [김OO/법인 담당 보험 설계사] "대표이사는 고혈압이고 당뇨고 가입이 안 돼, 수술을 했고 막 이래. 그리고 나이도 많아. 누군가는 가입을 시켜야 수당이 나오니까. 대상자가 없으면 직원들이라도 해서 일단 가입을 시켜서 돈을 뺀다는 얘기죠." 최근 3년간 판매된 CEO보험은 1만 건이 넘는 걸로 추정됩니다. 업계에선 이 가운데 30% 이상이 '가족 계약'일 걸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김OO/법인 담당 보험 설계사] "굉장히 주변에 많아요. 널리 퍼져 있고. 이미 다 알고 있죠. 왜냐면 텔레마케터들이 하루에 전화를 거는 통화가 어마어마하거든요." ■ '금수저' 설계사 ◀ 이휘준 ▶ 저렇게 자녀가 보험설계사인 구조를 만들어 보험가입을 해도 문제는 없는 겁니까? ◀ 정동훈 ▶ 네, 보험업법상으론 심지어 본인이 본인 보험을 계약하는 일명 '셀프 계약'도 가능하기 때문에 방식 자체를 문제 삼기는 힘듭니다. ◀ 이휘준 ▶ 그렇지만 보험료는 회사가 내고, 보험 가입 수당을 자녀가 챙겨가면 결국 부모가 자녀에게 회삿돈을 챙겨주고 있는 셈이잖아요. ◀ 정동훈 ▶ 그래서 자칫하면 법인 대표, 즉 부모의 경우에는 배임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이런 계약 방식은 다른 보험 가입자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 V C R ▶ 한 중소기업이 '가족계약' 방식으로 가입한 CEO 정기보험의 보험증권입니다. 월 보험료는 약 1천만 원. 납입기간이 33년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보험을 판매한 대리점과 별도로 체결한 약정서를 보면, 의무납입기간이 36개월로 돼있습니다. 대리점이 3년만 유지하라고 한 겁니다. 그런데 3년 후 해지하면 회사는 보험사로부터 그동안 낸 보험료의 60% 정도인 약 22개월 납입 금액 밖에 돌려받지 못합니다. 나머지 14개월 납입 금액은 설계사 역할을 맡은 자녀가 이 보험모집 수당으로 챙깁니다. 회사에 손해를 끼쳐 자녀에게 이득을 챙겨주는 구조입니다. [김영란/변호사] "회사의 자금으로 자신의 자녀에 대해서 수수료를 취득할 목적으로 계약했기 때문에 이건 업무상 횡령, 배임의 소지가 있다고 보입니다. 특별히 그 자녀에게 제공하는 그런 수수료 부분도 특별이익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금융위 유권해석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런 특별이익을 위해서 보험 계약을 체결해서는 안 되는 거죠." 회삿돈으로 낸 36개월 보험료가 회사와, 대표의 자녀에게 모두 돌아가면 중간에 낀 대리점은 어디서 이익을 남기는 걸까. 대리점이 보험 상품을 판매해주면, 보험사는 월 보험료의 20배, 즉 20개월 치를 수수료로 대리점에 지급합니다. 대신, 36개월 전에 계약이 깨지면 수수료를 반납해야 합니다. 그래서 대리점들이 3년을 기준으로 '가족 계약'을 만들었던 겁니다. 이렇게 해서 수수료로 받는 20개월 보험료의 30%, 즉 6개월 치는 대리점이 챙기고, 나머지 14개월 치는 기업 대표의 자녀에게 줄 수 있었던 겁니다. [D 보험대리점 임원] "설계사 수당 한번 봐보세요. (보험사에서) 거의 한 20개월치를 그냥 막 뿌려버리니 돈이 얼마를 뿌리겠어요? 수십조 원을 뿌리는 거야. 1년에. 이 거대한 데다가 돈을 계속 퍼 넣으면 일단 손해 나든 말든 주고 나중에 수습하면 되니까 계속 집어넣는 이 구조로 돼 있어요." 그런데 36개월만 채우고 보험이 해지되면 보험사는 대리점에 준 20개월치 수수료는 돌려받지 못하고, 22개월치는 기업에 환급해줘야 합니다. 보험사가 손해를 보는 구조입니다. [☏ 보험사 임원] "(보험사) 임원들의 임기가 보통 2-3년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때의 단기적인 실적이 중요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일단은 달콤하니까 (가족계약을) 받죠. 그리고 뒤에 깨지는 거는 임기 후니까‥" 문제는 그 손실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보험료 인상으로 번진다는 점입니다. [☏ 보험사 임원] "조기 해지가 됐을 경우에는 이익을 갉아먹는 거잖아요. 근데 보험사는 그 이익을 갉아 먹는 걸 어떻게 하겠어요? 보험료율에 올리겠죠. 결국에는 그게 소비자들한테 불이익을 가져오는 거예요. 왜냐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거 아니에요. 유지율이 나쁘게 되면 보험료가 올라가는 거거든요. 굉장히 나쁜 영업을 하는 거죠." 평범한 보험 가입자들의 돈이 고액 자산가들의 상속을 돕는 데 쓰이는 셈입니다. [E 보험 대리점 임원] "이거를 정말 노력을 해서 이 법인 보험을 체결한 이 설계사들한테 정당하게 그 대가가 가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부를 갖고 있는 법인 대표님들의 자녀들이 그냥 코드만 따서 이 수수료가 이 법인 자녀들한테 물려지는 건 그냥 부의 대물림인 거죠. 아무 노력도 없이." 이런 영업 방식에 문제는 없는지 묻기 위해 해당 보험 계약을 주선한 대리점 직원에게 전화해봤습니다. [☏ F 보험대리점 직원] "근데 거기서 왜 전화를 근데 저한테 주시는 게 왜 저한테 뭐 때문에 주신 건데요 MBC에서...(중간에서 지금 이렇게 하신 거 아니에요? ) 아니에요. (그럼 누가 하신 거예요? ) 아니 저한테 왜 전화를 주셨냐니까 자꾸만 이상한 얘기 하시네." 증권에 기재된 대리점 전화는 연결이 되지 않았고, [전화 연결음]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 주소지에도 사무실은 없었습니다. 비슷한 보험 대리점들은 지금도 문제 될 게 없다며 가입자를 계속 모집하고 있습니다. [☏ 중소기업 대표] "그것이 배임 횡령죄로 걸린다고 그러니까‥" [B 보험대리점 직원] "그래서 저희가 이제 법무법인 ***이 우리나라에서 *대 로펌 중의 하나예요. 그래서 그쪽에다가 저희가 변호사 한 분도 아니고 변호사님 여러 분한테 다 확인을 받아서‥" 한 대리점 대표는 "금융감독원도 가족 계약에 대해 소비자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법적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D 보험 대리점 임원] "'좀 부유한 사람들을 이제 설계사로 삼으면 되겠다' 이런 착안을 한 거죠. 얘네들은 금수저니까 아버지한테 '보험 하나 들어주세요' 하니까 불쑥 큰 걸 들어준다는 거죠. 설계사 자격을 취득하고, 그리고 이 영업을 하는 부분은 정상적이다." 그래서 관계 당국에도 질의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설계사의 상품 설명 같은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거나 애초에 수당을 자녀에게 몰아줄 목적으로 보험을 이용했다면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세청은 회사의 법인세와 자녀의 소득세를 탈루한 성격이 있다며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홍콩 보험'은 대박? ◀ 이휘준 ▶ 보험사들은 이 문제를 모르고 있는 겁니까, 방치하고 있는 겁니까? ◀ 정동훈 ▶ 저도 그 점이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다른 소비자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대리점들의 가족 계약 영업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런데 자산가들의 '가족계약'이 유행한 건 2~3년 전부터입니다. 다시 말해 3년이 지나 보험 해약이 가능한 시점이 다가온 거죠. 보험사들이, 손실이 현실화되고 있는 이제야 잘 관리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 이휘준 ▶ 그런데 취재하다 보니까 해외 보험을 악용하는 경우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요? ◀ 정동훈 ▶ 네, 그렇습니다. 해외 보험과 해외 계좌, ‘환치기’가 결합된 일종의 역외탈세 수법이었습니다. ◀ V C R ▶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홍콩 역외보험 소개글입니다. 사실은 탈세를 돕는 거라는 제보를 받고, 글을 올린 사무실을 찾아가봤습니다. 이들이 권하는 건 보험료가 최소 1억원부터인 홍콩 현지의 저축성 보험입니다. 배당으로 매년 보험료의 6~7%가 나오는 고수익 상품이라고 소개합니다. [해외 보험 상담사] "7년 차 때 원금이 이제 회복이 되는 거예요. 그 이후에는 매년 배당을 통해서 계속 늘어나는 건데 이거를 역산해서 수익률을 계산해 보면 6~7%가 나온다는 거죠." 솔깃한 제안은 그다음부터 나옵니다. 세무 당국이 보험에 가입한 걸 모르게 처리할 수 있어 소득세도 안 내고, 증여세 없이 자녀에게 보험을 물려줄 수도 있다고 꼬드깁니다. [해외 보험 상담사] "평범한 사람들은 노후 자금 만들려고 그냥 이거 하는 거고. 진짜 돈 많으면 절세, 드러나지 않는 거. 그리고 자산을 해외로 분산시키는 거, 이게 더 큰 거예요. 이 모든 게 가능한 이유는 홍콩은 상속증여세가 없기 때문인 거예요." 일단 홍콩 현지에 같이 가서 보험 계좌와 연결할 은행 계좌 만드는 걸 도와준다고 합니다. [해외 보험 상담사] "저희가 홍콩을 모시고 가는 이유는 이것 때문에 사실 가는 거예요. 이거 개설해 드리려고, 보험 계약은 한국에서도 가능하시지만, 계좌만큼은 반드시 홍콩 가셔야 되는 거고, 사실 여행객이 그냥 홍콩 아무 은행 가서 절대 안 만들어줘요. 외국인한테는. 저희가 이렇게 여기 위챗으로 (현지) 브로커하고 다 다이렉트로 이렇게 대화하면서 언제 언제 갈 거니까 준비해 달라. 다 소통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한국에선 이 업체가 '환치기'를 통해 홍콩 계좌에 돈을 입금해줍니다. [해외 보험 상담사] "저희한테 원화를 주시면 돼요. 저희가 홍콩 출장 갈 때마다 (고객) 계좌에 돈 넣어드려서 2년 차, 3년 차 보험료를 준비해 드리면 되죠. ATM기에서 넣는 거예요. 저희는. 그러면은 한국에서 홍콩으로 송금한 기록 없이 여기 (홍콩 계좌에) 돈이 쌓이는 거예요." 그러면서 홍콩 현지 은행의 체크카드 한 장도 꺼내 보여줍니다. 홍콩에서 카드를 만들어 한국에서 쓰면, 본인이나 가족들이 한국에서 쓰는 돈조차 눈에 안 띄게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기자] "근데 이 카드를 한국에서 쓸 수 있어요?" [해외 보험 상담사] "쓸 수 있습니다. 이게요. 마스터 카드이기 때문에 체크카드인데 결제를 하면 외국인이 결제한 거예요. 한국에서 보면은. 한국 ATM기에서 하루에 500만 원까지 인출이 됩니다. 그러면은 한 달이면 1억 5천을 뽑을 수 있겠죠." [해외 보험 상담사] " 쓸 수 있습니다. 이게요. 마스터 카드이기 때문에 체크카드인데 결제를 하면 외국인이 결제한 거예요. 한국에서 보면. 한국 ATM기에서 하루에 500만 원까지 인출이 됩니다. 그러면은 한 달이면 1억 5천을 뽑을 수 있겠죠. 네. 죄송합니다. 저희도 먹고 살아야죠. 이걸로는 돈이 안 되잖아요." 해외 보험과 계좌, 카드를 합친 일종의 '역외 탈세' 수법입니다. [해외 보험 상담사] "사실 이거는 자금 세탁이기는 한데 어쨌든 누가 누설하지만 않으면 문제 될 건 없고 또 고객분들도 그런 니즈(요구)가 있으시기 때문에. 자산가들이 하는 이유는요. 결국은 세금. 안 내고 상속도 가능하고. 대박이죠." 병원장 같은 고소득 개인사업자들 사이에서 인기라고 말합니다. [해외 보험 상담사] "거의 대부분 다 병원 원장님들이에요. 병원도 현금 장사 많이 하잖아요. 음성 돈이 많아요. 그거 양성화시켜야 되잖아요. 이런 식으로 다 내보내는 거예요. 지금. 드러내지 못하는 돈을 저희를 통해서 홍콩으로 보낸다는 거죠. 이렇게." 현행법상 해외 보험을 직접 가입하는 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중간에서 알선하는 건 불법입니다. 5억원 이상의 돈이 있는 해외 금융계좌 역시 신고 대상입니다. [정지웅/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입법위원회 위원장] "탈세 비즈니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인터넷에 보면 손쉽게 이런 부분을 버젓이 지금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고 있거든요. / 조세를 탈루하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이런 시스템을 만들고 이런 비즈니스 구조를 만든 이런 집단들 이 컨설팅이라는 명목하에서 이렇게 하는 집단들이 문제거든요." ■ 무너지는 조세 원칙 ◀ 이휘준 ▶ 정 기자, 우리나라의 탈세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되는 겁니까? ◀ 정동훈 ▶ 국세청이 매년 탈세를 찾아내 추징하는 규모가 약 4~5조 원 정도 되니까요. 실제 규모는 이보다 클 겁니다. 이 가운데 역외 탈세 규모도 1조원이 넘습니다. ◀ 이휘준 ▶ 교묘하게 세금을 줄이는 방법이 사업화돼서 사회 전반으로 광범위하게 번지는 분위기가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 정동훈 ▶ 네, 맞습니다. 왜 이런 행태가 확산되는지, 그 위험성은 뭔지 살펴봤습니다. ◀ V C R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으로 두 차례 검찰의 수사를 받았습니다. 무죄가 확정된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과 1심에서 무죄가 나온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사건입니다. [이재용/당시 삼성전자 부회장 (2020년 5월 대국민 사과)]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습니다." SK 최태원 회장은 그룹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해 워커힐 호텔 지분을 고평가한 뒤 SK 주식회사 지분과 바꿨다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최태원/SK 주식회사 회장 (2005년 6월 서울고등법원)] "분발하라는 재판부의 뜻으로 알고 앞으로 더 기업 경영에 매진하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대주주인 계열사에 일감몰아주기를 한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공정위로부터 과징금도 부과받았습니다. [정의선/당시 기아자동차 사장 (2006년 4월 검찰 출석)] "임직원 여러분들과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10대 대기업 집단 중 5곳이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나 상속 문제로 수사를 받거나 제재를 받았습니다. [신승근/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소장] "부의 대물림 자체가 나쁜 건 아니죠. 자본주의 사회잖아요, 우리나라는. 땀 흘려 번 돈을 자식한테 물려주는 게 왜 나빠요. 그거 나쁘지 않은 거죠. 이런 탈세, 세금을 안 내고 물려주니까 비난을 받는 것이고 그걸 이제 대기업이 앞장서서 하니까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거죠." 정치권에서도 선거 때마다, 인사청문회 때마다 '부모 찬스'를 이용한 부의 대물림 문제가 불거집니다. 서울 강남의 한 빌라형 아파트. 조은희 의원 부부가 사는 집입니다. 소유자는 조 의원의 남편과 아들. 지난 2015년, 당시 13억 8천500만원이던 이 아파트를 전세 보증금 10억5천만원을 끼고 3억3천500만원을 들여 함께 샀습니다. 아들은 아버지로부터 증여받은 2억원으로 투자금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2년 전 기존 세입자가 나가고 조 의원 부부가 이 집에 입주했습니다. 그런데 부부는 아들에게 전세 보증금 5억8천만원을 주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아들이 지분 50%를 갖고 있으니 절반은 아들 집에 세를 사는 셈이라는 논리입니다. [부동산 중개사무소 대표] "이런 거를 듣지도 못했고. 만약에 우리 사무실에 와서 그런 전세 계약을 해달라고 그러면 안 하죠. 저는. 이상한데‥" 덕분에 아들은 기존 세입자에게 줘야 할 보증금을 아버지한테서 받은 보증금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이 아파트의 시세는 25억원에서 30억원.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2억원 만으로 강남의 아파트 절반을 소유하게 됐습니다. [안병근/세무사] "아버지가 잠깐 전세보증금을 넣는 형태를 만들어 놓고 그러면 이 돈은 지금 아들의 소유인 것처럼 보이니 그 돈으로 세입자의 보증금을 내주는 거죠. 근데 이거는 결국에 아버지 돈으로 다 한 거기 때문에 결과만 놓고 이 과정을 쭉 놓고 보면 아버지가 아들한테 돈을 증여한 것처럼 보이게 되는 거죠." 조 의원은 스트레이트에 "편법증여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적절치 않다", "그러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점이 있다면 깊이 용서를 구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난 2019년 재개발 사업 시행인가가 난 서울 용산 한남 3구역. 양부남 당선인은 사업시행인가 8개월 뒤, 이 구역 단독주택 한 채를 20대 두 아들에게 반씩 물려줬습니다. 선관위에 신고한 주택 가치는 9억3천6백만원. 개발 호재로 4년 전보다 값이 크게 올랐습니다. 양 당선인은 "부모 찬스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꼼수 증여가 아닌 정상적인 증여"라고 해명했습니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 역시, 4년 전 막 성년이 된 딸에게 3억5천만원을 증여했습니다. 딸은 이 돈에 은행 대출금을 보태 성남의 재개발 구역 땅을 샀습니다. 이 땅은 어머니 소유였습니다. 아버지한테서 받은 돈으로 어머니 땅을 산 겁니다. 편법 증여에, 투기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오동운/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그제)] "어떤 합리적인 거래로 세무사가 그렇게 자문을 해서 거기에 따랐습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점에 대해서 사죄하는 바입니다." [정지웅/경실련 시민입법위원회 위원장] "고위 공직자들 청문회를 하면 단골 레퍼토리로 나오는 것이 부의 어떤 대물림, 이런 것들을 위한 편법 증여 이런 것들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편법적인 부의 대물림, 그리고 탈세 이런 것들이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를 알 수가 있고요." 이른바 사회 지도층부터 세금을 덜 내며 부를 물려줄 방법을 찾다 보니, 사회 전반으로 이런 분위기가 퍼지는 데 제동이 걸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김유찬/홍익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과거에는 이제 증여세가 대기업들의 엄청난 관심이었단 말이죠. 워낙 몇조 (원)대의 세금이 오고 가는 거니까 그걸 어떻게 줄여서 할 수 있을까, 증여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제 그런 게 큰 관심이었는데. 이제는 그 관심이 일반적인 사람들한테도 많이 옮겨간 거죠." 이 틈을 절세를 표방하며 탈세를 돕는 새로운 산업이 비집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과세 제도 여기저기에 구멍이 나고 있습니다. [김용원/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 "상속세나 증여세 같은 세금은 기본적으로 부의 재분배를 위해서 도입된 세금이거든요. 아마 상속세와 증여세에 대한 공격은 갈수록 심해질 겁니다. 왜냐하면 한 푼이라도 더 아끼고 싶거든요. 그리고 막 너무 아깝거든요. 세금을 조금 더 내는 게. 근데 이 세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이 재분배는 되지 않을 것이고 불평등은 더 심화될 겁니다." ◀ 이휘준 ▶ "소득이나 재산, 거래의 명칭이나 형식과 관계없이 실질적인 내용에 따라 세금을 계산해야 한다." '실질 과세'의 원칙입니다. '탈세 비즈니스'를 막을 방법을 빨리 찾지 않는다면 조세의 기본 원칙이 무너져내릴 겁니다.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정동훈 기자(jdh@mbc.co.kr)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 금지

MBC 20240519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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