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점점 잦아지는 각종 재해와 농산물 가격 폭등.
기후변화는 이미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MBC는 기후변화의 부담을 비용 측면에서 검토하고 적응 대책의 필요성을 알리는 연속기획 를 시작합니다.
첫 순서로, 2024년 올해 태어난 아이는 평생 얼마큼의 돈을 추가로 부담하게 될지, 김민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5년 전, 축구클럽 승합차 교통사고로 아들 태호 군을 잃은 김장회, 이소현 씨 부부.
태호가 떠난지 5년, 그 사이 부부에겐 세 명의 아이가 더 찾아왔습니다.
막내가 작년에 태어났습니다.
[김장회·이소현]
"하하하. 잠깐만, 얘들아 어떻게 할까? 뭐 어떻게 할까? 네. 나오자. 이리 와봐."
아동 안전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던 부부에게 이제 또 다른 걱정이 생겼습니다.
바로 기후변화입니다.
급변하는 자연환경은 아이들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합니다.
[이소현]
"물리적인 환경에서만 안전할 뿐 아니라 기후적으로도 자연적으로도 좀 안전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계속되는 기후변화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기후변화 때문에 올해 태어난 아이가 얼마나 더 많은 돈을 써야 하는지 추산한 연구가 있습니다.
미국 비영리 소비자단체 컨슈머리포트가 내놓은 보고서입니다.
미국의 2024년 생은 기후변화로 지금보다 수입이 감소하고 지출이 늘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먼저 소득 감소분입니다.
평생 8억 6천만 원(62만 5천 달러) 가량이 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세금이 증가하고 노동 소득도 줄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연금과 투자금으로 이뤄진 은퇴 후 소득입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업 주식 가치 하락은 은퇴 후 5억 5천만 원(40만 달러) 가량의 소득 감소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지출도 증가합니다.
주거 비용 약 1억 7천만 원, 전기 등 에너지 비용 약 1억 2천만 원 등 모두 3억 5천만 원가량이 늘어납니다.
소득 감소와 지출 증가를 더할 경우, 2024년생 미국인이 평생 최소 50만 달러에서 최대 100만 달러 우리돈 약 14억 원까지 더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알렉산드라 그로스/미국 컨슈머리포트 수석정책고문]
"이번 보고서의 수치는 확실히 과소평가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 지출 증가와 관련된 많은 비용은 계량화하고 추정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현상은 한국도 예외가 아닐 걸로 전망됩니다.
최근 독일에서는 지금과 같은 기후변화가 이어질 경우 2049년 한국도 소득의 10~20%가 감소하는 국가가 될 거란 예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알렉산드라 그로스/미국 컨슈머리포트 수석정책고문]
"이번 보고서는 미국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한 국가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칠 겁니다."
부담이 크다는 건 단순히 돈을 덜 벌고 더 쓴다는 것만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안전할 권리, 행복을 추구할 권리 등 헌법이 보장하는 여러 기본권이 기후변화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사회 전 분야에 걸친 대전환이 늦어진다면 우리와 미래 세대의 부담 증가가 불가피합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손지윤·강종수 / 영상편집: 송지원 / 타이틀: 하상우 / 디자인: 정연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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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손지윤·강종수 / 영상편집: 송지원 / 타이틀: 하상우 / 디자인: 정연규
김민욱 기자(wook@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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