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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화성 리튬배터리 공장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작업자들이 일반 소화기로 불을 끄려다 실패했던, 안타까운 장면 기억하실 겁니다. 리튬 배터리 화재 진화에는 일반 소화기는 소용이 없고 금속화재 전용인 D급 소화기가 필요한데요. 그런데, 시중의 D급 소화기들도 공인 기준이 없어, 성능이 제각각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병찬 기자가 실험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D급 소화기는 리튬 같은 금속물질에서 난 불을 끌 수 있는 소화기입니다. 특수약제를 사용해 1000도까지 치솟는 불을 빠르게 식힙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세 개 업체의 D급 소화기입니다. 이 리튬배터리에 불을 붙이고 성능을 비교해보겠습니다. 리튭 배터리에 불을 붙이자 순식간에 불꽃이 타오릅니다. 폭발하듯 불붙는 배터리에 1번 업체의 D급 소화기를 분사했습니다. 불길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한통을 다 쏟아부었지만, 오히려 불길이 더 맹렬히 타오릅니다. 2번 업체의 'D급 소화기'는 어떨까. 같은 조건에서 리튬 배터리에 불을 붙인 후 소화액을 뿌리자 30여 초 만에 불길이 잡힙니다. 하지만 불꽃이 꺼진 후에도 배터리 온도는 450도에 달할 정도로 여전히 높습니다. 불꽃은 안 보이지만 화재 가능성이 여전한 겁니다. 소화기 한 통을 다 써서 불길은 일단 잡았지만, 배터리의 온도는 400도가 넘습니다. 열 폭주 온도인 200도가 넘어서 다시 다른 배터리로 옮겨붙을 수 있는 겁니다. 마지막 3번 업체의 D급 소화기로 배터리에 난 불을 꺼 봤습니다. 소화 약제를 뿌리고 10초 정도 지나자 불길이 모두 잡힙니다. 소화기 한 통의 약제를 다 쓴 후 표면 온도를 재 봤더니 120도가량 됩니다. 배터리가 다시 과열돼 연쇄 폭발을 부르는, 이른바 열폭주를 일으키는 온도인 200도보다 낮습니다. 모두 D급 소화기라는데 업체별로 성능은 제각각인 겁니다. 전문가들은 'D급 소화기'에 대한 성능 검증 기준이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화재는 일반화재부터 주방화재까지 4가지로 구분되다 보니, 금속화재는 별도 분류가 없어 전용 소화기도 법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업체들은 다른 화재 용도로 사용 승인을 받고는 '리튬 배터리용'이라는 표시를 편법으로 달고 있습니다. [이진환/소화기업체 대표] "리튬 배터리 화재 전용 소화 약제를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인증 절차나 이런 게 굉장히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저희들이 시판을 못하고 있습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정부에서는 D급 소화기에 대한 형식 승인 기준 마련과 동시에 R&D 예산을 확보해서…" 정부는 조만간 'D급 소화기'에 대한 성능 기준을 마련하고, 리튬 배터리 등 화학물질에 유효한 소화 약제 개발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고병찬입니다. 영상 취재 : 전인제 / 영상 편집 : 이상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 취재 : 전인제 / 영상 편집 : 이상민 고병찬 기자(kick@mbc.co.kr)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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