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병원서 손·발·가슴 묶여 10일…숨지고야 풀려난 환자

2024.07.01 방영 조회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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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김씨가 사망하기 직전 간호사에게 호소를 했으나 간호사가 그냥 나가버리자 애타는 표정으로 그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편집자: 손과 발, 가슴을 단단히 묶는다. 환자는 마치 십자가에 못 박힌 것처럼 침대에 결박되어 누워 있다. 299개 병상을 갖춘 작은 정신병원인 춘천ㅇ병원에서 환자는 구원받지 못했다. 한겨레가 입수한 시시티브이 영상에서 환자는 매일 신음하고 괴로워하며 몸부림치다 서서히 죽어갔다. 의사도, 간호사도, 보호사도 적절한 구호조처를 외면했다. 영상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그 죽음의 동조자인 것처럼 보인다. 정신병원은 정신장애를 치료하는 곳이다. 그러나 치료라는 이름으로 사람을 꽁꽁 묶어놓고 방치하는, 고문에 가까운 일들이 지금도 어느 정신병원에서 벌어지고 있을지 모른다. 한겨레는 3회에 걸쳐 정신병원의 격리·강박 실태를 고발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아침 7시33분 남자가 보호사 4명에 의해 담요에 둘둘 말려 실려 나갔다. 마치 짐짝이 운반되는 듯한 모습이다. 죽어서야, 남자는 풀려났다. 열흘 이상 손과 발, 가슴이 침대에 묶인 채 보호실에 누워 있던 터였다. 침묵이 찾아온 텅 빈 병실엔 폐회로텔레비전(CCTV)만 깜빡였다. 2시간 전만 해도 남자는 살아 있었다. 아니, 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새벽 5시34분, 남자는 상체를 일으키려 했다. 옴짝달싹 못 하자 소리를 질렀다. 5시42분57초까진 입을 움직여 말을 했다. 혼자 말하고, 또 말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배로 숨이 솟았다가 내려앉았다. 10분 전인 5시33분 간호사가 잠시 들어왔지만, 남자의 호소에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간호사는 이내 나갔고 남자는 머리를 치켜든 채 그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2022년 1월8일 아침 춘천ㅇ병원 폐쇄병동 보호실(진정실)에서 정신질환 외 다른 질환이 없던 사람이 죽었다. 양손, 양발, 가슴까지 다섯 곳을 묶인 채(5포인트 강박)로 격리 입원돼 있던 김형진(가명·45)씨였다. 응급입원으로 병원에 들어온 형진씨는 입원 기간 289시간20분 가운데 251시간50분을 침대에 묶여 있다 결국 숨졌다. 이런 형진씨의 죽음은 2년5개월 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그 배경엔 병원의 철저한 은폐와 경찰의 소극·부실 수사가 있었다. 병원은 유족 허락 없이 주검을 23㎞ 떨어진 장례식장 냉동고에 옮겼고, 2시간 뒤에야 유족에게 사망 사실을 통보했다. 사망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3시간 반 만에 사건을 ‘병사’로 종결 처리했다. 유족은 병원 의료진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으로 고소했지만, 이 역시 경찰은 7개월 만에 무혐의 종결했다. 죽어서야 퇴원. 2021년 12월27일 입원했던 김형진(가명·당시 45살)씨가 5포인트 강박 상태로 묶여 있다 병상에서 사망한 뒤 보호사들에 의해 담요에 말려 병실을 나가기 직전의 모습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일 한겨레는 유족을 통해 확보한 폐회로텔레비전 영상 4067개(67.1GB)를 분석했다. 영상 속엔 78시간30분 동안의 첫 강박을 시작으로 모두 다섯 차례 침대에 묶인 형진씨가 있었다. 보건복지부의 격리·강박 지침에 따르면 19살 이상 성인의 1회 최대 강박시간은 4시간(연속 8시간)이다. 규정을 벗어난 강박은 지속됐지만 제대로 된 간호와 구호조처는 없었다. 오히려 병원은 점점 강박 시간을 늘렸다. 그리고 다섯번째 강박이 66시간50분 동안 이어지던 때 형진씨가 숨졌다. 정신병원 강박 환자의 죽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5년엔 연속 124시간 묶여 있던 50대, 2013년엔 17시간 묶여 있던 70대가 숨졌고, 2017년엔 35시간 묶여 있던 20대가 사망해 사회적 문제가 됐다. 하지만 형진씨처럼 유족의 노력으로 ‘정신병원 죽음의 기록’이 영상으로 고스란히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경찰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수사 의뢰를 받고서야 지난 3월 간호사 8명을 의료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병원장·주치의·당직의는 제외됐다. 춘천지검은 지난 4월 간호사 8명에 대해 각각 벌금 30만원씩 구약식 처분했으며, 지난 6월 법원에서 처분이 최종 확정됐다. ‘범죄 정도가 약하니 정식 재판 없이 벌금 30만원을 선고해달라’는 뜻이다. 김씨의 전 부인 박지은(가명)씨는 “시시티브이를 보면 병원은 살해 현장임을 알 수 있다”며 “그러나 아무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씨와 아들 김진수(가명·21)씨는 병원장과 주치의 등을 살인죄 등으로 다시 고소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ㅇ병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관리·감독 책임을 지닌 춘천시에 사건을 재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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