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오른쪽 귀에 총탄을 맞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결연한 표정을 지은 채 나부끼는 성조기를 배경으로 주먹을 치켜듭니다.
미국 대선 판도를 뒤흔들 '세기의 사진'으로 꼽히며 회자하는 AP통신의 이 사진이 음모론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사진의 구도가 즉석에서 찍었다기엔 지나치게 완벽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음모론자들은 트럼프의 귀에 묻은 피가 연극용 젤이고, 총격은 (일종의 자작극인) '가짜 깃발'(false flag)이며, 비밀경호국(SS)이 트럼프 선거본부와 공모했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는 총격 직후 연단 아래로 잠시 몸을 피했지만, 피를 흘리면서도 일어서 주먹을 치켜들며 지지자들을 격려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자작극'을 주장하는 음모론자들은 '당사자가 고집한다고 대피를 늦추는 게 말이 되느냐'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 X에는 트럼프의 저격 직후부터 '연출됐다'(Staged)란 표현이 크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극우 음모론 집단 '큐어넌'(QAnon)에 빗대어 좌파 진영 내부의 음모론 세력을 가리키는 블루어넌(BlueAnon)이란 표현까지 등장했다고 전했습니다.
물론 자작극 주장에 대한 반론도 있습니다.
민주당 전략가이자 트럼프 피격 사건의 목격자인 조지 팔마데사는 "(트럼프 피격 사건이) 연출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진짜였다"면서 "총알로부터 어머니들이 자녀를 감싸고, 남편들이 아내에게 뛰어드는 모습을 봤다. 그 공포와 고통은 진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우파 진영에서는 이번 총격 사건의 배후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있다거나 CIA(미 중앙정보국)가 암살을 기도했다는 등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음모론은 때때로 합당한 의문과 혼란 속에서 시작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방송은 "(경호실패의 이유가 설명되지 않자) 그 빈 공간으로 불신과 추측, 거짓 정보가 밀려들었다"고 진단했습니다.
제작: 진혜숙·한성은
영상: 로이터·AP Evan Vucci @_iMAKs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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