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주재 북한 고위 외교관 망명…작년 11월 입국
[앵커]
쿠바 주재 북한 대사관에 근무했던 고위급 외교관이 지난해 11월 망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 외교관 탈북 사실이 확인된 건 2019년 7월 조성길 주이탈리아 대사대리, 같은 해 류현우 주쿠웨이트 대사대리 망명 이후 처음입니다.
지성림 기자입니다.
[기자]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리일규 참사가 작년 11월 부인과 자녀를 데리고 망명해 국내로 들어왔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우리나라와 쿠바가 올해 2월 수교를 앞두고 한창 물밑 작업을 하던 시기에 북한대사관에서 탈출한 겁니다.
이번 탈북은 2016년 태영호 당시 주영국 북한 공사 다음으로 높은 직급의 북한 외교관 망명입니다.
북한 외무성의 대표적 '남미통'인 리 참사는 2019년 4월 정치 담당 참사로 쿠바에 부임해 한국과 쿠바 수교를 저지하는 임무를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쿠바 대사관 3등 서기관으로 근무하던 2013년에는 군수물자를 실은 북한 선박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려다 적발되자, 파나마 측과 교섭해 선박 억류를 해제하는 공을 세웠습니다.
이 공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표창장도 받았습니다.
2016년부터 3년 동안은 북한 외무성에서 중남미 담당 부국장을 지냈습니다.
리 참사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직무 평가 등으로 외무성 본부와 갈등을 겪다가 탈북을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탈북 시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와 쿠바의 수교 움직임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한성렬 전 미국 담당 부상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직전인 2019년 2월 중순 '미국 간첩' 혐의로 외무성 간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 총살됐다는 이야기도 전했습니다.
또 리용호 전 외무상이 주중 대사관 뇌물 사건에 연루돼 2019년 12월 온 가족이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다고 밝혔습니다.
리 참사는 최선희 외무상이 최영림 전 내각 총리의 수양딸이라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며, 김정은이 "능력 있는 사람이 아직도 국장이냐"고 화를 낸 다음 날 부상으로 승진했다는 일화도 공개했습니다.
아울러 김정은이 딸 주애를 언론에 공개하기 전에도 꼬마 때부터 공개활동 장소에 데리고 다녔다고 리 참사는 전했습니다.
연합뉴스TV 지성림입니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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