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19일)는 실종자를 수색하던 채 해병이 순직한 지 1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당시 수색 직전에 포병여단이 현장에 도착해 찍은 내성천 사진을 저희가 확보했는데, 당시 현장 지휘관들이 이 사진을 상부에 보고하면서 수색 작업이 위험하다고 했지만, 작전이 강행됐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1년 전 그날을 편광현 기자가 재구성했습니다.
<기자>
하천 일대에 안개가 자욱하고, 물살이 거세게 흐릅니다.
하천변 수풀들은 물살에 휩쓸려 쓰러졌고, 물이 넘친 수변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습니다.
해병대 1사단 포병여단이 수색 현장에 도착해 촬영한 지난해 7월 18일 새벽 6시 무렵의 내성천 모습입니다.
포병 7대대장은 이 사진을 선임대대장에게 보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못 합니다. 선배님. 이거 하면 안 됩니다. 위험합니다.]
사진을 받은 포병11대대장은 수색 작전을 총괄하던 7여단장에게 사진들을 재차 전송했는데, "바둑판식 수색을 하라"는 임성근 당시 1사단장의 전파 사항이 내려왔습니다.
11대대장 측은 "수변 지역이 모내기 때처럼 움푹움푹 들어갔다"며 "사단장 지시를 이행하다 보니 병사들이 입수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처음에 물살이 세도 얕은 줄 알았지만 한 발만 나가가면 깊다는 걸 나중에 사고 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출동 날 아침 포병 간부들은 "속옷만 챙겨라", "전쟁이 난 것 같다"는 대화를 나눌 정도로 긴박하게 출동했습니다.
병사들은 로프 같은 안전 장비도 갖추지 못한 상태로 수색에 투입됐습니다.
수색 이틀째, 채 해병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갔습니다.
경찰은 지난 8일에야 채 해병 입수의 직접 원인은 임 전 사단장이 아닌 포병 대대장들의 지시였다고 결론 냈습니다.
위험하다는 보고를 포함해 현장과 직접 소통한 7 여단장은 함께 검찰에 송치했지만, 임 전 사단장의 혐의는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검찰 수사도 같은 결론일지, 채 해병 사망 사건의 책임 규명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전민규, 디자인 : 최재영·방명환)
편광현 기자 ghp@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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