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캐즘에…K-배터리, 줄줄이 투자 축소
[앵커]
전기차 수요 둔화, 이른바 캐즘이 길어지면서 배터리 3사가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배터리업계는 일단 투자 속도를 조절하며 전기차 수요 회복 시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주영 기자입니다.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1년 전보다 매출이 30%가량 감소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영업이익도 절반 이상 떨어졌습니다.
곧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SDI와 SK온 역시 저조한 실적이 예상됩니다.
둔화한 전기차 수요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겁니다.
여기에 리튬과 니켈 등 원재료 값이 떨어지면서 당초 비싸게 사둔 원자재로 만든 배터리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팔아야 하는 상황도 배터리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입니다.
이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던 배터리업계가 속도 조절에 나섰습니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와의 미국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두 회사는 내년 초 양산을 목표로 약 3조6,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미시간주에 공장을 짓고 있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고 있던 에너지저장장치 ESS용 리튬인산철 LFP 배터리 공장 건설도 일시 중단한 바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변화에 따른 전반적인 속도 조절"이라면서 "건설 전면 중단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SK온 역시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미국 켄터키주 합작 2공장의 양산 시점을 2026년 이후로 미뤘습니다.
한편, 최근 탄력을 받은 '트럼프 대세론'도 배터리업계의 투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 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있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IRA가 축소 또는 폐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입니다.
연합뉴스TV 김주영입니다. (ju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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