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칼의 노래', '하얼빈' 등으로 알려진 김훈 작가의 신작 에세이가 인기입니다. 여성 독자층이 주로인 에세이 장르에서 5, 60대 남성이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는데요. 작가와의 만남에도 독자 수백명이 몰렸습니다.
장동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핸드폰에 부고가 찍히면 죽음은 배달상품처럼 눈앞에 와 있다."
기자에서 소설가로, 50년 넘는 세월을 문장을 지으며 살아온 일흔 여섯 노작가의 글엔 첫 문장부터 삶과 죽음에 대한 담백한 태도가 드러납니다.
소설 '하얼빈' 이후 2년, 에세이로는 5년 만에 나온 김훈의 신작, '허송세월'입니다.
김훈 / 소설가
"위스키를 한 방울 입에 대면 야 이게 진짜 술맛이구나를 알아요. 이걸 모르고 그 많은 술을 내가 먹었구나 싶어요. 그래서 이게 허송세월한거구나…."
화장된 뼛가루를 들여다보며 가볍게 죽어야겠다고 결심하는 작가는 살아가고 나이들어간다는 것에 대한 단상,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 문인들을 향한 추모 등을 특유의 절제된 문체로 담담히 풀어냈습니다.
김훈 / 소설가
"나는 원칙이 있긴 있어요. 그것은 수다를 떨지 말자, 중언부언하지 말자, 또는 문장의 뼈다귀만을 가지고 문장을 써야 한다…."
출간과 함께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안착한 신간의 인기는 50·60 남자 독자층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작가와의 만남 행사엔 2천명 넘는 독자가 응모했습니다.
하민호 / 경기 성남시
"(글이) 잘 구워진 도자기 같고, 사물에 대해 설명하시는 것, 이런 것들이 아주 저한테 공감이 돼서."
어느덧 여든을 바라보는 베테랑 작가의 초연한 글맛이 또 한 번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TV조선 장동욱입니다.
장동욱 기자(eastwoo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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