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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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11.6) 아침신문 1면에는 △미국 대선 투표 시작(6곳) △서초 등 그린벨트 풀어 수도권 5만가구 공급(5곳) △윤 대통령, “4대 개혁 완수”(3곳) 등이 주요하게 실렸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윤 대통령 기자회견 예상 쟁점
② 시선, 클릭!
- 수도권 신규택지 4곳
- 유리한 경제지표만 발췌한 대통령실
- K-푸드 열풍, 농식품 수출 최대
- 달리기에도 돈 들어간다
③ Now and Then : Ai No Corrida(퀸시 존스, 1980)
① 차이의 발견
# 윤 대통령 기자회견 쟁점
- 내일(목) 오전 10시,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열립니다. 국민의힘과 보수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다 똑같습니다. ‘자화자찬 하지 마라’, ‘의혹 솔직히 털어놓으라’, ‘제대로 사과하라’ 등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게 ‘의혹’을 솔직히 털어놓는 것이라 봅니다. 국민들이 모든 걸 다 알게 된다면, 어쩌면 용서보다 놀라움이 더 커 감당을 못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물리적으로 쉬운 게 자화자찬을 금하고, 제대로 된 사과를 하는 것인데, 이도 윤 대통령에게는 쉽지는 않을 듯합니다. 제 예상이 틀리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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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대 개혁 홍보
- 이번 기자회견 명칭이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입니다. 저라면, 그냥 ‘기자회견’이라고 이름 붙이고, 아마도 ‘대국민담화’의 주요 내용이 될 ‘4대 개혁 성과와 향후 계획’ 부분은 아예 생락하겠습니다. 지금 국민들이 ‘4대 개혁 어쩌고’ 하는 걸 듣는 걸로 시간낭비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4대 개혁 홍보’는 다른 자리에서 별도로 하든가, 아니면 서면 보도자료만 내면 됩니다. 그 아까운 시간에 이를 윤 대통령이 줄줄 읽어나갈 필요가 없습니다. 기업이라면, 고객들이 아무도 사지 않는 상품을, 사장님이 관심있어 하는 것이라고 계속 만들고, 계속 광고하고, 그러는 곳은 없습니다. 고객이 뭘 원하는지 살피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기업은 망합니다.
- 윤 대통령은 어제 일산에서 열린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개혁에 따른 저항이 역대 정부들이 개혁에 실패하고 개혁을 포기했던 이유다. 개혁에는 반드시 저항이 따르게 돼 있다. 이러한 저항에 맞서며 절대 포기하지 않고 4대 개혁을 완수해 내겠다”
- 의료·연금·노동·교육이 4대 개혁입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그 방향성이 문제여서 그렇게 진행하면 안 되는 게 있고, 또 일부는 잘 안 되는 이유가 제대로 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이 많습니다. 불쑥 내놓고, 이를 비판하고 반대하는 이들 향해 ‘저항’이라 하려면, 왕이 되어야 합니다. 이전의 왕도 그렇게 못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을 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핍박받는 희생자의 위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대단한 착각입니다. 기자회견도 이런 자세로 임하면, 망합니다.
- 어제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국정 성과 및 향후 과제’ 브리핑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성과를 말했습니다. 의료는 “27년 만의 의대 정원 확대”, 연금은 “21년 만의 단일 개혁안”, 노동은 “파업에 따른 근로손실일수 감소”, 교육은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등이라고 했습니다. 1시간30분 동안 18가지 분야의 국정 성과를 홍보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20년 만에 나타난 성군입니까. 내일 기자회견 전초전을 보는 듯합니다.
2. 명태균 - 김건희 의혹
- 이 부분이 내일 기자회견의 대부분을 차지해야 합니다.
- 해명하되, 거짓말은 그만 해야 합니다.
-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끔 말해야 하고, 가능하면 근거도 제시해야 합니다.
- △명태균씨와 처음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 △경선에서 어떤 도움 받았는지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 얼마나 받았는지 △도대체 명씨가 어떻게 대선 후보, 대통령 당선자에게 전화를 걸면서 통화를 할 수 있는지 △명씨가 얘기하는 것처럼 매일 스피커폰으로 부부가 함께 전화통화했는지 △왜 ‘두번 만났다’고 거짓말 했는지 △취임 이후에도 전화통화한 적 있는지 △김영선 공천 관련 공관위 보고 받았는지 △김영선 공천 주라고 했는지 △왜 명씨에겐 ‘김영선 공천 준다’는 식으로 얘기했는지 △왜 공천 부탁하는 명씨에게 ‘좋게 좋게’ 얘기해야 했는지 △김영선 공천이 여론조사 비용 대가인지 △여론조사 보고 받을 때 비용 문제는 어떻게 얘기했는지 △김건희 여사는 명씨를 얼마나, 왜 의지했는지 △김 여사가 경선과 대선 과정에 어디까지 얼마나 개입했는지 △명씨가 전한, 김 여사가 말했다는 ‘대통령 자격 있어?’라고 말한 게 사실인지 △지난 총선에서 김영선의 지역구 이전이 김 여사 권유에 의한 것인지 등을 스스로 밝혀야 합니다.
- 이를 두고 “기억이 잘 안 난다”, “헷갈렸다”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려 해선 안됩니다. 대통령 기억력 좋은 것 다 압니다.
- 만일 결백을 주장하려면,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의 카톡, 텔레그램 메시지까지 공개하며, “보시라. 이걸 보고도 공천 개입이라 할 수 있느냐”라고 근거를 대면서 반론을 펴야 합니다.
- 이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안 됐으면, 기자회견을 굳이 할 필요가 없습니다.
3. 사과
- 오늘치 동아일보 1면 제목이 ‘尹, 내일 담화때 金여사 문제 사과도 검토’입니다. 참으로 한가하고 여유롭습니다. ‘사과도 검토’라니.
- “입장 표현과 구체적인 수위는 대통령이 결심할 몫이다. 진솔하게 국민과 소통한다는 데 방점을 두고 고민 중”(대통령실 고위관계자, 동아일보)
- “윤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내가 국민들 마음을 아프게 한 게 정확히 어떤 것이냐’고 묻고 언론이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제기되는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평소에 생각하던 것들을 풀어내겠다는 입장”(또 다른 고위 관계자)
- 제가 너무 삐딱하게 보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대통령실 관계자 두 사람의 멘트가 현재 대통령실 분위기와 대통령 마음가짐을 그대로 비춰줍니다. 이런 태도라면, 어설프게 사과해 국민마음 다치게 하지 말고, 그냥 사과를 않는 게 나을 듯 합니다. 대선 후보 때의 ‘개사과’를 또 겪고 싶진 않습니다.
- ‘사과 표현과 수위’를 대통령에게 맡기는 건 대통령실 직원으로서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지금껏 겪고도 윤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지 모릅니까. 판단력이 떨어지고, 무능합니다. 지금같은 중차대한 시기에 대통령에게 이를 모두 맡긴다는 건, 대통령을 예우하는 게 아니라, 대통령실 직원들도 ‘더 이상은 나도 모르겠다. 당신 알아서 하시라’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이 상황에서 ‘내가 국민 마음 아프게 한 게 어떤 점이냐’고 뭔지 몰라서 묻는 대통령에게 다 맡겨놓으면, 어떤 결과가 나오겠습니까. 그리고 ‘평소 생각’을 풀어놓겠다는데, 지금 `평소 생각'을 풀어놓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를 듣고도 ‘그렇게 하시라’고 내버려두는 게 요즘 대통령실 분위기인가요. 하긴, 저라도 그렇게 했을 것 같긴 합니다.
동아일보 5면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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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김건희 여사 활동중단
- 한동훈 대표의 요구사항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통령실 기류는 ‘김 여사는 대외 활동을 자제하되, 외교 일정은 수행한다’는 것입니다.
- 순방은 포기 못하겠다는 뜻입니다.
- 윤 대통령 부부 입장에선 ‘여사가 뭐 그렇게 활동을 많이 했냐’는 식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여사가 이전 다른 대통령 부인에 비해 주목도가 높아, 그냥 공개석상에 나서는 것만으로도 과도한 관심을 받게 됩니다. 여성지 화보사진 찍듯 연출한 ’순천만 국가정원 박람회 방문’(2023년 4월), 노을 지는 시간에 사진 찍으려 한 것인지 퇴근시간에 강변북로 막고 경찰에게 손짓하며 영도자 포즈로 사진공개한 ‘마포대교 순찰’(2024년 9월10일) 외에 대외활동이라고 할만한 게 횟수로는 다른 대통령 부인에 비해 그렇게 많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 김 여사 대외활동은 대부분 ‘순방 과정’에서 비롯된 게 많습니다. 지금같은 상황에선 김 여사의 순방 동행도 줄이거나 중단해야 합니다.
- 대통령 해외방문의 등급은 여러 단계가 있는데, 최상위 방문이 ‘국빈 방문’(State visit)입니다. 대통령이 외교활동을 위해 순방을 많이 가고, 다자 정상회의가 많은 게 요즘 외교 트렌드이긴 합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부쩍 국빈 방문이 많습니다. 절차가 상대적으로 단촐하고, 비용도 적게 드는 ‘실무 방문’(Working visit)을 늘리고, 겉치레가 많은 국빈 방문을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실무 방문의 경우, 대통령 부인이 동행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 “지금 민심을 고려할 때 대통령이 김 여사와 함께 해외에 다니면 국민이 오만하다고 느낄 것”(정대철 헌정회장, 조선일보 통화)
- “대통령께서 외교·의전 문제 같은 조건을 붙이지 말고 여사의 공식 활동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혀야 한다”(국민의힘 김재섭 의원)
- 아마도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제2부속실’을 꺼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늦어도 한참 늦었고, 국민 눈높이에 한참 미달됩니다. 그걸 ‘대책’이라고 꺼내놓는 순간, 기자회견 자체가 우스꽝스러워 집니다. 한동훈 대표가 요구하는 ‘특별감찰관’도 국민들은 지금 ‘뭔 이야기 하나’ 하고 있습니다. 이 둘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둘 다 해야됩니다. 그런데 그건 `기본'입니다.
조선일보 3면 그래픽
5. 여권의 걱정
- 대통령 기자회견을 앞두고 국민의힘의 걱정이 많습니다. 마치 물가에 내놓은 아이 보는 듯합니다.
1) 자화자찬할까봐 걱정
-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담화가 되길 기대하고, 반드시 그래야 한다”(한동훈 대표, 기자들과 만나)
- “회견이 ‘내가 이렇게 좋은 의도로 정책을 이렇게 시도하려고 했다’라는 설명에 그치면 후폭풍이 더 커질 것 같아 걱정이 많이 된다”(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 CBS 라디오)
- “상대방도 의외라 느낄 만큼 진솔하고도 담백한 사과여야 한다. 국정 성과를 강조하다간 역효과만 날 것”(국민의힘 관계자, 경향신문 통화)
- “가급적 해명성 발언은 하지 말고 사과에 메시지를 집중해야 하고, 정책성과 홍보 같은 발언은 하지 말아야 한다”(조해진 전 의원, 페이스북)
2) 특검도 거론
- 국민의힘은 ‘특검’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 입장이 강합니다. 그러나.
- “한 대표 요구를 수용하는 게 최소한의 기준점이다. 더 나아가 반전의 카드가 되려면 김 여사 특검 수용 정도는 나와야 한다”(국민의힘 핵심 관계자, 경향신문 통화)
- “(윤 대통령 회견 이후) 만약 우리 쪽에서 김 여사에 대한 거부감이 극대화되면 어떤 돌발 변수가 생길지는 모른다”(친한동훈계 당직자)
3) 대통령실 온도차
- “그동안 기자회견을 준비해왔으며, (이달 중순) 외교 일정 전 국민에게 말씀드리는 기회를 갖는 게 좋겠다는 참모진들의 의견을 (윤 대통령이) 흔쾌히 받아들였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기자들 설명)
- 이 말만 들으면, 태평성대인 것 같습니다.
- 어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지난 4일 대통령실을 방문했고, 본인의 건의로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받아들였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 중심에 추 원내대표가 있다”고 했습니다.
- 윤 대통령이 한 대표 요구(4일)에 밀려, 기자회견을 앞당겨 연 게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겁니다. ‘내가 한동훈에 밀려서 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신경이 쓰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국민들은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한동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명태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지금 이런 데 신경쓸만큼 한가로울 때인지 의문입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1심 선고(15일)로 넘어가면 위기를 어찌저찌 넘어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대통령실에서 판단한 것 같다”(원내 지도부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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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설
한겨레 = “내가 먼저 특검 주장할 것”, 7일 기자회견이 그때다
경향 = 윤 대통령 기자회견, 국민 눈높이는 특검 수용이다
동아 = 尹 회견,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해야
중앙 = 토 달고 물 타는 사과로는 민심 수습 어렵다
조선 = 尹 담화, 이번만은 ‘안 하는 게 나았다’는 평가 안 나와야
한국 =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국민 이해를 얻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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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시선, 클릭!
# 수도권 신규택지 4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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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한 경제지표만 발췌한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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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Now and Then
나이가 들면서(?) 가끔 접하게 되는 게 한동안 잊고 지내던 ‘누군가가 별세했다’는 소식입니다. 그러면 아득한(?) 그때를 떠올리게 되는 일이 잦아진다는 점입니다. 팬이었다고 할 수도 없는데, 작은 기억 한 조각이 소환됩니다.
최근에도 탤런트 김수미, 배구선수 조혜정씨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여자배구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헝가리와의 3·4위전에서 동메달을 딸 때, 흑백 텔레비전 앞에 평소에는 스포츠에 관심도 없는 어머니까지 온가족이 둘러앉아 난생 처음 누군가를 막 응원하던 그 여름 저녁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나는 새’ 조혜정 선수의 활약이 아스라히 기억납니다. 이듬해 YMCA 어린이캠프에 참가해 태릉선수촌을 방문했는데, 체육관 배구 코트에서 연습중이던 국가대표팀 주장 조혜정 선수가 우리한테 다가와 “너희들, 어디서 왔니?”라고 물어볼 때, 연예인 보듯 신기하고 반가웠던, 대단한 추억도 아닌 그런 일들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지난 3일 91살로 숨진 미국 팝 음악 거장 퀸시 존스도 그러합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에게 가수와 연주자가 아닌, 음악 프로듀서라는 직종이라는 게 있다는 걸 처음 알게 해준 이가 퀸시 존스일 듯합니다. 마이클 잭슨의 수많은 명반도 그를 거쳐 대중 앞에 나타났습니다. 퀸시 존스가 직접 프로듀싱한 노래 가운데 국내에선 가장 유명한 게 아마 이 ‘Ai No Corrida’(1980)가 아닐까 합니다. 1980년대에 롤러스케이트장이나 디스코텍은 물론 음반가게 앞, 테이프 리어카에서 마냥 들리던 곡입니다. 그때는 뜻도 모르고 ‘Ai No’가 ‘I know’인 줄 알았습니다. ‘아이 노 코리다’는 일본어로 ‘사랑의 투우’라는 뜻으로, 한국에선 ‘감각의 제국’(1976)으로 번역된 영화 제목입니다. ‘아이 노 코리다’는 이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을 퀸시 존스가 디스코풍으로 리메이크한 것입니다.
저와 비슷한 또래라면, 이런 배경설명보다 1주일에 한 번씩 AFKN에서 틀어주는 ‘Soul Train’ 프로그램에 이 노래를 배경으로 수많은 흑인 댄서(?)들이 나와, 디스코텍을 옮겨놓은 듯 춤추는 장면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흑인 음악 위주인 ‘Soul Train’은 당시 ‘Solid Gold’와 함께 팝음악 관련 AFKN 인기 프로그램이었습니다. 1980년대 초반, 당시엔 뭐든지 늦었던 터라, ‘월간 팝송’에서 빌보드 팝차트를 확인했지만, 음반이 수입되지 않아 라디오에서도 들을 수 없는 외국 인기팝을 이런 AFKN을 통해 미리 들을 수 있곤 했습니다. 그런 ‘변두리’ 기억 때문인지, 로제의 ‘아파트’가 곧바로 빌보드 팝차트 정상권에 진입하는 모습 등은 여전히 낯설게 느껴집니다.
오늘은 잊혀졌던 추억을 되살리겸, ‘Soul Train’에서 나온 ‘Ai No Corrida’를 한 번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AAC7ta1b6X4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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