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군이 전쟁터에서 우리말로 암호를 주고받는 무선통신을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포착했습니다. 본격적인 전투가 임박한 걸로 보이는데, 국내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파병 북한군의 집단 항복을 설득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에 심리전 자료를 전달하기 위해 유럽으로 향했습니다.
홍연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이 무선으로 대화를 주고 받습니다.
"돼지 돼지 나 박독수리 감도 박독수리 감도. 뛰어 가는 게 아니라 날아간다 기다리라(기다려라)."
우크라이나 정보총국이 현지시간 9일 쿠르스크 지역에서 감청한 통신 내용으로, 북한 억양이 비교적 또렷히 들립니다.
이어진 통신에선 '사자'나 '물개'와 같은 암호도 등장합니다.
"사자 둘 사자 둘 다음 물개 수신. 물개 둘 물개 하나 물개 하나 물개 수신."
뉴욕타임스는 러시아가 쿠르스크 탈환을 위해 병력 총5만명을 소집했는데, 그 중 북한군은 장갑차 지원 없이 전투에 투입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북한군을 겨냥한 대규모 선전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군 출신 탈북민들은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 본부를 찾아 한국어 선전물 100여 종을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에게 전달했습니다.
장세율 / 탈북민선전단 단장
"한국어로 그 친구들 (집단탈출을) 유도할 때만이 북러 군사적 동맹을 우리가 깨고 더 이상의 파병을 막을 수 있다…"
선전물엔 구체적인 탈출 방법을 담은 서한과 육성 호소문이 포함됐습니다.
탈북민선전단 제작 '탈출안내서'
"러시아의 경계부대가 어디에 배치되어 있는지를 사전 정찰합니다. 경계 시간대와 병력배치, 자연 장애물 탈출 경로 등을 사전에 파악하고.."
탈북민들은 심리전 필요성을 담은 공개 서한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보냈습니다.
TV조선 홍연주입니다.
홍연주 기자(playh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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