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핵 그 후
◀ 이휘준 ▶
안녕하십니까, 이휘준입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2024년 한해를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정동훈, 서유정 기자 나와있습니다.
먼저 12.3 계엄, 내란 사태를 빼고 올해를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정동훈 ▶
네, 탄핵소추안 통과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됐습니다.
앞으로 내란 혐의에 대한 수사와 대통령직 파면 여부를 다룰 탄핵심판이 남아있습니다.
◀ V C R ▶
지난 목요일.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석동현 변호사가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차려진 서울고등검찰청 앞을 찾았습니다.
석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아직도 변호인단을 구성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석동현/변호사(기자회견, 12월 19일)]
" 그런 질문에 대해서 제가 바로 답변을 드리기는 어렵겠고요. 다만 지금 대통령께서 최적의 어떤 변호인단을 이렇게 구성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준비 중에 있다는."
수사 기관들의 동시다발적인 출석 요구와 윤 대통령 측 수령 거부의 눈치 싸움.
앞서 지난 월요일.
공수처와 경찰,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뤄진 공조수사본부 수사팀이 윤 대통령 측에 출석요구서 전달을 시도했습니다.
"공수처에서 왔습니다. 출석요구서 전달하러 왔습니다."
[손영조/공수처 선임수사관 (12월 16일)]
"내란죄와 직권남용죄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서실과 경호처 모두 수령을 거부했습니다.
[오동운/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국회 법사위, 12월 17일)]
"지금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는 상황과 관련해서 지금 저희들이 적법한 출석 소환에 지금 수취를 거부한 사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 유심하게 보고 있습니다."
같은 월요일, 검찰 역시 윤 대통령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습니다.
검찰의 출석요구는 이미 두 번째였습니다.
그런데 석 변호사는 "수사기관 안의 좀 어지러울 정도의 경쟁적 부분들에 대해 정리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며 수사권 논란을 공략하려는 듯한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경찰은 내란죄 수사 권한을 근거로 검찰은 이 사건에 직권 남용 성격도 있고 경찰이 연루돼있다는 점을 근거로 공수처는 고위공직자들이 핵심 피의자라는 점을 근거로 수사에 뛰어들었습니다.
[박세현/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서울고검장 (12월 8일)]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이번 국가적인 중대 사건에 대하여 어떠한 의혹도 남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우종수/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장 (12월 9일)]
"국가수사본부장인 저를 단장으로 하는 총 150여 명의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으로 확대 격상하여 수사를 엄정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법정에서 수사권이 적절하게 행사됐는지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었습니다.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검찰 조사에 대해 '불법 수사'라고 반발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박판규/변호사 (판사 출신)]
"이거는 '검찰의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검찰의 기소나 수사 모두 증거를 채택하면 안 된다'는 주장을 내란범들이 할 수 있습니다.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이거.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결국 지난 수요일.
윤 대통령과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에 대해선 공조수사본부에 참여하고 있는 공수처가, 다른 피의자들에 대해선 검찰이 수사를 하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이어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게 크리스마스인 다음 수요일까지 출석해줄 것을 다시 한 번 요구했습니다.
형사소송법은 "피의자가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할 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건태/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법사위, 12월 17일)]
"(경호처가) 대통령의 안전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법원이 발부한 영장 집행을 방해하는 것은 그 명분이 될 수가 없지 않습니까?"
[천대엽/법원행정처장]
"'재판 결과의 집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법치주의가 이루어질 수 없다'라는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에는 석 변호사 외에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도 합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홍일/전 방송통신위원장 (12월 20일)]
" … 비키세요."
석 변호사는 지난 2020년 총선이 '부정선거'라는 민경욱 전 의원의 선거무효소송을 맡은 적이 있습니다.
[석동현/변호사 (유튜브 '석동현변호사', 2021년 6월 30일)]
"당일 투표에서는 야당 후보들이 모조리 이기고, 사전 투표에서는 또 모조리 짐으로 해서 결과적으로 여당인 민주당이 180석에 가까운 그런 당선자를 냈지 않습니까?"
윤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검사 선배로 알려진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은 다스 실소유 의혹과 BBK 주가 조작 의혹을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김홍일/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2007년 12월 5일)]
"제기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 노력했으나, 다스가 이 후보의 소유라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변호인단은 계엄령 선포는 정당했다, 정치인 체포는 지시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대국민 담화, 12월 12일)]
"그 목적은 국민들에게 거대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알려 이를 멈추도록 경고하는 것이었습니다."
[석동현/변호사 (기자회견, 12월 19일)]
"대통령이 체포의 '체'자고 얘기한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도대체 체포를… 네. 제가 들은 바로는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체포를 아니, '했다', '안했다'를 떠나서 체포하면 도대체 어디다가 데려놓겠다는 것입니까?"
그러나 내란 사태 가담자들의 진술이나, 당시 영상으로 기록된 상황은 다릅니다.
계엄 해제 권한을 가진 국회의 정치활동을 금하는 포고령 1호.
윤 대통령이 직접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거나, 정치인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는 증언도 이미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곽종근/특수전사령관(직무정지) (국회 국방위, 12월 10일)]
"'의결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의원 (12월 6일)]
"그 체포 대상자입니다. 홍 차장(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기억하는 순서입니다.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김민석, 박찬대, 정청래, 조국···"
1,500명이 넘는 병력이 동원됐고 1만 발 이상의 실탄이 불출됐습니다.
법무부는 계엄령 당일 찍힌 현장 영상들도 증거능력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청래/국회 법사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법사위, 12월 17일)]
"이번 내란사태에 관련해서는 가장 큰 증거가 텔레비전 생중계입니다."
[김석우/법무부 차관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 (국회 법사위, 12월 17일)]
"네. 그 자체로서 현장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서 중요한 증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핵심 가담자들도 입을 열고 있습니다.
TV를 보고 계엄을 알았다고 했던 여인형 방첩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직무정지) (12월 7일)]
" 전혀 몰랐습니다. 나도 텔레비전 보고 알았으니까."
검찰 조사에선 작년 말부터 윤 대통령이 '비상 조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지난 11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김 전 장관에게 계엄 선포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성범죄로 불명예 제대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잘 모른다고 했던 문상호 정보사령관.
[박선원/더불어민주당 의원 - 문상호/정보사령관 (직무정지) (국회 국방위, 12월 10일)]
"노상원 알아요, 몰라요? 예비역 소장, 육사 41기 노상원 모른다고? "
하지만 공조본 수사에서 계엄 이틀 전 경기도 안산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노 전 사령관을 만나 선관위 장악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보사 소속 대령 2명도 함께 모였는데 여기서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관위 전산 서버를 확인하면 부정선거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보사 요원들이 선관위 전산실에 가야 한다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노 전 사령관은 안산에서 점집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
"점 보는가 보더라고요. 돼지도 갖다 놓고 네. 잡아서 고사 지내는 거, 그런 식으로 통돼지 갖다 놓고."
여러 수사기관이 확보한 수많은 진술과 증거.
결국 통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특검에 시선이 모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동수/전 대검찰청 감찰부장 (판사 출신)]
"그 수사 속도라든가 인력이라든가 범위, 절차, 특검의 후보의 절차 등에 대해서 탄력적으로 그 내용을 채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법률적인 문제가 있어서 결국 특검에 따라서 공소제기를 하는 것이 합법적입니다. 논란의 소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아직 내란 특검법 공포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 다르게 가는 시계
◀ 이휘준 ▶
그런데 윤 대통령은 출석요구서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가 보낸 탄핵심판 관련 서류 역시 수령하지 않고 있습니다.
◀ 정동훈 ▶
네, 일종의 시간 끌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탄핵 심판이 향후 굵직한 정치 일정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정치권의 셈법도 복잡해졌습니다.
◀ V C R ▶
지난 18일.
국민의힘 권성동 신임 원내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았습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당 대표 권한대행 (12월 18일)]
"소위 말하면은 대통령 중심제 국가가 과연 우리의 그런 현실하고 잘 맞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우리가 이 시점에서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12월 18일)]
"국정이 매우 불안합니다. 국정안정이라고 보통 우리가 말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역시 헌정질서의 신속한 복귀라고 생각됩니다."
대통령제 개헌 대 신속한 헌정질서 복귀.
탄핵심판과 이어지는 일정을 앞두고 여야의 시계는 이처럼 다르게 가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법은 사건 접수 후 180일 안에 선고를 내리도록 하고 있고 헌법은 대통령 궐위시 60일 내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이정미/당시 헌법재판소장 (2017년 3월 10일)]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헌재로 탄핵소추안이 넘어온지 석 달 만에 결론이 났습니다.
대선은 두 달 뒤인 5월 9일에 치러졌습니다.
앞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헌재의 기각 결정은 63일 만에 나왔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최순실 국정 개입 방조, 미르 재단 설립 과정의 권력 남용, 세월호 7시간 의혹 등 소추 사유가 여러 개였지만 윤 대통령의 소추 사유는 계엄과 내란 사태뿐입니다.
[이진/헌법재판소 공보관 (12월 16일)]
"변론 준비 기일에서 검찰, 경찰 등의 수사 기록을 조기에 확보한다. 이 사건을 탄핵심판 사건 중 최우선적으로 심리한다."
다만 윤 대통령 측이 사안을 하나하나 검증하는 식으로 시간을 끌 가능성도 있습니다.
[장영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핵심 관련자만 수십 명, 동원됐던 계엄군이나 경찰까지 하면 1천 명 이상이지 않습니까? 특전사하고 그쪽에 얘기한 것에서 대통령이 반박하고. 이런 식으로 서로 의견이 엇갈리기 시작하면 뭐가 진짜인지를 또 하나하나 파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현재 헌법재판소는 9명의 재판관 중 6명의 재판관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1명만 기각 의견을 내도 탄핵안이 기각된다는 뜻입니다.
비어 있는 3명은 국회 추천 몫입니다.
탄핵소추안 통과 후 내분을 겪은 국민의힘에선 다시 한 번 친윤계가 주도권을 쥐었습니다.
친윤계 의원들은 이른바 이탈표 색출에도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지호/당시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12월 16일)]
"이게 뭐 거의 인민재판 수준이었다. 한 사람, 한 사람 다 일어나서 찬성표를 찍었는지, 반대표를 찍었는지 고백을 하라."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지도부 공백 사태가 벌어지면서 탄핵 찬성을 당론으로 제안했던 한동훈 전 대표는 자리에서 사실상 쫓겨나다시피 했습니다.
[한동훈/당시 국민의힘 대표 (당 대표직 사퇴 기자회견, 12월 16일)]
"마음 아프신 우리 지지자 분들을 생각하면 참 고통스럽지만, 여전히 후회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역학관계가 정리된 뒤, 헌법재판관 후보자 추천까지 했던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12월 18일)]
"현재 탄핵소추인인 국회가 헌법재판관을 추천하는 행위는 마치 검사가 자신이 기소한 사건에 대하여 판사를 임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탄핵 심판에서 검사 역할을 하는 탄핵소추단 참여도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12월 17일)]
"추경호 원내대표까지 내란죄의 공범으로 하는 무리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기 때문에."
대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재판 일정을 들고 나왔습니다.
소송 기록접수통지서 수령을 피해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주진우/국민의힘 법률위원장 (12월 16일)]
"이재명 대표가 '탄핵 재판은 서둘러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본인 재판은 꼼수를 써서 미룬다면 바로 자기모순에 해당한다고 할 것입니다."
이 대표 측은 "배달 시점에 자택에 받을 사람이 없어 수령이 이뤄지지 않았을 뿐"이라며 고의 수령거부 주장을 반박했고 법원도 고의적인 거부라고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천대엽/법원행정처장 (국회 법사위, 12월 17일)]
"현재 적법한 송달 절차가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배숙/국민의힘 의원]
"아니 그러니까 그 송달이 안 된 이유가 고의적인 수령 거부잖아요."
[천대엽/법원행정처장]
"그렇게는 평가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태인 것 같습니다."
현재 이 대표는 5개의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미 선거법 사건 1심에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공직선거법의 재판기간은 1심 6개월, 2,3심은 각각 3개월.
대법원에서도 당선무효형이 나올 경우 피선거권이 박탈되기 때문에 탄핵심판과 선거법재판의 스케줄에 따라 이 대표의 대선 출마가 막히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강성현/성공회대 역사사회학 교수]
"탄핵은 곧 대선이기 때문에 그건 어쩔 수가 없는 건데 당리당략의 관점 좋은데, 어쨌든 국가의 관점 그러니까 국가 안보 그다음에 경제 위기 상황이고 일상이 무너지고 있잖아요. 정말 심각한 상황이거든요. 그 상황에 대한 대응은 함께 해야 되죠."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지키기에 들어갔다고 비판했습니다.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12월 17일)]
"국민의힘은 구질구질한 절차 지연 작전을 포기하고, 인사청문회 일정 협의에 서둘러 응하기 바랍니다. 윤석열의 위법·위헌 내란 행위는 박근혜 국정농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위중한 중대 범죄입니다."
단독으로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특위를 꾸려 올해 안에 재판관 임명 절차를 마무리짓기로 했습니다.
[박지원/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12월 18일)]
"헌법재판관의 조속한 인사청문회와 구성은 이 시대적 요구이고 국민적 요구입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여전히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부정하는 듯한 발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석기/외교통일위원장·국민의힘 의원 (국회 외통위, 12월 16일)]
"'윤석열 내란 수괴로 밝혀진' 이렇게 말씀을 했는데 매우 부적절한 발언입니다. 발언 정정해 주십시오."
[유영하/국민의힘 의원 (국회 정무위, 12월 18일)]
"계속 내란 사태, 내란, 내란 말씀하시는데요. 아직 그 내란죄, 내란에 대해서 사법부의 판단도 없었습니다."
[신장식/조국혁신당 의원 (국회 정무위, 12월 18일)]
"홍길동 병에 걸렸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내란을 내란이라 말하지 못하는가. 내란 잔당이 되지 않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이종훈/정치평론가]
"윤 대통령이 지금 직무 정지가 돼 있는 상태라고는 하는데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영향력을 지금 가지고 있다. 그렇게 봐야 됩니다. 아직까지는."
■ <2024년의 기록> 퇴행
◀ 이휘준 ▶
시계를 45년 전으로 거꾸로 돌린 듯한 비상계엄은 갑작스러워 보였지만 사실 수상한 조짐은
계속 목격돼 왔습니다.
◀ 서유정 ▶
네, 는 지난 한 해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가 후퇴하고 군이 퇴행을 거듭하는 모습을 고발해 왔습니다.
◀ V C R ▶
올해 초, 는 접경지부터 찾았습니다.
남북이 강대강 국면으로 치닫는 걸 체감할 수 있는 현장이었습니다.
[스트레이트 1월 17일 방송 '남북 강경파들의 치킨 게임']
소총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출입을 통제합니다.
방탄모를 쓰고 있습니다.
[이완배/파주 통일촌 이장]
"통일대교 들어올 때 벌써 군인들 철모 쓰고 근무하잖아요."
윤석열 정부는 새해 첫날부터 말 그대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스트레이트 1월 17일 방송 '남북 강경파들의 치킨 게임']
육군이 전방 지역인 철원에서 K-9 자주포 사격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다음날에는 포병과 기갑부대가 전방 동부와 서부전선에서 일제히 훈련을 했고, 그 다음 날에는 해군이 동서남해 전역에서 해상기동훈련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1월 1일)]
"대한민국은 상대의 선의에 의존하는 굴종적 평화가 아닌 힘에 의한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확고히 구축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결국은 국가 안보보다도 정권 안보라는 이러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고."
설마 했던 의심은 12.3 내란 사태를 통해 근거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일주일 전 김용현 당시 국방장관이 합참의장에게 북한 오물풍선에 대한 원점 타격을 지시했다는 제보가 나왔습니다.
[이기헌/더불어민주당 의원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12월 8일)]
"군의 우발적 충돌을, 계엄령의 전제조건이 전시 상황 아니겠습니까? '전시 상황을 만들려고 했던 노력의 일환이 아니었을까'라는 의심은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는 이처럼 윤석열 정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군의 퇴행을 추적했습니다.
채상병 순직 사건의 이른바 VIP 격노설.
[스트레이트 2023년 9월 3일 방송 '"VIP가 격노" 진실은?']
박정훈 대령 측이 만든 비공개 문건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수사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했다는 얘기가 담겨 있습니다.
[스트레이트 7월 7일 방송 '채상병의 죽음, 그후']
우즈베키스탄 출장 중이던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은 한국시간으로 낮 12시에서 1시 사이 3번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개인 휴대전화였습니다.
[김규현/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변호인]
"법조 기자를 오래 하셨던 분한테 물어봤더니, 자기 연락처를 보여주더라고요. 거기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라고 하면서 이 번호가 저장이 돼 있는 겁니다. 그때 충격적이었죠, 저는."
대통령실은 결국 "'수사권 없는 해병대 수사단이 혐의자를 많이 만들었다', '군 부대 사망사고를 경찰이 수사하도록 개정된 군사법원법에도 맞지 않는다'고 대통령이 야단을 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채상병 사망 사건 외합 의혹의 당사자 중 한 명인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정훈장교 연수의 강연자로 나선 현장이 포착됐습니다.
[스트레이트 11월 10일 방송 '거꾸로 가는 국방부 시계']
[신범철/전 국방부 차관 (10월 31일)]
" 글쎄요. …"
는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은 군 출신 인사들의 정훈장교 교육, 숱한 문제를 일으켰던 보안사와 기무사의 뒤를 잇는 방첩사 개편, 국방부의 정보조직 강화 움직임 등을 고발했습니다.
[스트레이트 11월 10일 방송 '거꾸로 가는 국방부 시계']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안보지원사의 이름을 방첩사령부로 바꾸고, 보안사와 기무사의 역사를 계승한다고 공식화했습니다.
과거 사령관들의 사진을 다시 걸면서 전두환, 노태우 두 사람의 사진도 부활했습니다.
[여인형/방첩사령관(직무정지) (국회 운영위, 11월 1일)]
"그것은 여러 가지 국회에서 지적을 많이 해 주셨기 때문에 국방부에서 적절한 지침이 내려올 것으로 보고 저는 거기에 잘 따라서 하겠습니다."
군이 시대를 역행하는 가운데, 이른바 '충암파'같은 사조직이 군을 장악하고 있다는 의혹도 다뤘습니다.
충암고 출신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그리고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입니다.
[스트레이트 11월 10일 방송 '거꾸로 가는 국방부 시계']
경호처장 시절 김 장관이 여 사령관을 비롯해 수도방위사령관과 특전사령관을 공관으로 불러 만찬을 함께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김용현/당시 국방부 장관 (국회 본회의, 9월 10일)]
"3개 부대는 대통령 경호와 긴밀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부대입니다. 역대 정부에서 경호처장들께서 다 한 분도 빠짐없이 1년에 네 번 내지 다섯 번, 적게는 한두 번 이렇게 격려 식사를 해 오셨습니다. 물어보십시오."
김 장관과 회동을 한 사령관 3명 모두 계엄의 핵심 인물들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위임받지 않은 권력을 휘두르려 한 행태.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계속 구설에 오른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이른바 '디올백' 스캔들.
[스트레이트 2월 25일 방송 '세계가 주목한 '디올 스캔들'']
김 여사가 받은 가방은 크리스챤 디올의 3백만 원짜리 파우치입니다.
가방을 주고 영상을 촬영한 사람은 최재영 목사.
2022년 9월 김 여사가 운영하는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시계형 카메라로 몰래 촬영했습니다.
국민권익위는 청탁금지법에 공작자 배우자 제재규정이 없다며 사건을 종결처리했고,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했습니다.
검찰은 4년 넘게 끌어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도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압수수색영장 청구도 없었습니다.
[스트레이트 11월 3일 방송 '결국 불기소‥김 여사만 왜?']
영부인 측이 정한 경호처 건물에 검사들이 찾아가 휴대전화까지 제출한 뒤에야 조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오선희/변호사 (검사 출신)]
"피의자들이 와서 검사님 핸드폰 꺼봐요. 막 이러면 얼마나 자괴감이 느껴지겠어요. 검사 입장에서 생각해 봐도 작게는 검찰 스스로 자기 발목을 묶는 행위라고 생각을 하고."
뒤이어 선거 컨설팅 업자 명태균 씨가 김 여사와 대통령을 통해 총선 공천에 개입한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스트레이트 11월 17일 방송 '명태균 게이트는 어디로?']
[윤석열 대통령 - 명태균 씨 (2022년 5월 9일 통화 오전 10시경, 출처: 더불어민주당)]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
[명태균 - 지인 대화 (2022년 6월 15일, 출처:더불어민주당)]
"바로 끊자마자 마누라한테 전화왔어. '선생님, 윤상현이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 꼭 오십시오.' 이래 가지고 전화 끊은 거야."
악화되는 여론은 언론에 대한 압박으로 해결하려 했습니다.
[스트레이트 11월 17일 방송 ''명태균 게이트'는 어디로?']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11월 7일)]
"국민 여러분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부터 드리고, 그리고 이 국정브리핑을 진행하겠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주변의 일'이라고만 하고, 어떤 문제에 대한 사과인지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스트레이트 11월 9일 방송 '그날의 '입틀막'']
[박석호/부산일보 기자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11월 7일)]
"회견을 지켜보는 국민들이 과연 대통령께서 무엇에 대해서 우리에게 사과를 했는지 어리둥절할 것 같습니다."
[홍철호/대통령실 정무수석 (국회 운영위, 11월 19일)]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사과를 했는데 마치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하듯이 '뭘 잘못했는데' 이런 태도, 저는 그 태도는 시정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단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홍 수석은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었다고 사과했습니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출입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1988년 정보사의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스트레이트 3월 31일 방송 '공영방송과 '신보도지침']
황 수석은 "MBC는 잘 들어"라고 한 뒤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칼 두 방 찔렸다"고 했습니다.
언론 자유를 테러한 36년 전 사건을 대통령실 수석이 농담이라며 꺼내든 겁니다.
[오형근/테러 피해 故오홍근 기자 동생]
"과연 이 정권이 민주주의 국가인지 민주 정부인지 되묻고 싶은 거죠. 이게 다시 되돌아가는 거예요. 오히려 군사정권 못지않아요. 이런 사회가 어디가 있습니까?"
황 전 수석은 사과문을 내고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최근 MBC가 당시 상황을 일부만 발췌해 악의적으로 왜곡했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허위조작콘텐츠로 신고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설치됐던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출연자가 을 줄여 부를 때 '여사'라는 호칭 없이 '김건희 특검법'이라고 했다는 이유로 SBS에 행정지도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스트레이트 3월 31일 방송 '공영방송과 '신보도지침']
[김주언/전 한국일보 기자 (1986년 보도지침 폭로)]
"앞으로도 김건희 여사 특별법이라고 안 쓰면 제재 대상이 되니까 '앞으로는 김건희 여사 특별법으로 써라'라는 보도 지침과 다를 바가 없다라는 생각이고요. 그건 이제 사후 보도 지침이라고 저는 얘기를 하죠."
■ <2024년의 기록> 길잃은 대한민국
◀ 이휘준 ▶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국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고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시스템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 서유정 ▶
네,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었던 의료 시스템은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제는 성장 동력를 잃었고 서민들은 하소연할 곳도 없는 어려움에 몰렸습니다.
◀ V C R ▶
응급실 대란이 벌어졌던 지난 9월.
[스트레이트 9월 29일 방송 '붕괴하는 한국 의료']
충북 청주의 하나병원 지역응급의료센터.
소속이 '세종'으로 적힌 구급차가 들어와 60대 여성을 응급실로 옮깁니다.
세종충남대병원이 성인 환자를 받지 않다 보니 25km가량 떨어진 이곳까지 찾아온 겁니다.
[청주하나병원 내원 환자]
" 네. 거기는 의사들이 안 한대요."
필수의료와 공공의료를 살리겠다며 갑작스럽게 이뤄진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 결정은 오히려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로 이어져 현장 의료의 붕괴를 불러왔습니다.
[스트레이트 9월 29일 방송 '붕괴하는 한국 의료']
[장예림/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교수]
" 네 중환자실에 네."
닷새에 한 번 이렇게 당직을 섭니다.
[장예림/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교수]
" 아침 6시부터 하니까 지금 16시간째. <16시간째> 근데 제가 오후에 또 원내 일정이 있어요. 그게 1시에 시작하거든요. 끝나면 2시. 마무리하면 3시 되겠죠?"
는 의료 대란을 단순한 문제로 보지 않았습니다.
의대, 그 중에서도 특정 진료과로 인재들이 쏠리는 현상이 우리나라 필수 의료의 약화는 물론 혁신의 약화와도 연결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이트 3월 10일 방송 '혁신 엔진 꺼지는 한국 경제']
대입시험 자연계 수석이 어디로 진학했는지 전수 조사했습니다.
1980년대에는 12명 중 9명, 1990년대에는 11명 전원이 이공계로 진학했습니다.
2000년대에는 수석 4명 전원이 의학계열로, 2010년대에는 18명 중 16명이, 2020년대에는 5명 모두가 의대에 갔습니다.
[김현철/전 홍콩과기대 경제학과·현 연세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그때 어떤 일이 있었나 생각해 보면 우리가 다 알듯이 그때 우리 외환위기가 있었죠. 외환위기 때 그동안 갖고 있었던 평생직장의 개념이 싹 없어지고 안정적인 일자리가 중요시되었고요."
이는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 문제와 이어져 있었습니다.
[스트레이트 3월 10일 방송 '혁신 엔진 꺼지는 한국 경제']
삼성전자, 현대차, LG엔솔 같은 대기업은 물론,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같은 기업들까지도, 모두 1980~90년대 이공계 전성시대가 만든 성과였습니다.
[이상영/연세대 이차전지연구센터장]
"단연코 얘기하는데 이공계가 옛날 이상으로 중흥이 되지 않으면 저는 대한민국 미래가 걱정됩니다. 우리가 여태까지 먹고 살 수 있었던 게 뭡니까? 지금 얘기가 나오고 있는 반도체, 이차 전지, 자동차 이런 것들로 먹고 사는 거 아닙니까? 그거 누가 했어요? 그 엔지니어들이 했잖아요. 어떡할 거야, 그다음 세대는."
실제로 한국은 경제와 수출의 핵심인 반도체 분야에서 예전과 같은 위상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스트레이트 10월 13일 방송 ''5만 전자', 삼성의 위기']
시스템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시장의 1위는 대만의 TSMC입니다.
5년 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파운드리에서도 1위를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점유율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황용식/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그동안 삼성이 어떻게 보면 시장을 주도해 왔고 선도해 왔다면 지금은 약간 이제 양측의 AI와 그다음에 메모리 사이에 껴서 지금 어떻게 보면 끌려가는 형국이에요."
하지만 정부는 'R&D 카르텔'을 이유로 R&D 예산을 삭감했습니다.
항의하는 카이스트 졸업생은 입이 틀어막혔습니다.
[스트레이트 2월 18일 방송 '혐오와 증오의 정치']
"R&D 예산 복원하십시오!"
한 졸업생이 일어서 고함을 지르자, 졸업 가운을 입은 다른 남성들이 달려듭니다.
위장한 경호원들입니다.
졸업생을 밀어서 넘어뜨린 뒤, 입을 틀어막고 몸을 들어 행사장 밖으로 들어냈습니다.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이게 뭐하는 짓!"
경제가 어려워지며 내수는 위축되고, 프랜차이즈 본사와 배달 플랫폼 사이에 끼인 자영업자들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스트레이트 11월 10일 방송 '수렁에 빠진 자영업자']
2만 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팔아 남는 돈은 1천 원에서 2천 원 사이입니다.
즉, 점주 몫은 10%도 안 된다는 뜻입니다.
[피세준/굽네치킨 가맹점주협의회장]
"소위 말해서 많은 분들이 '버티자'. 왜냐하면 희망 고문을 당하는 거는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나빠지진 않지 않느냐' 이런 실정으로 버티고…"
[우석진/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이제 다른 사람이 벌어간다' 뭐 이런 그런 표현도 있잖아요. 가맹점들이 아무리 열심히 해서 돈을 벌어도 다양한 방법으로 그 잉여를 본사에서 가져가는 이런 계약들이 좀 만들어질 수가 있고"
노동자들은 여전히 위험 속에서 일을 하고 있고, 이 위험을 쉽게 고발하지도 못합니다.
[스트레이트 7월 21일 '그 지하철 뒤편, 암세포가 자라고 있었다']
이렇게 와 노동조합협의회의 조사에서 전국적으로 7명의 혈액암 환자가 더 확인됐습니다.
서울교통공사 7명을 합하면 모두 14명이 됩니다.
[황수선/서울교통공사 전동차 정비노동자]
"어떤 때는 오전에 그 작업을 하면 점심을 못 먹을 정도로 속이 매스껍다든지 또는 이제 뭐 헛구역질을 한다든지 이런 일이 다반사였죠."
[스트레이트 11월 3일 방송 '아이돌 국감 뒤에선']
한 아파트 공사 현장의 안전 불감증 문제를 지적했던 2명의 건설 노동자들.
[윤승재/건설 현장 노동자·건설노조 조합원]
"'당장 위험한, 이렇게 시급한 위험 상황이 아닐 때는 사진을 올리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올렸어요. 그 다음부터는 저희가 올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퇴근길에 근로계약이 종료됐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서민들은 안심하고 살 곳조차 잃었습니다.
[스트레이트 5월 12일 방송 '무너지는 주거 사다리']
차근차근 돈을 모아 가족과 좀 더 좋은 집으로 이사하는 꿈을 꿨던 사람들이 꿈을 접고 있습니다.
[유○○/빌라 전세사기 피해자]
"정말 '멘붕'오면서 생활이 피폐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일단 이거를 해결하느라 집중해서 지금 다음 수순은 아예 좀 신경을 못 쓰게 된 셈이죠."
◀ 이휘준 ▶
가 기록한 2024년은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희망은 흐려진 한 해였습니다.
하지만 다시 다가올지 모를 퇴행의 위협을 막기 위해서라도 절망해서는 안될 겁니다.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새해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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