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KTX 충주역에서 휠체어 장애인들이 기차를 타지도 내리지도 못하고 있는데요.
3월 한 달 내내 충주역을 오가는 열차의 휠체어 좌석이 전부 매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좌석표가 모두 팔린 게 아니고, 역 엘리베이터 공사 중이라는 이유로 코레일이 휠체어 좌석 예매를 아예 막아놓은 겁니다.
김은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중증 지체장애인 이정아 씨는 지난 주말 코레일 앱을 통해 충주역에서 출발하는 KTX 기차표를 예매하려고 했지만 표를 살 수 없었습니다.
일반석과 달리 유독 휠체어석만 3월 내내 매진 상태였습니다.
현장 예매라도 할까 해서 직접 역에 찾아가 봤더니, 코레일 측의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역 엘리베이터가 공사 중이어서 공사 기간 동안 휠체어 좌석 표 구매를 아예 막아놨다는 겁니다.
[이정아/지체장애인]
"이게 왜 다 매진이지… 해서 하루 지나고 또 했어요. 그랬더니 또 매진이 뜨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한 달간을 막아 놓은 걸 그때 알았거든요."
충주역 매표소에서 열차 승강장으로 가는 길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엘리베이터가 이렇게 공사 중이어서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려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거나 계단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사전 안내도 없이 장애인 승객 예매만 막아놓은 거냐고 따지자 코레일 측은 매진 상태 표시 자체가 안내라고 답합니다.
그러면서 꼭 열차를 타야 하면 일반석을 타든지 11km 떨어진 다른 역으로 가면 된다고 안내했습니다.
[충주역 관계자 (음성변조)]
"매진으로 돼 있는 게 사전에 안내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만약에 꼭 (기차를) 이용하셔야 하는 부분이라면 일반 좌석으로 이용하셔야 되는 그 방법밖에 없죠."
하지만 역 뒤편 출입구를 열어 주면 휠체어 장애인이 얼마든지 승강장을 오갈 수 있었습니다.
열차를 이용할 다른 방법이 있는 데도 표 구매부터 막은 겁니다.
코레일은 지난해 경기도 수인분당선 야탑역 엘리베이터 공사 때도 두 달 넘게 "휠체어 이용 고객은 다른 역을 이용하라"는 안내문만 붙여놓고 말았습니다.
코레일 측은 "공사로 인한 부득이한 상황이었다"면서 "다음 달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엘리베이터 공사를 곧바로 마무리해 휠체어석 이용 제한을 풀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은초입니다.
영상취재 : 양태욱(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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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양태욱(충북)
김은초 기자(echo@mbcc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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